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니아 르레센교구 주교좌성당에서 미사를 거행하는 폴 리차드 갤러거 대주교 알바니아 르레센교구 주교좌성당에서 미사를 거행하는 폴 리차드 갤러거 대주교 

갤러거 대주교 “그리스도인 공동체는 신앙과 가치를 증거하는 자리”

교황청 국무원 외무장관 폴 리차드 갤러거 대주교가 3월 19일 오전 알바니아 르레센교구 주교좌성당에서 미사를 봉헌했다. 지난 18일부터 알바니아 방문 일정을 이어온 갤러거 대주교는 이날 강론을 통해 “대화의 문을 열고 겸손한 태도와 선행으로 우리 시대의 도전에 맞서라”고 신자들에게 당부했다. 또한 공산정권에 의해 희생된 알바니아 순교 복자 38위의 모범을 기억했다.

Tiziana Campisi / 번역 이재협 신부

“세례를 통해 우리는 주님 안에서 빛이 되고, 빛의 원천이 되도록 부름받았습니다.” 3월 18-20일 2박3일 일정으로 알바니아를 방문 중인 교황청 국무원 외무장관 폴 리차드 갤러거 대주교가 19일 오전 르레센교구 주교좌성당에서 미사를 거행하고 강론을 통해 이 같이 말했다. 갤러거 대주교는 “폭력, 전쟁, 경쟁, 거짓이 판을 치는 세상에서 그리스도인의 존재는 이러한 죽음의 행위를 야기하는 적대적 표징의 힘에 저항한다”며 “선(善)은 사랑, 환대, 내어줌, 용서의 삶”이라고 말했다. “정의는 진실함, 의로움 그리고 주님의 뜻을 향한 개방성입니다. (…) 진실은 복음과 복음이 제시하는 기준을 고수하며 죄의 거짓과 속박에서 자유로워지는 가능성입니다.” 갤러거 대주교는 그리스도인이 이 모든 것을 “우리 사회에, 특히 이곳 알바니아에 전할 수 있다”며, 그리스도인 공동체가 “진정한 빛으로 드러나는 자리, 신앙과 가치를 증거하는 자리가 되길” 당부했다. 

겸손과 대화로 도전에 대응하기

갤러거 대주교는 미사에 참례한 신자들을 향해 “빛이 되려는 목표를 완전하게 실현할 수 없을지라도 결코 좌절해서는 안 된다”며 “그늘지고 빛이 닿지 않는 영역이 언제나 존재하기 마련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좌절하기보다 오히려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다는 사실에 기뻐하고, 겸손한 태도와 모든 이를 향한 선행과 더 큰 이해로 이끄는 대화를 통해 우리 시대의 도전에 대응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맙시다.” 갤러거 대주교는 “이렇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그에 대한 대가, 곧 자신의 생명을 바치는 큰 대가를 지불해야 할 때도 있다”며, 알바니아의 순교 복자 38위를 기억했다. 38위 가운데 유일한 여성으로 알바니아 미르디터 현에 위치한 ‘오상의 성 프란치스코의 가난한 딸 수녀회’(Istituto delle Povere Figlie delle Sacre Stimmate, 스티그마 수녀회) 지원자였던 마리아 투치도 있다. 갤러거 대주교는 어린 나이에 생을 마감한 그녀가 “강렬한 신앙과 용기”를 증거했다며, 모든 이, 특히 젊은이들을 위한 “격려와 희망의 표지”라고 강조했다.

절망 속에서 손을 건네시는 하느님

갤러거 대주교는 이날 주일 미사 전례 독서를 묵상하며 “레따레 주일”(Domenica Laetare, 기쁨 주일)이라고도 불리는 사순 제4주일이 교회가 사순시기의 엄숙한 분위기를 잠시 멈추고 기쁨의 노래와 전례적 위로를 체험하는 날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 같은 기쁨이 인류를 향한 하느님의 큰 사랑에 근거해 “절망적으로 느껴질 때에도 하느님께서 개입하시어 우리에게 구원과 기쁨을 주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하느님께서는 구석으로 물러나 계시는 것이 아니라 인류 역사 안으로, 우리 삶 안으로 몸소 들어오셔서 당신의 은총으로 생명을 불어넣어 구원하고자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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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3월 2023, 22: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