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 종교간대화평의회 의장 미겔 앙헬 아유소 기소 주교 교황청 종교간대화평의회 의장 미겔 앙헬 아유소 기소 주교 

아유소 기소 주교 “인간의 형제애에 관한 선언문, 이미 첫 결실을 맺었습니다”

교황청 종교간대화평의회 의장 미겔 앙헬 아유소 기소 주교는 지난 2월 아부다비에서 프란치스코 교황과 알아즈하르의 대이맘이 서명한 「세계 평화와 더불어 사는 삶을 위한 인간의 형제애에 관한 공동 선언문」의 결실을 소개했다.

Alessandro Gisotti / 번역 이창욱

종교 간 대화는 근본주의의 악에 대처할 유일하고 효과적인 해독제라고 교황청 종교간대화평의회 신임 의장 미겔 앙헬 아유소 기소(Miguel Ángel Ayuso Guixot) 주교가 「바티칸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강조했다. 아유소 주교는 지난 2월 아부다비에서 프란치스코 교황과 알아즈하르의 대이맘이 서명한 「세계 평화와 더불어 사는 삶을 위한 인간의 형제애에 관한 공동 선언문」(이하 「인간의 형제애에 관한 공동 선언문」)을 구체화하기 위한 위원회 구성에 대해 설명했다. 8월 26일 교황의 격려를 받았던 이 위원회는 종교 지도자들이 어떻게 다리를 건설하고 대화를 강화하며 자기 자신 안에 갇히는 유혹을 이길 수 있는지, 그리고 “문명의 충돌”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사례가 된다. 

이하 아유소 주교와의 일문일답:

아유소 주교님, 아부다비에서 「인간의 형제애에 관한 공동 선언문」에 서명한지 6개월이 조금 더 지난 시점에, 그 구체화를 위한 위원회가 구성됐습니다. 교황님께서도 이 위원회의 활동을 격려하셨습니다. 그리스도인들과 무슬림 신자들의 대화 안에서 이 새로운 시도가 어떤 가치를 지닙니까?

“전 세계 다양한 매체들이 이미 표현한 것처럼, 이 위원회의 구성은 의미심장합니다. 위원회의 출범을 선언한 메시지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처럼, 「인간의 형제애에 관한 공동 선언문」 안에 포함된 이상적인 내용을 증진하는 것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왜냐하면 공동 선언문은 ‘미래 세대가 상호존중과 건전한 공존의 분위기 안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보장해주는 목표와 함께 세계 내 평화를 위해 일하고 인류를 일치시키는 공동 의무에 대한 선언’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목표는 정말 소중합니다! 저는 아부다비 문서의 목표들을 실천에 옮기기 위한 계획들이 발전할 수 있도록 조치해주신 셰이크 모하메드 빈 자예드 알 나얀 아부다비 왕세자에게도 감사를 드립니다. 아울러 교황님과 알아즈하르의 대이맘에게도 감사를 드립니다. 그분들의 말씀과 모범이 이 위원회를 소개하는 자리에서 왕세자가 말한 것을 가능하게 해주었기 때문입니다.” 

주교님께서는 교황님의 아랍 에미리트 사도적 순방에 동행하셨고 「인간의 형제애에 관한 공동 선언문」 작성에도 일조하셨습니다. 이러한 교황님의 지치지 않는 대화 의지에 대해 어떤 점에서 크게 감명을 받으셨습니까?

“무엇보다 먼저 저는 대화를 증진하려는 교황님의 지치지 않는 책임에 대해 감사를 표합니다. 전임 교황님들의 노선에서,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진정으로 존중과 우정의 대화를 통해 말씀과 행동으로 세계와 선의를 지닌 모든 사람에게 세 가지 사항을 증진하라고 계속해서 권고하십니다. 곧 형제애, 평화, 더불어 사는 삶(공존)입니다. 우리가 세상의 상처를 치유하길 진심으로 원한다면, 이 세 가지 요소가 본질적인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이것들이 우리 미래의 기초입니다. 교황님께서도 아마 그렇게 말씀하시겠지만, 제 생각에는 다면체의 모습을 떠올리는 선언문의 계획에 협력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사실 포괄적인 선언문은 복합적인 측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교황님과 알아즈하르의 대이맘께서는 (아랍 에미리트) 위원회가 꾸려진 것을 축하하셨습니다. 주교님께서도 그 위원회의 위원이십니다. 이 위원회가 어떤 종류의 활동을 전개할 것인지, 그리고 우리는 이 위원회에 어떤 점을 기대할 수 있습니까?

“저는 교황청 종교간대화평의회의 의장으로서 우리 형제인 알아즈하르의 대이맘과 교황님께서 소중한 칭찬을 해주신 것에 대해, 저의 개인적인 기쁨과 감사를 표하고 싶습니다. 이 순간 위원회의 출범을 소개하는 가운데 이미 표현했던 내용보다 더 많이 전개될 활동에 관해 제가 더 이상 다른 말을 보탤 필요는 없습니다. 따라서 일단 (활동이) 시작되면 아래로부터 위를 향해, 그리고 그와 동시에 (위로부터 아래로) 국가적 차원뿐 아니라 국제적 차원에서, 사회적, 종교적, 학문적, 정치적 책임을 지닌 수많은 국제단체들이 무엇보다 젊은이들에게 향하려고 노력할 것이기 때문에, 저는 상당히 많은 기대를 가지고 있습니다.”

며칠 전 떼제에서 젊은 무슬림 신자들과 그리스도인들이 바로 이 아부다비 선언문과 관련해 토론한 바 있습니다. 종교 지도자들의 대화 외에도 이러한 “아래로부터의” 시도들을 어떻게 격려하고 강화할 수 있겠습니까? 

“꾸준히 아래로부터 발전되고 있는 멋진 시도들이 이미 실현되고 있으며, 수많은 시도들에 보태지고 있습니다. 이런 시도들은 아부다비 공동 선언문이 교황님과 대이맘이 함께 서명했음을 드러내주는 것입니다. 그분들은 공동 선언문의 많은 내용이 실현되도록 공동으로 책임을 지고 계십니다.”

교황님께서는 아부다비에서 돌아오는 기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선언문이 학교, 특히 대학에서 연구돼야 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교황님께서 제시하신 이 길에서 얼마나 앞으로 나아갔습니까?

“세계 여러 지역에서, 그리고 다양한 차원에서 이미 실현되고 있는 이런 좋은 시작이 기쁩니다. 일일이 학교나 대학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다음 한 가지 사항이 중요합니다. 곧 우리는 걸어가고 있다는 것이지요! 물론, 저는 이제 막 출범한 위원회를 통해 학교 책임자들과 학술 책임자들을 격려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교육을 책임지는 공식적인 조직들을 통해서도 공동 선언문이 보다 합리적인 방식으로 연구와 성찰의 핵심에 이를 수 있고 또 학교와 대학에 공유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교황님께서 저희에게 주문하신 것처럼, 구체적인 첫 걸음은 「인간의 형제애에 관한 공동 선언문」을 연구하고 성찰하며 보급하는 것입니다. 아울러 저는 교황님께서 지난 6월 나폴리의 교황청립 남부이탈리아신학대학에서 하신 연설을 통해 어떻게 ‘대화하는 신학(teologia dialogante)’을 착수해야 할지에 관해 정확한 지침을 내렸다고 부언하고 싶습니다. 저는 교황님께서 표현하신 내용이 아부다비의 공동 선언문을 심화하고 보급하는 가능성도 제공해주리라 확신합니다.”

일부 가톨릭 신자들 분위기에서는 아부다비 선언문이 종교혼합주의(sincretismo)에 빠질 위험이 있는 대화를 추구한다고 주장합니다. 주교님께서는 이런 비판을 어떻게 설명하시겠습니까?

“좋은 신앙 안에서도, 아부다비 선언문이 종교혼합주의나 혹은 상대주의(relativismo)에 빠질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는 사람들의 견해를 존중합니다. 그럼에도, 저는 첫 번째 적(敵)은 종교 간 대화에 대한 두려움이라고 생각합니다. 가톨릭 교회는 자기 정체성, 다름의 용기, 진솔한 지향의 가치를 기억합니다. 모든 종교가 똑같다고 여기는 ‘도가니(melting pot)’를 만드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을 찾는 모든 신자들과, 종교가 없지만 선의를 지닌 모든 사람이 동일한 존엄을 가지고 있다는 겁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우리를 창조하신 하느님께서 분열의 원인이 아니라, 오히려 일치의 동기가 되도록 책임을 다해야 합니다. 미래에 진리를 향한 우리의 여정에서 모든 인간 존재의 여행 동반자가 되도록 우리 스스로를 개방해야 합니다. ‘다름의 용기(coraggio dell’alterità)’ 안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살아내는 것은 오늘날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이끄시는 교회가 우리에게 거쳐가라고 요청하는 출발점입니다. 이와 같을 때라야 예수님 안에서 하느님께 대한 충실이 새로운 역사가 되고, 평화 안에서 그리고 재능의 교류 안에서 다양성의 풍요로움을 포용하는 하나의 계약의 문명을 건설하게 됩니다. 종교뿐 아니라, 우리 사회의 다양성은 우리의 정체성에 대해 성찰하도록 초대하는 현실입니다. 정체성 없이는 진정한 종교 간 대화도 없습니다.”

조만간 9.11 테러 18주기를 맞이합니다. 9.11은 “문명의 충돌” 지지자들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비극적인 사건이죠. 아부다비 공동 선언문이 “문명의 충돌”이라는 바이러스의 해독제도 될 수 있을까요?

“아부다비 공동 선언문이 문명의 충돌을 원하는 자에 맞서는 ‘사랑의 문명(civiltà dell’amore)’에 전반적인 호소가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도, 대화, 존중과 연대야말로 테러리즘, 근본주의, 온갖 형태의 전쟁과 폭력에 대항하는 유일한 승리의 무기들입니다. 모든 종교의 영적인 무기창고에 속하는 무기들이죠. 평화는 소중한 자산입니다. 믿는 사람이든 믿지 않는 사람이든, 모든 사람의 마음속에 존재하는 열망입니다. 평화는 또 모든 인간 활동에 영감을 불어 넣습니다. 교황님께서는 아부다비에서 열린 인간의 형제애 글로벌 컨퍼런스(Global Conference of Human Fraternity) 동안 하신 연설에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다 함께 미래를 건설하거나 아니면 미래가 없을 겁니다. 특히 종교는 민족과 문화 사이에 다리를 건설해야 하는 시급한 과제를 포기할 수 없습니다.’ ‘인류 가족이 화해의 역량, 희망의 비전과 구체적인 평화의 여정을 성장시켜 나가도록 돕기 위해, 종교가 용기와 대담함을 통해, 겉치레 없이 더 적극적으로 헌신해야 할 때가 도달했습니다.’”

공동 선언문처럼 위원회도 이슬람-그리스도인 대화에서 탄생했습니다. 다른 종교들도 이러한 시도의 “확산”이 가능하다고 보십니까?

“공동 선언문은 인간의 형제애에 관한 글로벌 컨퍼런스의 맥락 안에서 이슬람-그리스도교의 대화에서 탄생했습니다. 그리고 이 글로벌 맥락에서 선언문의 메시지가 전 세계로 확산됐습니다. 전 세계의 ‘새로운’ 창문은 아시시 정신의 맥락에서 열립니다. 그 결과, 언제, 어디서, 누구라는 한계를 넘어 이 형제애, 평화, 더불어 사는 삶(공존)의 보편적인 메시지는 선의를 지닌 모든 사람과 함께 모든 종교의 모든 신자들에 의해 함축되고 공유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오는 9월 저는 마드리드대교구와 산 에지디오 공동체가 주관하는 인간과 종교 국제모임에 참가하기 위해 마드리드로 갑니다. 여러 종교의 구성원들과 함께 인간의 형제애에 관한 주제로 포럼에서 연설할 예정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과 대이맘이 서명하셨던 내용이 인류의 유익을 위해 확산되고 실천되도록 유일신 종교들이 다른 모든 종교들과 함께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이번에 조직된 새 위원회는 소중한 도구가 될 것입니다. 이 때문에 저는 우리의 형제 알아즈하르 대이맘이 언론 매체를 대상으로 했던 소중한 평가에 대해 개인적으로 감사를 전합니다. 저 역시 교황청 종교간대화평의회의 이름으로 함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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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8월 2019, 19: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