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어린이 백신 접종 개시 이탈리아 어린이 백신 접종 개시 

교황청, 백신에 대한 호의적 입장 재확인 “사랑의 행위”

12월 22일 교황청 생명학술원과 교황청 코로나19위원회가 감염병의 전 세계적 확산에 따른 어린이와 청소년 문제를 다루는 문헌을 각각 발표했다. 문헌들은 특히 가난한 나라에 백신이 공정하게 분배돼야 한다고 당부하는 한편, 부모를 여읜 아이들과 폭력에 희생된 아이들을 위한 정부와 본당의 지원을 호소했다. 교황청 생명학술원은 아이들이 최대한 학교에 갈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학교 폐쇄는 최후의 수단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Salvatore Cernuzio / 번역 이재협 신부

프란치스코 교황은 백신 접종이 “사랑의 행위”라며, 특히 저소득 국가의 국민을 위한 공정한 백신 분배를 강조한 바 있다. 최근 국제사회가 어린이 백신 접종을 독려하는 이 시기에 교황청은 이 같은 입장을 재확인했다. 교황청 공보실은 짧은 공보를 통해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백신에 “호의적 입장”을 재천명했다. “교황님은 백신 접종이 코로나19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므로 사랑의 행위라고 정의하셨습니다. 또한 최근에는 편의가 아니라 정의의 차원에서 모든 이가 백신에 신속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국제사회가 협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아이들에게 관심 두는 교황청 생명학술원과 코로나19위원회

교황청 신앙교리성, 교황청 과학원, 교황청 사회학술원이 동일 주제에 대해 성명을 발표한 지 1년이 되는 12월 22일, 교황청 생명학술원과 코로나19위원회가 각각 문헌을 발표했다. 교황청 코로나19위원회는 오늘날 위기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교황청 온전한 인간 발전 촉진을 위한 부서 산하에 설립됐다. 두 문헌은 취약한 범주의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협하는 “유사 팬데믹(pandemia parallela)”에 초점을 맞췄다.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생활 방식과 습관에 영향을 받고 있다. 생활의 불편뿐 아니라 심각한 병리학적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그 증상은 나이, 사회, 환경 요인에 따라 매우 다양하다. 

백신의 공정한 분배

두 문헌은 △스트레스 △가족과의 이별 △격리기간 중 성적·심리적 학대 △학업 중단 △관계 문제 등을 설명하면서 어른들에게도 힘겨운 이 문제들로 인해 아이들이 심각한 트라우마에 빠지지 않도록 구체적 도움과 해결책을 제시한다. 코로나19위원회의 문헌은 그 첫 단계를 ‘백신의 공정한 분배’로 제시하며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코로나19가 어린이에게 미치는 유해한 영향은 바이러스의 확산이 억제될 때만 완전히 완화될 수 있습니다. 백신 접종은 자기 자신을 위한, 가족과 친구를 위한, 모든 이를 위한 사랑의 행위입니다.”

어린이와 학교의 관계

문헌은 어린이와 학교의 관계에 대한 문제도 중요하게 다룬다. 코로나19위원회의 문헌은 격리기간 중 신체적·성적 학대를 받아 트라우마에 빠진 아이들에 대한 보호와 등교의 재개를 강조한다. 특히 어린 여학생들은 “그들이 직면한 특정 어려움 때문에 다시 학교로 돌아가지 못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교육기관은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아이들의 요구에 응답하고, 학교로 다시 돌아가지 못하고 어려워하는 아이들을 돕기 위해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교황청 생명학술원의 문헌은 한 걸음 물러서서 사안을 바라본다. 곧, 지역 내 감염 확산을 피하기 위해 과학계의 제안에 따라 학교가 문을 닫는 상황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이전의 경험에 비춰볼 때 이 방법은 감염의 확산세를 감소하는 효과가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또 다른 심각한 문제를 야기한다고 문헌은 짚었다. “학교 폐쇄로 인해 많은 사회적 관계가 단절되거나 심각하게 훼손됐습니다.” 문헌은 많은 교육자, 상담사, 부모들의 눈에 “청소년들 사이에서 축적된 좌절감과 방향감각 상실, 특히 빈곤과 사회적 어려움으로 더욱 가중된 아이들의 혼란”이 분명히 보인다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교육적 관계와 사회적 관계에서 다차원적 상호작용이 결여돼 있으며, 이는 삶의 질에 대한 인식, 인간 양성의 동기, 사회적 책임의 돌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우리는 매일 학교에 출석하는 것이 단지 교육적 도구가 아니라는 사실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모든 사람들, 특히 청소년기의 아이들에게 학교란 관계, 우정, 정서적 교육 등 ‘삶’을 배우는 자리입니다.”

교황청 생명학술원은 등교 금지를 최후의 수단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앞으로 등교 금지는 극단적인 상황에서 택할 수 있는 최후의 수단으로만 고려해야 합니다. 바이러스 확산 통제를 위한 다른 조치들, 지역에 따른 다양한 교육 시스템 고려, 통학 수단의 다양화, 학교 생활의 전반적인 재조직, 수업 시간 변경 등 여러 조치를 시도한 후 채택할 최후의 수단으로 간주해야 합니다.”

회복탄력성의 사례

교황청 생명학술원은 원격수업을 가능하게 한 인터넷과 과학기술의 효과를 인정하는 한편, 일상의 어려움에도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회복탄력성”의 긍정적 사례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많은 나라에서 학교에 가기 위해 “빼어난 끈기”로 수십 킬로미터를 걷는 아이들이 있고, 다양한 방법으로 멀리 떨어진 마을의 소규모 학생들을 찾아가는 교사들도 있다. 

교황청 생명학술원은 “아이들은 학교에 가야 한다”며 “아이들을 학교에 보낼 수 있도록 하자”고 호소했다. “학교가 함께 살아가는 학문, 지식, 관계를 배우는 건강한 환경이 되도록 합시다. 아이들 각각의 재능을 알아보고, 인내하며, 경청하는 좋은 교사를 아이들이 만날 수 있게 합시다.”

코로나19로 부모를 여읜 아이들을 지원하고 동행하기

두 문헌은 또한 코로나19 대유행 시기에 부모를 잃고 고아가 된 아이들에 대한 세심한 관심을 잊지 않았다. 통계에 따르면 2021년 9월 30일까지 500만 명 이상의 아이들이 코로나19로 인해 한 명 이상의 부모, 조부모, 혹은 보호자를 잃었다. 코로나19위원회의 문헌은 이 아이들을 위해 “가정 내 양육을 장려하는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이들이 가족과 분리되는 상황을 방지하고, 코로나19를 겪고 회복된 부모가 있는 가정, 또는 위탁·입양 가정 지원을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이와 관련해 문헌은 ‘가톨릭 안심 서비스(Catholic Relief Services)’와 ‘우리가 돌봅시다(Changing the Way We Care)’가 함께 진행하는 캠페인을 예로 들었다. 이 캠페인은 아이들이 자신의 가족과 함께 머물 수 있도록 정부가 어떤 유용한 방법을 사용할 수 있는지 함께 모색하는 프로젝트다. “보호자를 여읜 아이들은 심리적·사회적 지원을 받아야 합니다.”

문헌은 무엇보다 각 교구와 본당이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가정에 신속하게 개입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를 위해 위기에 처한 가정을 사전에 파악하고, 기도하며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장례 절차를 돕는 대응팀을 구성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코로나19위원회는 “갑작스레 마주한 가난은 아이들이 가족과 떨어질 위험성을 가중시킨다”고 경고했다. “가정 내에서 안전하고 풍요로운 돌봄을 보장하는 것이 교회의 우선순위가 돼야 합니다.” 따라서 본당 구성원들은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어린이가 가정의 보살핌을 받을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야 하며, 부모나 간병인이 사망한 경우에도 아이를 돌볼 사람을 마련하도록 준비해야 한다. 각 본당은 또한 아이들의 돌봄을 책임질 친척을 찾고 지원한다거나, 혹은 위탁과 입양 등의 도움을 줄 수도 있다. 위탁이나 입양의 경우 가능한 부모를 잃은 아이를 잘 돌볼 수 있는 애정 가득한 가정을 찾아야 하며, 보육원에서 어린이집이나 사회복지시설 등과 같은 다른 공동체의 시설로 위탁하는 가능성도 고려할 수 있다. 

폭력에 희생되는 어린이들

교황청 생명학술원과 코로나19위원회는 폭력, 착취, 방임에 희생되는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더 많은 예산을 투입하라고 당부했다. “아동 보호는 종종 우선순위가 낮아 최소한의 정부 예산을 배정받습니다. 정부는 아동 보호 시스템을 개발하고, 강화하고, 예산을 투자해야 합니다.” 생명학술원의 문헌은 봉쇄기간 중 직간접적 가정폭력의 사례들이 40-50퍼센트 증가한 반면, 정부 지원에 대한 요구는 봉쇄기간의 첫날에만 20퍼센트 증가했다는 실제 수치를 공개했다. 또한 봉쇄기간이 길어지면서 부모의 스트레스가 증가한 것도 아이들의 정신적 안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코로나19위원회는 문헌에서 “본당이 가정 안팎에서 아이들에 대한 폭력 일상화를 줄이기 위해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각 본당은 위기에 빠진 아이들이 온전하고 가치 있는 본당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상담과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어린이와 청소년이 사회적 고립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교회도 폭력의 위기에 빠진 아이들을 찾아내 직접 지원하거나 이용 가능한 프로그램과 서비스에 연결시켜 줌으로써 간접적으로 지원할 수 있습니다.” 코로나19위원회의 문헌은 또한 “약 1000만 명의 소녀들이 조혼의 위기에 놓여 있으며, 많은 보고서에 따르면 어린 나이에 임신하는 소녀들의 숫자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회적 지원 프로그램

코로나19위원회의 문헌이 제안한 여러 대책 중에는 심리사회적 지원 및 긍정적인 양육 지원 등 보완적인 사회 지원 프로그램을 현금지원 사업과 결합하는 방안도 포함돼 있다. 이는 “빈곤층 아이들과 그 가정이 직면하는 중요한 비재정적 장벽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이다. 

이번 문헌에서 가정의 중요성을 설명하는 데 큰 비중을 할애한 교황청 생명학술원은 가족 관계를 보호하고, 생명의 하느님께 대한 믿음을 전하며, 보편적 형제애로 아이들을 교육할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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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12월 2021, 1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