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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예수님 곁에 모인 몽골 아이들 아기 예수님 곁에 모인 몽골 아이들 

몽골 교회, 하얀 눈과 고요함 속에 맞이하는 성탄

지난 4월 프란치스코 교황에게서 몽골 울란바토르 지목구장으로 임명된 꼰솔라따 선교 수도회 조르조 마렌고 주교는 변방에서 맞이한 몽골 교회의 성탄 소식을 전했다. “몽골 교회는 성탄의 신비 안에서 언제나 더욱 선교하는 교회가 되고,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다는 사실을 신실하게 증언하는 이들이 되고자 하는 힘을 얻으려 노력합니다.”

Benedetta Capelli / 번역 이재협 신부

빛은 온 세상 구석구석을 비춘다. 흰 눈이 빛을 더 밝게 반사시키는 영하 35도에 이르는 몽골에서도, 아기 예수님의 탄생으로부터 오는 참 빛이 모든 이의 마음을 비추듯, 몽골 교회를 비춘다. 지난 4월 2일 울란바토르 지목구장으로 임명된 꼰솔라따 선교 수도회 출신 조르조 마렌고(Giorgio Marengo) 주교(46세)는 예수님께로 향하는 불꽃과 시선에 대해 말했다. 이 불꽃과 시선은 광대한 지역에 걸쳐 350만 명의 인구 중 약 1300명의 신자로 구성된 몽골 교회가 맞이하는 성탄의 본질이다. 몽골의 전체 인구 중 30퍼센트는 유목민이다. 

몽골의 성탄
몽골의 성탄

생생한 불꽃

성탄 미사는 강화된 코로나19 예방조치에 따라 인터넷으로 중계됐다. 신자들은 각자 게르에서, 몽골 전통 천막에서 방송으로 미사에 참례했다. 몽골의 가톨릭 신자는 소수지만 이들은 더욱 응집하여 복음의 생생한 불꽃을 타오르게 한다. 코로나19 대유행에도 불구하고 몽골 교회는 희망과 믿음의 성탄을 맞이했다고 마렌고 주교는 전했다.

이하 조르조 마렌고 주교와의 일문일답: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말씀하셨듯 변방의 교회에서 맞이하는 성탄은 실제로 매우 강렬한 체험입니다. 왜냐하면 아마도 실제로 변방이라는 환경, 비주류 집단, 소수의 사람이라는 특별한 상황이 신앙 안에서 참된 대축일을 맞이하게 하는 듯하니까요. 또 이러한 곳에서는 신앙 외에 특별하고 분명한 외적인 다른 동기는 찾을 수 없기 때문이죠. 다른 외적인 기준이 있는 사회의 모습을 생각할 때 우리 그리스도인에게 이처럼 본질적인 대축일의 있는 그대로의 의미를 찾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따라서 변방의 성탄은 까치발을 들고 맞이하는 성탄입니다. 변방의 성탄은 본질을 찾아 나서게 합니다. 왜냐하면 모든 관심이 성탄의 참된 의미, “구세주께서 우리 가운데 오셨다”는 사실에 집중하게 하기 때문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모든 이에게 이와 같은 사실은 가장 중요합니다. 저는 또한 변방의 성탄이 우리 곁에 계시는 주님을 맞이하는 새로운 체험이라고 생각합니다. 곧 변방의 성탄은 소외되고 비주류 집단이라는 현실 안에서 작은 교회를 위한 구체적이고도 많은 희망을 전해줍니다. 우리와 함께 계시는 하느님, 모든 이를 위해 오신 하느님, 세상의 모든 기준을 없애시는 하느님, 모든 이를 모으기 위해 작은 이를 선택하시는 하느님을 찬미하는 것은 현재와 미래를 위한 많은 희망을 우리에게 전해주는 체험입니다.”

눈 덮인 성모님상, 몽골
눈 덮인 성모님상, 몽골

올해 코로나19 대유행 속에서 맞이한 성탄, 아기 예수님의 탄생은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고 있나요? 특별히 몽골 교회와 같은 특별한 곳에선 어떤 말씀을 들려 주시나요?

“올해도 베들레헴의 구유에 오신 아기 예수님을 묵상하면서 저는 주님께서 짊어지셔야 했던 당신의 약함을 우리에게 보여주시기 위해 오셨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통해서 예수님은 우리 자신의 약함과 취약함을 모두 짊어지셨습니다. 지금 우리 모두가 경험하고 있는 전 세계적 시련의 상황 속에서 그날 밤 어둠의 이미지와 구유에서 나오는 빛에 매료된 우리 시선을 엿볼 수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갓 태어나 마리아의 두 팔에 안겨 있고 요셉의 보호를 받는 아기 예수님은 우리의 시선을 이끕니다.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어려운 현실에서 시선을 돌리도록 이끄는 것이 아니라, 요한 복음의 시작에서 말하듯 어떤 어둠도 꺼뜨릴 수 없는 그 빛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전하고 위로하기 위해 우리의 시선을 이끕니다. 이것은 저희 몽골 교회에 특별한 메시지라고 생각합니다. 교황님은 이 시기 스스로를 보호하지 못하고 자신을 위해 변호하지 않으면서 우리의 시선을 이끄는 하느님의 신비에 대해서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이러한 모습이 우리 교회를 위한 메시지라고 생각합니다. 위대한 희망과 믿음의 메시지입니다. 우리가 더 사랑하도록, 아기 예수님에게 더 매료되도록 이끄는 메시지입니다. (구유에서 태어나신 아기 예수님이신) 하느님은 시간과 장소를, 모든 가정의 일반적인 조건을 선택하셨습니다. 다른 문화적 종교적 전통 안에 있는 몽골 교회와 같은 교회를 위해 인류 역사 안으로 육화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은 하느님께서 이 모든 것을 선택하셨음을 상기합니다. 나아가 신앙은 모든 이가 마주하는 삶의 유혹에 맞서기 위한 피뢰침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이 모든 것을 받아들인 첫 번째 사람이시라는 사실입니다. 이 사실은 몽골 교회에 큰 희망과 믿음을 줍니다.”

울란바토르 지목구장 조르조 마렝고
울란바토르 지목구장 조르조 마렝고

주교님은 개인적으로 이 시기, 특별히 몇 달 전 교황님이 새롭게 맡기신 직무를 수행하면서 어떻게 보내고 계시나요? 

“제게 2020년의 성탄은 조금 특별한 의미를 지닙니다. 왜냐하면 제가 작은 교회의 주교직을 수행하면서, 그리고 이에 대해 주님께 감사드리면서 맞이한 첫 성탄이니까요. 사실 현재 상황은 제가 상상했고 계획했던 것과는 완전히 다르게 진행되고 있어요. 주교좌 성당에서의 착좌식 또한 벌써 두 차례 연기됐고, 지금도 계속 연기되고 있습니다. 저희가 일정을 계획할 때마다 정부의 봉쇄지침이 내려오면서 착좌식을 아직 거행하지 못했죠. 그리고 이번 성탄은 정말 고요하고 간소한 성탄이었어요. 최대 5명 이하의 인원만 모일 수 있다는 지침에 따라 4명이 지목구의 작은 성당에서 성탄 미사를 거행했죠. 함께한 또 다른 4명은 유일한 몽골인 사제 요셉 엔크(Joseph Enkh) 신부님, 유일한 몽골인 부제 피터 산쟈브(Peter Sanjaajav) 부제님, 그리고 저와 같은 외국인 선교사인 다른 두 명의 사제, 이렇게 네 사람이 함께 성탄 미사를 봉헌했어요. 함께 만날 수 없고, 모두 모여 미사를 거행할 수도 없다는 의미에서 이번 성탄은 참 특별하지만, 그래서 동시에 아주, 아주 큰 의미를 지니는 성탄입니다.”

몽골 전통 텐트인 게르 사이에 있는 십자가
몽골 전통 텐트인 게르 사이에 있는 십자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예년과 비교해 여전히 고요한 성탄일텐데요. (...)

“저는 이 시기를 외적인 요인들 때문에 놓쳐서는 안 될 본질을 발견해야 할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마더 데레사 수녀회(사랑의 선교회)가 운영하는 센터에서 지내는 할머니들이 계신데요. 이분들을 비롯해 지목구에서 전달하는 프로그램을 성실히 따르며 신앙생활을 하는 검소한 이들을 보며 저는 많은 것을 느낍니다.  몇 주 전 주일 강론을 하며 저는 매일 촛불을 켜고 기도하는 시간을 마련하라고 이야기한 적이 있어요. 그러자 할머니들이 미사가 끝나자마자 수녀님들께 가서 자신들이 개인적으로 이런 기도의 시간을 마련할 수 있도록 초를 달라고 했다고 하더라고요. 할머니들의 이러한 단순한 삶의 모습, 고령과 건강상의 문제에도 불구하고 기도의 시간을 마련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고 감동했어요. 저는 또 이 지역의 다른 여러 공동체도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아르바이헤르(Arvajheer)는 제가 14년 동안 살고 성장했던 곳으로 고비 사막 가까이에 위치해 있어요. 이곳에는 꼰솔라따 선교 수도회를 비롯해 여러 선교회와 많은 선교사들, 신자들이 있어요. 이런 여러 상황 속에서 맞이한 성탄은 아주 특별한 성탄이었어요. 또한 저는 이번 성탄이 성탄의 신비를 더 심오하게 살아갈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 2000년 전 베들레헴의 밤은 지구상의 다른 많은 이들에게도 마찬가지로 그저 하룻밤에 불과할 뿐이었어요. 하지만 오직 순수한 눈과 마음을 지닌 사람들, 목동과 같이 단순하고 검소한 삶을 사는 사람들, 동방박사와 같이 하느님을 찾는 사람들만이 역사 안에 위대하고 유일한 사건을 목격하고 체험할 수 있었죠. 마찬가지로 저희에게도 이번 성탄이 구유에 오신 예수님을 만나러 나아가기 위해 마음의 눈을 뜨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성찬예식에서 성체를 거양하면서 우리와 온 세상을 위해, 나아가 아직 예수 그리스도를 모르는 모든 이를 위해서도 이 세상에 막 태어나신 아기 예수님을 두 손에 감싸 안 듯 성체를 들어 높입니다. 몽골 교회는 성탄의 신비 안에서 언제나 더욱 선교하는 교회가 되고,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다는 사실을 신실하게 증언하는 이들이 되고자 하는 힘을 얻으려 노력합니다.”

몽골 아이들
몽골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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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12월 2020, 1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