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롬인 공동체를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 롬인 공동체를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   사설

롬인 공동체와 함께, 전통의 발자취를 따라 용서 청한 교황

루마니아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용서를 구한 일은 선임 교황들의 발자취를 따르는 행보다.

Andrea Tornielli / 번역 양서희

프란치스코 교황이 루마니아 순방 중에 롬인(집시) 공동체가 겪은 차별과 고통에 용서를 청하면서 약속했던 말은 지난 50년의 역사 속에서 이제는 가톨릭 교회에 온전히 자리잡은 전통과 어울리는 것이었다. 교황은 “역사는 가톨릭 신자를 포함한 그리스도인들도 이러한 악과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며 용서를 청하는 이유를 밝혔다.

이미 지난 1965년 9월, 성 바오로 6세 교황은 포메치아의 국제 롬인 거주지(집시촌)에서 봉헌한 미사를 통해 이 공동체에 관한 우려를 표한 바 있다. 당시 교황은 그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여러분은 교회의 변두리가 아닌 교회 안에 있습니다. 여러분은 교회의 중심이고, 교회의 심장에 있습니다. 여러분은 교회의 심장에 있습니다. 여러분이 혼자이기 때문입니다.” 그때 교황은 학대, 차별, 박해로 고통받는 롬인에 대해 언급했지만 용서를 구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성 바오로 6세 교황은 지난날 어두웠던 과거에 대해 모든 그리스도인들로 하여금 용서의 시대를 연 장본인이었다.

용서를 구하는 역할은 2000년 대희년을 위해 회개 예식을 거행했던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에게로 넘어갔다. “우리의 주님이시며 우리의 평화이신 예수님을 관상하며 기도합시다. 그럴 때 그리스도인들은 오만과 혐오, 타인에 대한 지배욕, 이웃 종교를 향한 적개심, 이민자나 유랑자들과 같은 사회적 약자를 향한 적개심 등 우리가 말과 행위로 지은 죄를 회개할 수 있습니다.”

베네딕토 16세 전임교황도 롬인 공동체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명확히 드러냈다. 그는 다양한 롬족과 유랑자 대표들을 환대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불행히도 여러분은 지난 세월 동안 사회의 냉대 속에서 쓰라린 시간을 보냈습니다. 때로는 박해까지 받으면서요. 유럽의 양심은 여러분의 고통을 모른 체할 수 없습니다. 여러분의 공동체가 다시는 학대, 배제, 멸시의 대상이 되지 않길 기도합니다.”

그들의 후계자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선임 교황들이 걸어간 길을 함께 걸으며, 명백하게 용서를 청했다. 그는 지난 2015년 멕시코 남부 치아파스에서 원주민들에게 용서를 청했고, 2018년 8월에는 하느님 백성에게 보내는 서한을 통해 미성년자 성 추문에 대해 응답했다. “부끄럽고 참회하는 마음으로 우리는 교회 공동체로서 다음과 같이 인정합니다. 우리는 우리가 있어야 할 곳에 있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그토록 많은 삶에 심각하고 중대한 피해를 입힌 사실을 깨닫고서도 시의적절하게 행동하지 않았습니다.”

용서를 청하는 여정은 순탄치 않았으며 고통이 따랐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정신과 성 바오로 6세 교황의 발자취를 체계적으로 따랐지만, 교회 내에서 많은 비판을 받았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재임 기간 동안 수없이 많은 사과를 했고 과거의 다양한 사건들을 마주해야 했다. 그는 십자군 전쟁, 20세기의 독재자의 얼굴을 한 가톨릭 교회의 나태함, 교회들의 분열, 여성 학대, 갈릴레오 종교재판, 유대인 박해, 종교 전쟁들, 미국 원주민과 아프리카 원주민들을 대하는 그리스도인들의 태도 등에 대해 말했다.

그리스도인들에게 있어 용서를 청하는 행위, 그리고 우리 자신이 죄인임을 깨닫고 끊임없이 정화의 시간을 거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고 그래야만 하는 일이다. 비록 우리의 죄가 사적인 것이고 또 사적으로 남아있다 하더라도, 교회는 역사의 모든 시대에서 복음의 메시지를 더 충실히 이해하고 삶으로 드러내기 위한 노력을 해왔으며, 그 여정에서 잘못된 길을 걸은 적도 있고, 실수를 한 적도 있음을 깨닫고 있다. 과거의 사건에 용서를 청하는 행위에 대해 반대하는 여론도 있다. 우리가 현대적 감각으로 지난 시간을 걸어간 이들을 비출 수 없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우리는 과거의 시간 안에서, 예수님께서 가해자가 아닌 희생자들의 곁에, 박해자가 아닌 박해받는 자들의 곁에 계셨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예수님께서는 베드로 사도가 대사제의 종의 귀를 잘랐을 때, 칼을 칼집에 도로 꽂으라고 말씀하셨다.

02 6월 2019, 2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