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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로니트 동방 가톨릭교회 총대주교 베차라 라이 추기경 마로니트 동방 가톨릭교회 총대주교 베차라 라이 추기경 

마로니트 교회 안티오키아 총대주교 “레바논을 구하는 것은 존엄한 의무입니다”

베이루트 항구에서의 비극적 폭발사고 이후 레바논 교회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9월 4일로 선포한 ‘레바논을 위한 기도와 단식의 날’에 교황 사절 파롤린 추기경과 만날 것이다. 마로니트 동방 가톨릭교회 안티오키아 총대주교 베차라 라이 추기경은 「바티칸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1989년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제정했던 기도의 날을 떠올리며 이번 기도의 날에 대해 말했다. 아울러 라이 추기경은 국제사회 안에서 레바논의 의미에 대한 메시지를 수호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Fausta Speranza / 번역 이재협 신부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를 황폐화시키고 220명의 사망자, 6000명의 부상자, 30만 명의 이재민을 낳은 폭발사고가 발생한지 정확히 한 달이 지났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9월 4일을 ‘레바논을 위한 기도와 단식의 날’로 정하고 모든 이가 동참할 것을 호소했다. 교황은 지난 9월 2일 수요 일반알현을 마치며 마음을 담아 교황청 국무원총리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을 교황 사절로 보내 레바논을 향한 교황의 연대와 가까이 있음을 전할 것이라고 약속한 바 있다. 아울러 교황은 다른 신앙을 고백하고 다른 종교 전통 안에 있는 형제자매들 또한 각자 적합한 방법으로, 하지만 한 마음으로 이번 기도의 날에 동참해달라고 초대했다.

교황은 30년 전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을 떠올리며 그의 말을 인용했다. “이 땅(레바논)의 모든 주민이 겪고있는 반복되는 비극적 현실 앞에서 한 국가의 존재 자체를 위협하는 극단적 위험을 우리는 인식해야 합니다. 레바논이 홀로 고립되어 방치되서는 안 됩니다.” 이어 교황은 “레바논은 100년이 넘는 기간 동안 희망의 나라였으며 중동 지역에서 유일한 관용의 장소, 존중의 장소, 함께 사는 장소”라고 설명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성 요한 바오로2세 교황님이 말씀하신 바와 같이 레바논은 하나의 국가 그 이상의 무언가를 의미합니다. 레바논은 자유의 전령이며, 동방과 서방 모두에게 있어 다원주의의 본보기입니다. 레바논의 유익뿐 아니라 세계의 유익을 위해 우리는 이 유산을 잃어버릴 수 없습니다.”

「바티칸 뉴스」는 레바논의 온 국민이 희망을 간직하라는 교황의 격려 메시지와 관련해 마로니트 동방 가톨릭교회 안티오키아 총대주교 베차라 부트로스 라이(Béchara Boutros Raï) 추기경과 일문일답을 나눴다.

다음은 베차라 라이 추기경과의 일문일답:

“레바논 마로니트 전례 동방 가톨릭교회는 교황님이 제정하신 이번 기도의 날을 소중하게 생각하며 진심으로 교황님께 감사를 전합니다. 어제 교황대사에게서 소식을 전해 듣고 우리는 모든 주교들과 신자들에게 교황님이 ‘레바논을 위한 기도와 단식의 날’을 선언하셨다는 소식을 알렸습니다. 총대주교청에서는 매일 저녁 묵주기도를 바치고 있습니다. 이는 텔레비전과 페이스북을 통해 전송되기 때문에 소식을 즉시 전달할 수 있었죠. 따라서 모든 교구와 수도회는 이 소식을 전해 들었고, 우리는 소식을 들은 모든 이, 심지어 많은 젊은이들까지도 이 기도에 ‘동원’되고 있음을 지켜보았습니다.”

라이 추기경님은 1989년 9월 7일,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이 선포하신 또 다른 기도의 날을 어떻게 기억하시는지요. (...)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은 (1989년) 전 세계 모든 가톨릭 주교들에게 교황 교서를 보내 레바논을 위한 기도의 날을 당부하신 바 있습니다. 잘 알려진 당시 교황 교서에서 교황님은 ‘레바논이 하나의 국가 그 이상의 무언가를 의미함은 진정 참된 사실’이라며 ‘레바논은 자유의 전령이고, 동방과 서방 모두에게 있어 다원주의의 본보기’임을 분명히 하셨습니다. 성 요한 바오로2세 교황님의 선종은 전 세계에 있어서도 큰 아픔이었습니다. 그분의 (레바논을 향한) 보호는 오늘날 전 세계가 수행해야 할 긴급하고 존엄한 의무입니다. 다시 말해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그래서 지금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다시금 레바논을 위한 기도의 날을 선포하신 것입니다.”

라이 추기경님은 다시 한 번 반복되는 (교황님의) 호소와 기도가 레바논을 보호하고 재건하는 데 강력한 의미를 지닌다고 생각하시나요?

“물론입니다. 우리는 교황님이 제정하신 기도의 날이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마로니트 전례 동방 가톨릭교회는 지난해 10월부터 보편 교회의 일원으로 함께 기도하고 있습니다. 매일 저녁 6시 묵주기도를 함께 바칩니다. 이 기도는 텔레비전과 페이스북을 통해 전송되는데, 수천명의 사람들이 이 기도에 함께하고 있습니다. 교황님의 기도의 날 선포에 감사하며 우리는 교회의 보편 기도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한편 베이루트에서 20킬로미터 떨어진 언덕에는 ‘하리싸(Harissa)의 레바논 성모성지’가 자리하고 있다. 「바티칸 뉴스」는 성지 담당 칼릴 알롼(Khalil Alwan) 신부를 유선으로 인터뷰했다. 

칼릴 신부는 교황의 말씀과 기도의 날 제정이 레바논의 모든 이로 하여금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느끼게 했다고 말했다. 이어 전 세계의 교회가 레바논을 위해 기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는 것은 “특별한 은총”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칼릴 신부는 이주를 고민하며 살아가는 레바논의 사람들에게 (교황의) 격려가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성지에서 매일 여러 대의 미사를 봉헌하고 있다면서, 매일 묵주기도를 바친다고 말했다. 특히 교황청 국무원총리 추기경이 방문하는 기간 동안 성지에서 많은 사람들이 방해받지 않고 기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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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9월 2020, 11: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