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에 나타난 마리아의 승천

교회는 8월 15일 동정 마리아께서 하늘로 불려 올라가셨음을 경축한다. 이는 모든 시대의 예술가들에 있어 매우 소중한 주제였다. 그들은 다양한 감수성과 강조를 통해 이 주제를 회화와 조각으로 표현했다.

성경은 마리아의 죽음과 승천에 대해 아무것도 우리에게 말해주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 주제는 여러 시대의 수많은 걸작품이 탄생하는 데 영감을 줬다. 과연 무엇이 예술가들에게 참조가 됐을까?

성화의 원천

사도 성 요한 혹은 아리마태아의 요셉이 전하는 ‘복되신 동정녀의 죽음(Transitus Beatae Virginis)’에 관한 외경 본문으로 거슬러 올라가보자. 이 본문은 동정녀에게 죽음을 알리는 천사, 죽는 순간의 미소, 동정녀의 몸이 그리스도에게로 옮겨지는 장면 등을 전한다. 예술가들에게 성화의 세부적 요소들을 제공한 것은 5세기 후의 교부 문헌들이다. 여기에는 성 에프렘, 예루살렘의 티모테오, 에피파니오가 쓴 저작들이 포함된다. 중세에는 야코부스 다 바라지네(Jacobus da Varagine)가 저술한 『황금 전설』(Legenda Aurea)도 영향을 끼쳤다.

영면과 승천, 동방과 서방

‘영면([이] La dormizione, [라] Dormitio)’은 동방(교회)에서는 단연 마리아에 대한 신심의 으뜸가는 축제였으며, 이를 표현한 성화는 서방(교회)에도 받아들여졌다. 그 성화는 사도들과 그리스도에게 둘러싸여 있는 마리아가 침상에 누워 (영원히 잠든) 모습을 그린 것으로, 여기서 그리스도는 포대기에 싸인 여자 아이 모습을 한 마리아의 영혼을 안고 있다. 12세기의 서방교회에서는 프랑스 부르쥬 대성당, 샤르트르 대성당, 노트르담 대성당의 정면에 마리아의 모습이 묘사됐다. 성모 승천의 전반적인 윤곽은 그리스도의 승천에서 비롯된다. 8-9세기에는 마리아가 전신으로 묘사돼 천사들에 의해 하늘로 불려 올라가는 모습인데, 그 모습은 원형 안에 묘사돼 있다. 서방(교회)에 도입된 동방(교회)의 성모 영면은 비잔틴 방식의 엄격함에서 벗어나 동정녀의 승천이라는 주제와 결합됐고, 이어 꽃으로 채워진 빈 무덤과 믿음이 약한 성 토마스에게 자신의 허리띠를 내어주는 마리아의 모습으로 풍요로워졌다.

치마부에, 티치아노, 코레지오: 모든 시대 예술에 영감을 주는 성모 승천

아시시의 치마부에(Cimabue)는 이탈리아에서 아몬드 형상의 빛 안에 다정하게 어머니를 안아주고 있는 예수를 배치하면서 성모 승천과 성모 영면 장면을 나란히 놓았다. 성모 승천과 성모 영면 장면의 조합은 로마의 성모 대성전과 트라스테베레의 산타 마리아 대성전 모자이크에도 영향을 끼쳤고, 이어 18세기에는 토스카나까지 확산됐다. 마리아 신심의 중심지인 시에나에서는 타대오 디 바르톨로(Taddeo di Bartolo)가 마리아를 무덤밖으로 끌어내는 예수의 형상을 도입했다. 르네상스 시대에 이르면 루카 시뇨렐리의 코르토나(Cortona di Luca Signorelli)의 그림에서 빈 무덤을 둘러싼 사도들이 경탄과 당혹스러워하는 모습으로 성모 승천 장면이 확장된다. 티치아노(Tiziano)가 프라리 성당을 위해 그린 유명한 작품에서는 성화 기법과 제작방식이 새로워진 것을 볼 수 있다. 밝은 색조를 바탕으로 붉은 옷을 입은 채 하늘의 구름 위로 불려 올라가는 동정 마리아의 상승하는 움직임은 전체 그림의 구성에 있어 매우 극적인 효과를 불러 일으킨다. 코레지오(Correggio)가 파르마의 대성당 쿠폴라(둥근 천정) 장식을 위해 숙련된 원근법으로 그린 “아래에서 올려다보는” 장면도 혁명적이다. 하느님의 어머니 마리아, 무덤 속에서 부패되지 않은 그분은 오늘날까지 꾸준히 예술 분야에 영감을 주고 있다. 창조적 재능은 이렇게 전례, 전통, 마리아의 생애, 마리아 영성 등과 훌륭한 종합을 이루고 있다.

 

15 8월 2018, 1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