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주교 시노드 특별회의 「의안집」 발표
Christiane Murray, Linda Bordoni / 번역 김근영
이번 세계주교대의원회의(주교 시노드) 특별회의 「의안집」(Instrumentum Laboris)은 아마존의 울부짖음이 핵심이다. 「의안집」은 교회가 참된 성취와 인간 존엄을 구현하는 한편 모든 이에게 손을 건넴으로써 협력자가 되길 촉구하고 있다.
주교 시노드 사무처는 6월 17일 월요일 「의안집」을 발표했다. 이 작업은 지난 2018년 1월에 있었던 프란치스코 교황의 페루 푸에르토 말도나도 순방에서 시작해 아마존 지역에 관한 토론을 거쳐 지난 5월 제2차 주교 시노드 사전 특별회의의 의견에 귀를 기울인 결과물이다.
하느님께 귀를 기울이십시오. 우리는 하느님과 함께, 하느님께서 우리를 부르시는 그 열망 안에서 숨쉴 때까지,
사람들의 울부짖음을 들읍시다.
남아메리카 대륙의 중심에 위치한 ‘아마조니아(Amazonia)’는 780만 제곱 킬로미터에 달하는 지역으로 △브라질 △볼리비아 △페루 △에콰도르 △콜롬비아 △베네수엘라 △가이아나 △수리남 △프랑스령 기아나 등 9개국의 영토를 아우른다. 아마존 우림은 세계에서 가장 큰 열대 우림이며, 면적은 530만 제곱 킬로미터다. 이곳에서 생성된 물과 산소, 그리고 생물다양성은 그 무엇으로도 대신할 수 없는 자원이다.
「의안집」 제1부 “아마존의 목소리”는 아마존 지역의 영토와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현실을 보여준다. 특히 생명과 물의 관계에 중점을 두고 이 지역을 흐르는 거대한 아마존강이 아마존 지역뿐 아니라 지구상의 동식물군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한다. 또 아마존강은 수천개의 원주민 공동체와 소수 민족을 비롯해 아마존 지역에 살고 있는 농민들의 생계, 문화, 영성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다고 역설한다.
생명이 위협받는다
아마존에 있는 생명은 △환경파괴와 무분별한 개발 △아마존 거주민들의 기본 인권에 대한 조직적인 침해 △토착민의 권리(토지 소유권, 자기결정권, 토지 경계 설정, 협의, 사전 동의) 침해 등으로 위협을 받고 있다.
주교 시노드 의견 청취 과정에 참가한 단체들에 따르면 이들의 생명은 오늘날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영역인 경제적이고 정치적 이익, 특히 광산업 때문에 위협을 받고 있다. 아울러 기후 위기와 인간 개입(삼림벌채, 화재, 토지이용변화)이 증가하는 것도 아마존을 되돌릴 수 없는 길로 내모는 이유다. 강도 높은 삼림벌채, 사람들의 강제 이주, 생태계를 위험에 빠뜨리는 오염, 현지의 문화들을 압박하는 것도 문제다.
지구와 가난한 이들의 울부짖음
제2부는 통합적 생태와 관련된 문제를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한다. 주교 시노드 사무처는 현지 교회들이 보고한 표현을 빌려 “오늘날 아마존은 상처입고 기형이 된 아름다움이며, 고통과 폭력의 장소”라고 말했다.
폭력과 혼란과 부패가 만연합니다. 이 지역은 다툼의 장소가 되었습니다.
또 사람들, 문화들, 세대들이 멸종된 장소가 되었습니다.
자신들의 땅에서 쫓겨난 이들도 있다. 그들은 이따금 마약밀매 혹은 인신매매(특히 여성의 경우), 아동 노동 혹은 성매매라는 범죄의 손아귀에 떨어진다. 이는 법률이나 권리의 영역을 뛰어넘는 복잡하고 비극적인 현실이다.
희망의 지역
아마존 태생 사람들은 우리에게 가르쳐줄 것들이 많다. 그들은 수천 년 동안 자신들의 땅, 물, 숲을 돌보는 한편, 인류가 하느님의 피조물인 무상의 선물에서 효용을 얻을 수 있도록 오늘날까지 보존하고 관리해 왔다. 새 복음화의 길은 하느님 말씀의 씨앗이 나타나 있는 선조들의 지혜와 대화를 나눔으로써 이뤄져야 한다.
아마존 주교 시노드는 아마존 사람들과 인류를 위한 희망의 표징입니다.
주변으로 밀려난 사람들
「의안집」은 자발적으로 고립을 택한 아마존 토착민의 상황도 분석했다. 전문 교회 기관의 자료에 따르면 자발적 고립을 택한 부족들은 110-130여 개로, 사회의 주변부에 머물면서 사회와 간헐적으로만 접촉하고 있다. 이들은 마약밀매나 대규모 사회기반시설 프로젝트, 혹은 채굴산업과 연결된 불법행위의 위협에 속수무책이다.
앞으로 나가는 아마존 사람들
아마존은 라틴 아메리카 내에서 국내외적으로 높은 이동성을 보이는 지역 가운데 하나다. 통계에 따르면 아마존의 도시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현재 인구의 70-80퍼센트가 도시에서 살고 있다. 이 도시들은 수많은 이민자들을 받아들인 탓에 이민자들이 필요로 하는 기본 서비스를 제공할 여력이 없다. 교회가 이러한 이주 흐름과 동행하고 있음에도 사목적 격차는 여전히 벌어지고 있다.
아마존의 예언자적 교회, 도전과 희망
「의안집」 제3부이자 마지막 부분은 교황이 제안한 주제의 두 번째 요점인 ‘이 지역 교회를 위한 새로운 길’에 관해 아마존 주교 시노드 교부들이 논의하도록 초대한다.
먼저 현지 공동체들은 ‘참여하는’ 교회를 필요로 한다. 그러한 참여는 주민들의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문화적, 생태적 삶을 통해 나타나야 한다. 둘째로 문화적, 사회적, 생태적 다양성을 ‘환대하는’ 교회다. 이는 차별하지 않고 각 개인이나 단체를 섬기기 위해서다. 셋째로 시급한 요구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실천을 통해 사람들과 동행할 수 있는 ‘창조적인’ 교회다. 넷째로 평화, 자비, 친교의 가치를 증진하는 ‘조화로운’ 교회다.
성사들, 당연한 의무들에 대한 민간의 충실
아마존 공동체들은 사목자 부족난 때문에 미사를 거행하기 어려운 처지에 있다. “교회는 성체성사로 살고” 성체성사는 교회를 세운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사람들이 영성체 할 수 없는 공동체에서 떠나지 않도록, 성체성사를 거행할 수 있는 사목자를 준비하고 선발하는 기준이 변화돼야 한다. 아마존 공동체들은 이미지, 상징, 전통, 종교의식, 기타 의식을 통해 신앙을 표현하는 수많은 사람들과 함께 ‘민간 경신례(popular piety)’를 증진하고 또 동행하며 진심어린 감사를 필요로 한다.
따라서 관할권 행사가 성사적, 사법적, 행정적인 모든 영역을 비롯해 성품성사와도 영구히 연결돼야 한다는 생각을 재고하는 것이 적절하다.
새로운 사목
아마존 내의 문화적 다양성 외에도 ‘거리’의 문제는 기술적인 수단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심각한 사목적 문제를 야기한다. 성사적인 사목적 배려의 필요에 응답하기 위해서는 모든 사람의 토착적 소명을 증진해야 한다. 그들의 결정적인 기여는 그들의 관습과 습관에 따라 토착적 관점에서 참된 복음화를 자극한다. 그들은 토착민들에게 그들의 문화와 언어에 관한 심오한 지식으로 설교하며, 고유한 문화적 배경을 지닌 사람들에게 강인하고 효과적으로 복음의 메시지를 전할 수 있다.
“방문하는 교회”에서 “남아있는 교회”로 옮겨가야 한다. 현지 사목자들이 함께하고 그들과 동행하면서 말이다.
「의안집」은 독신제가 교회를 위한 선물이라고 재차 확인했다. 아울러 아마존 지역의 가장 외딴 지역에서 가정을 꾸린 기혼 남성이 사제품을 받을 수 있는 가능성도 연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리스도인의 삶과 동행하고 지지하는 성사 집전을 보장하기 위한 이 내용은 (사제품 받을 가능성 있는) 남성들이 가급적 해당 공동체에서 인정받고 존중받는 토착민 노인이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여성의 역할
여성에게 주어질 수 있는 공적 사목의 종류는 오늘날 아마존 교회 내에서 여성들이 수행하는 중심적인 역할을 고려하면서 여전히 규명 중에 있다.
여성들의 카리스마와 재능에서 시작해 여성의 역할을 인식하는 게 필요하다. 여성들은 예수님이 여성들에게 마련해주신 공간에 다시금 적응하기 위해 요청하고 있다. 여성들의 리더십뿐 아니라 신학, 교리교육, 전례, 주일학교, 정치학 등 양성 분야에서 더 광범위하고 밀접한 자리를 보장하자는 제안도 있다.
축성생활
축성생활을 위한 대안적이고 예언자적인 모델의 증진도 제안됐다. 수도회들 사이에서 교류가 이뤄지는 축성생활에 대한 제안이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아무도 가고 싶지 않은 곳에 가고, 아무도 함께하려 하지 않는 이들과 함께하는” 기꺼운 마음이 필요하다. 또 수도자 양성에는 상호문화성, 토착화, 대화 등에 초점을 맞춘 절차가 포함돼야 한다고 권고한다.
에큐메니즘
「의안집」은 중요한 현상, 곧 최근 급속한 성장을 이뤘지만 주변부로 밀려난 오순절 복음주의 교회에 대한 사안을 고려했다. “그들은 교회가 되는 또 다른 방식을 우리에게 보여줍니다. 사람들이 스스로를 주인공으로 느끼는 교회, 신자들이 검열이나 교조주의, 혹은 전례연습 없이도 자유롭게 자기 자신을 표현하는 교회입니다.”
교회와 권력, 십자가와 순교의 길
아마존 지역 내에서 교회가 된다는 것은 예언자의 태도로 권력을 의문에 부치는 걸 뜻한다. 아마존 지역 사람들은 대규모 기업이나 정치기관에 맞서 자신의 권리를 강력하게 주장할 기회가 없었다. 오늘날 땅과 인권을 수호하기 위해 권력에 의문을 제기하는 일은 “십자가와 순교의 길”을 열어놓으면서 목숨을 내놓는 일이다. 아울러 아마존 순교자들의 수는 놀라울 정도다. 예컨대 2003-2017년 브라질에서만 1119명의 토착민이 자신들의 땅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쳤다. 교회는 이를 무관심하게 지나칠 수 없다. 교회는 인권수호자 보호에 앞장서는 한편, 도로시 스탕(Dorothy Stang) 수녀와 같은 여성 지도자들이 포함된 순교자들을 기억해야 한다.
「의안집」 작성에 소요된 시간 동안, 신앙의 빛 아래서 아마존의 목소리가 경청됐다. 그 목소리는 교회를 위한 새로운 길을 위해, 그리고 통합적 생태를 위한 새로운 길을 위해, 아마존과 사람들의 울부짖음에 응답하려는 시도였다. 그것은 아마조니아의 예언적 역량을 조성하기 위함이기도 하다. 이러한 아마조니아의 목소리들은 주교 시노드가 각기 다른 상황에 대처할 새로운 응답을 제시하는 한편, 교회와 세상을 위한 하느님의 시간(kairós)을 가능하게 하는 새로운 길을 모색하도록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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