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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랑카 그리스도인들, 지난해 부활절 참사 가해자 용서

스리랑카 콜롬보대교구장 말콤 란지스 추기경은 주님 부활 대축일 미사에서 원수를 사랑하라고 하신 그리스도의 말씀을 기억했다. 그는 스리랑카 그리스도인들이 지난해 부활절 연쇄 폭발 테러의 가해자들을 용서했다고 전했다.

Robin Gomes / 번역 김단희

스리랑카 가톨릭 신자들이 지난해 나라를 공포로 몰아넣은 주님 부활 대축일 자살 폭탄 테러의 가해자들을 용서했다고 스리랑카 콜롬보대교구장 말콤 란지스(Malcolm Ranjith) 추기경이 말했다.

란지스 추기경은 잘못된 길에 들어선 젊은이들이 그리스도인들에게 해를 끼치고자 수많은 이들을 공격했다고 지적했다.

“이날 참사로 가톨릭 신자들뿐 아니라 불자, 무슬림, 힌두교 신자들도 목숨을 잃었습니다.” 란지스 추기경이 주례한 4월 12일 주님 부활 대축일 미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정부 방침에 따라 주교관 성당에서 (신자들의 참례 없이) 거행됐으며 텔레비전으로 생중계됐다. 

2019년 4월 21일의 참사

지난해 4월 21일, 현지 이슬람 극단주의 조직 NTJ(National Thowheed Jamath) 소속의 자살 폭탄 테러범 9명이 스리랑카 내 교회 3곳과 고급 호텔 3곳을 공격했다. 이 테러로 37명의 외국인 등 최소 279명이 숨지고 500여 명이 부상을 입었다. 

네곰보의 성 세바스티아노 성당, 수도 콜롬보 외곽 코타헤나에 위치한 성 안토니오 성당, 그리고 동부 바티칼로아에 위치한 시온 복음주의 교회 등이 연쇄 폭발 테러의 표적이 됐다.

보복과 이기심 거부

란지스 추기경은 강론을 통해 이렇게 말했다. “지난해, 잘못된 길에 들어선 젊은이들이 우리를 공격했습니다. 이에 우리는 인간적이고 이기적인 방식으로 대응할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리스도의 가르침에 대한 묵상을 바탕으로 그들을 사랑하고, 용서하고, 가엾이 여기는 쪽을 택했습니다.”

란지스 추기경은 우리가 “그들을 증오하거나 폭력으로 대응하지 않았다”면서, “부활이란 이기심을 철저히 거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의 실책

참사 직후 일반인과 종교 지도자들은 공격이 있을 것이라는 해외 정보기관의 보고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정부 당국과 정치인들을 비난했다. 

스리랑카 주교회의와 란지스 추기경은 정부로 하여금 독립 위원회를 구성하고, 공정한 조사 수행 및 가해자 처벌에 임해줄 것을 호소한 바 있다. 

2019년 4월 마이트리팔라 시리세나 전 대통령이 사건 조사를 위해 특별위원회를 설치했다. 고타바야 라자팍사 대통령도 공식적으로 조사를 진행할 위원회를 구성하고 정의 구현을 약속했다.

경찰은 사건과 관련해 지금까지 135명을 검거했다.

코로나19의 위협과 부활 시기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스리랑카에서는 지난 3주 간 통행금지령이 내려졌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집계에 따르면 스리랑카의 코로나19 확진자는 214명, 사망자는 7명이다.

코로나19로 교회가 문을 닫자, 그리스도인들은 가정에서 텔레비전 생중계를 통해 주님 부활 대축일 전례에 함께했다. 성 안토니오 성당과 성 세바스티아노 성당에서는 신자들의 참례 없이 미사가 봉헌됐다.

부활절 당일 참사 희생자를 기리는 공식 행사는 마련되지 않았다. 스리랑카 가톨릭교회는 4월 21일 참사 1주기를 추모하는 비공개 행사를 준비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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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4월 2020, 17: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