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바이오메디컬 의과대학 재단 대표들에게 연설하는 프란치스코 교황 로마 바이오메디컬 의과대학 재단 대표들에게 연설하는 프란치스코 교황 

교황 “환자가 질병보다 우선합니다. 가톨릭 의료서비스는 이윤을 추구하지 말아야 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0월 18일 로마 바이오메디컬 의과대학 재단 대표들의 예방을 받고 재단의 헌신과 봉사를 격려했다. “과학과 연구의 중요성을 잊지 말고 사람의 치료에 초점을 맞추십시오. 과학 없는 치료는 무용지물이고, 치료 없는 과학은 황량합니다.” 교황은 가톨릭 의료서비스가 “가치 없는 생명이나 쓰고 버려야 할 생명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증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백신과 관련해 “장기적인 계획”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불쌍하게 지급하는 지원금이 아니라 품위 있게 나누는 방식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Salvatore Cernuzio / 번역 이창욱

모든 생명은 살 만한 가치가 있으며 환자들의 요구가 이윤보다 먼저임을 증거하기 위해 사람의 치료를 중심에 둬야 한다. 이는 의술을 “예술”로 탈바꿈하는 일, 곧 “지식과 가엾이 여기는 마음, 전문성과 측은히 여기는 마음, 능력과 공감을 결합하는 예술”로 탈바꿈하는 일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비영리재단 ‘로마 바이오메디컬 의과대학 재단’의 노고를 격려하며 이 같이 말했다. 로마 바이오메디컬 의과대학 및 대학병원은 오푸스 데이(Opus Dei)가 과학연구와 활동을 지원할 목적으로 지난 2015년 설립됐다.  

“사랑을 통한” 지원과 연구

코로나19 대유행이 절정에 달한 지난 몇 개월 동안 코로나19 센터를 통해 전개한 봉사와 응급실 운영이 두드러졌고, 이에 못지않게 노인들이나 희귀질환에 걸린 이들, 최근의 호스피스 프로젝트를 위해 기울인 노력도 빛났다. 교황은 10월 18일 “사도 바오로가 ‘사랑하는 의사’라고 불렀던 성 루카의 축일을 지내는 이날”에 로마 바이오메디컬 의과대학 재단의 대표들과 회원들의 예방을 받으며 재단의 활동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오늘날 의료 분야에서 일하는 어려움을 알고 있다고 말한 교황은 “여러분의 종합병원처럼 환자들에게 도움뿐 아니라 가장 적합한 치료법을 제공하기 위한 연구에도 초점을 맞춰야 하고, 무엇보다도 그 사람에 대한 사랑으로 이를 실천”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연결, 협력의 중요성

사랑은 교황이 보건 분야에서 일하는 모든 사람에게 요구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다. 사랑은 “함께” 일할 때만 발전되고 실현된다. 특히 지금과 같은 코로나19 대유행의 시기에 함께 일한다는 표현은 매우 “간단한” 말이면서도 “삶으로 실천하기엔 어려운” 말이기도 하다. 하지만 교황은 코로나19 대유행이 “연결의 중요성, 협력의 중요성, 공동의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중요성”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의료서비스는, 특히 가톨릭 의료서비스는 함께해야 하며 네트워크를 형성하기 위해 앞으로도 함께해야 합니다. 지금은 더 이상 혼자서 자신의 은사(카리스마)만 따라야 할 때가 아닙니다. 사랑은 내어주라고 요구합니다. 지식을 공유해야 하고, 전문지식을 나눠야 하며, 과학을 공동으로 활용해야 합니다.”

백신이 부족한 국가들을 도와야 합니다 

교황은 “과학이 과학 자체의 결과로 남는다면 상처의 응급치료는 할 수 있으나 깊은 상처를 치료하지 못하는 반창고와 같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예컨대 백신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백신 물량이 적은 나라들을 시급히 도와야 하지만, 장기적인 계획으로 이뤄져야 합니다. 그저 부유한 나라들이 더 안전해지도록 서두르는 조치로 이어져서는 안 됩니다. 불쌍하게 지급하는 지원금이 아니라 품위 있게 나누는 방식으로 해결해야 합니다.”

환자가 질병보다 우선합니다

교황은 언제나 “환자를 질병보다 우선시”해야 한다며, 이는 “모든 의학 분야에서 본질적”이며 “진정으로 온전하고, 진정으로 인간적인 치료를 위한 기본”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이러한 “사람 중심” 원칙이야말로 재단이 헌신하는 근간이자 교육과 연구의 책임에 헌신하는 근간이라고 강조했다. 왜냐하면 이것이 “시너지 효과를 주는 통합의 전망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첫 자리에 아이디어, 기술, 프로젝트를 두는 게 아니라 구체적인 인간, 환자를 두는 전망이 필요합니다. 환자들이 살아온 과거와 경험을 접하고 친근한 관계를 맺으면서 마음을 치료하는 것입니다.”

사람의 치료를 최우선으로 삼아야 하는 것이 기본이라고 해서 “과학과 연구의 중요성”을 잊으면 안 된다. 교황은 “과학 없는 치료는 무용지물이고, 치료 없는 과학은 황량하다”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과학과 치료 두 가지는 함께 갑니다. 이 둘이 함께할 때 의술을 예술로 만들 수 있습니다.” 

쓰고 버려야 할 생명은 없습니다

호소의 형태를 취한 교황의 지침은 로마 바이오메디컬 의과대학 관계자뿐 아니라 가톨릭 의료기관 전체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유용성의 기준이나 이윤의 요구에 상응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생명을 무가치하게 여기거나 쓰고 버릴 수 있는 것으로 간주하지 않도록 여러분이 증거해야 합니다.”

“우리는 진정 쓰고 버리는 문화에서 살고 있습니다. 이 문화는 요즘 유행하는 분위기이지만 우리는 이 쓰고 버리는 문화에 저항해야 합니다.” 교황은 즉석에서 이 같이 말하며 다음과 같이 강조했다. “특히 그리스도교에서 영감을 받은 모든 의료기관은 사람의 치료를 실천하는 장소가 돼야 합니다. 이에 대해 우리는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는 의사들과 환자들만 보는 게 아니라, 환대하고 도와주는 사람들도 봅니다. 여기서는 인간 존엄의 치유를 직접 느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원칙은 결코 타협의 대상이 아니며, 항상 지켜져야 합니다.”

로마 바이오메디컬 의과대학 재단 대표들에게 인사하는 교황
로마 바이오메디컬 의과대학 재단 대표들에게 인사하는 교황

환자의 요구가 이윤의 기회보다 먼저입니다

교황은 연구의 인간적인 발전을 호소했다. “불행히도 우리는 종종 이윤을 얻기 위한 기회보다 환자의 요구가 먼저라는 사실을 잊은 채 고수익 추구의 길을 따라갑니다. 환자들의 요구는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으므로 우리는 항상 새로운 질병과 불편에 대처할 준비를 해야 합니다. 그 중에서도 저는 많은 노인들과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많은 희귀질환과 연관된 사람들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 질환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연구가 아직 없기 때문입니다. (...)”

이 같은 의미에서 교황은 연구를 증진하는 차원을 넘어 “대학 등록금을 감당할 경제적 수단이 없는 사람들”을 돕고 “정규 예산으로 감당할 수 없는 상당한 경비”를 부담하고 있는 로마 바이오메디컬 의과대학의 노력을 높이 평가했다.

건강관리문화 육성

“상황을 이해하고, 돌봄을 뿌리내리며, 건강관리문화를 육성해야 합니다.” 교황은 이 같은 사명을 실현하는 게 “쉽지 않다”면서도 “참되고 고유한 사명”이라고 말했다. “가톨릭 의료서비스가 바깥으로 나가는 교회, 외부지향적인 교회라는 표현처럼 한층 더 능동적이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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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10월 2021, 14: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