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전체의 수호자 성 베네딕토 기념일에 교황의 트윗
“유럽은 그 제도들의 중심에 인간이 있을 때 희망을 재발견합니다. 성 베네딕토, 저희를 위하여 빌어 주소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유럽의 수호자 성 베네딕토의 유해가 누르시아에서 옮겨진 “베네딕토 이전”(translatio) 축일에 이같은 트윗 메시지를 보냈다. 베네딕토 수도회 창립자 성 베네딕토는 그가 살았던 곳이자 지난 2016년 이탈리아 중부를 강타한 지진으로 망가진 지역들에게 있어 여전히 하나의 희망을 드러낸다. 유럽의 수호성인 성 베네딕토에게 봉헌된 대성당이 조금씩 재건되는 동안, 올해도 성 베네딕토의 횃불은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면서 독일과 이탈리아를 순회했다. 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언급한 “사람들 마음의 재건”이라는 희망의 말들이 새겨졌다. 마치 베네딕토 성인이 유럽 대륙의 새로운 탄생을 위한 등대였던 것처럼 말이다.
“어두웠던 세기에 빛나는 별 하나”
성 대(大) 그레고리오 교황은 기원 후 480년 누르시아에서 태어난 성 베네딕토를 가리켜 가치의 중대한 위기로 특징지어지는 시대의 “빛나는 별”로 간주했다. 사실 성 베네딕토의 가르침은 로마문명의 쇠퇴 후에 나타나 유럽문화 탄생의 토대가 됐다. 성녀 스콜라스티카의 동생이기도 한 성 베네딕토의 가장 중요한 작품은 분명 (수도) 규칙서다. 이는 530년 무렵에 작성됐으며 수도승 생활의 교재이자 기도의 경전이다. 성인은 수도승들에게 특별히 “마음의 귀”로 듣고 “하느님의 자비에 대해 결코 절망하지 말라”고 권고했다. 성인의 직감은 훗날 수도승 생활 자체에 빛이 되었을 뿐 아니라 특별히 유럽 대륙의 상황을 다시 끌어올리는 데 섭리적 희망이 됐다. (아울러) 성 베네딕토는 로마시대의 횡포와 야만족들의 폭력이 있은 후 “사회적 조건도, 부요함도” 보지 말고 “하느님 모상으로 이뤄진 사람의 의미”를 보라는 새로움을 강조했다. 지난 2017년 10월 ‘유럽을 (다시) 생각하기’ 대회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말했던 것처럼 말이다.
지진을 당한 지역들을 위한 재생의 요람
당시 프란치스코 교황은 성 베네딕토의 가르침이 수도원들의 건설에 기초가 됐다며 “유럽 대륙의 인간적, 문화적, 종교적, 경제적 새 탄생의 요람”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는) 누르시아와 그 주변 지역에 대한 성인의 의미와 성 베네딕토의 생애를 연결해주는 구조(fil rouge), 곧 새로운 탄생이다. 지난 2016년 10월 30일의 지진으로 무너지고 피해를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지방 전체는 재건과 다시 태어나려는 의지로 꾸준히 앞으로 나아가며 살아가고 있다(당시 성 베네딕토 대성당도 무너졌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2017년 1월 5일 바오로 6세 강당에서 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주민들과 만나 다음과 같이 말했다. “후렴 같았던 하나의 말, 재건이라는 그 말 (...) 집을 재건하기에 앞서 우선 사람들의 마음을 다시 세워야 합니다. 사람들의 마음을 말입니다. 교회 공동체의 사회적이고 인간적인 조직을 다시 세워야 합니다.”
성 베네딕토의 횃불, 희망의 빛
올해도 누르시아는 평화를 위한 성 베네딕토의 횃불 여정의 주인공이 됐다. 그 횃불은 지난 2월 24일 뜻깊은 예식 중 성 베네딕토 대성당의 잔재에서 직접 불이 댕겨진 것이다. 이어 올해 “평화와 하나의 유럽을 위한 성 베네딕토의 횃불”이라는 메시지를 받기로 선정된 도시인 베를린을 향해 떠났다. 복자 바오로 6세 교황이 유럽에 그리스도교적 뿌리를 상기시키고자 성 베네딕토를 유럽 대륙의 수호자로 선포한 이래로 그 불꽃은 지난 1964년부터 유럽의 각 수도를 순회하고 있다. 횃불은 독일에 도착하기에 앞서 지난 3월 7일 일반알현 중 프란치스코 교황으로부터 축복을 받았다. 독일 다음에는 자매도시인 수비아코와 카시노의 대수도원에서 거행될 예식으로 여정을 마무리했다. 베네딕토 수도회 창립자의 선종을 기념하는 날이자 움브리아 지방의 도시 누르시아의 수호자 축일인 3월 21일에는 누르시아에서 횃불의 여정을 마무리한 장엄한 예절이 거행됐다. 스폴레토-누르시아 대교구장 레나토 보카르도(Renato Boccardo) 대주교는 지진 후의 재건을 위해서는 성 베네딕토의 가르침을 통해 여러 문제들, 특히 관료적인 문제들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시민적 협약을 새롭게 하고, 함께 있으면서 낙담과 실망의 유혹에 저항할 훌륭한 이유들을 다시 발견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