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 주교성 장관 우엘레 추기경 교황청 주교성 장관 우엘레 추기경 

교황청을 상대로 한 최근의 비난에 관한 우엘레 추기경의 공개서한 (전문)

교황청 주교성 장관 우엘레 추기경은 카를로 마리아 비가노 대주교가 제기했던 비난이 실제 근거가 없는 정치공작에 불과하다고 단언하는 공개서한을 보냈다. 우엘레 추기경은 그러한 모든 것이 결코 성령으로부터 올 수 없는 것이라며 숨어있지 말고 나와서 적대행위를 뉘우치며 교황에 대한 좋은 감정을 회복하라고 호소했다.

 

번역 이창욱

교황청 공보실은 최근 교황청을 상대로 제기된 비난과 관련한 교황청 주교성 장관 마크 우엘레(Marc Ouellet) 추기경의 공개서한을 10월 7일 주일 발표했다.

 

친애하는 카를로 마리아 비가노 대주교님께(Caro confratello Carlo Maria Viganò),

대주교님(당신)께서는 프란치스코 교황님과 로마 교황청을 비난한 내용을 담아 언론에 보낸 최근 메시지를 통해서 최고위 인사에 이르기까지 교회에 고질적인 부패가 침투했다고 해석한 사실과 관련해 저에게 진실을 말하라고 촉구하셨습니다. 교황님의 허락을 받아, 저는 교황청 주교성 장관으로서, 대주교님(당신)께서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시며 공개적인 비난의 대상이 되고 교황님의 사퇴까지 요구하신 대상이 된, 워싱턴 대교구의 은퇴 대주교인 시어도어 매캐릭(Theodore McCarrick) 대주교와 관련된 일련의 사건들과 대주교님(당신)께서 주장하시는 매캐릭 대주교와 프란치스코 교황님과의 관련성에 대해, 이 공개 서한을 통해 저의 개인적인 증언을 하는 바입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접촉한 사람들을 비롯해 현재 이 슬픈 사안을 명백하게 하기 위한 연구 주제가 된 주교성 문서보관소의 문헌들을 토대로, 저의 증언을 글로 써보겠습니다.

무엇보다 먼저, 대주교님(당신)께서 교황 대사로 워싱턴에 계셨을 때 우리 사이에 있었던 좋은 협력 관계에 기반하여, 대주교님의 현재 입장은 저에게 있어 이해하기 어렵고 개탄스럽기 짝이 없다고 진심을 다해 말씀 드리는 것을 양해해주십시오. 하느님 백성들 내부에 혼란의 동기를 씨 뿌렸을 뿐 아니라 대주교님(당신)께서 제기하신 공식적인 비난들이 사도들의 후계자들의 평판에 심각한 해를 끼쳤기 때문입니다. 저는 한때 대주교님(당신)으로부터 존경과 신뢰를 받았던 것을 기억합니다만, 지금은 교회 안에서 저에게 맡겨진 봉사직을 수행함에 있어 교황님의 지침을 충실히 따라야 한다는 바로 그 한가지 사실 때문에, 대주교님(당신)께서 저에 대해 가지고 계셨던 존경심을 잃으셨다는 것을 확인하게 됐습니다. 베드로의 후계자와 친교를 이룬다는 것은, 그를 선택하셨고 당신 은총으로 (그를) 지켜주시는 그리스도께 대한 우리 순명의 표시가 아니겠습니까? 대주교님(당신)께서 비판하시는 교황 권고 「사랑의 기쁨」(Amoris Laetitia)에 대한 저의 해석은, 살아있는 전통에 대한 이러한 충실성으로 쓴 것이며, 이에 대해서는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사형제도와 관련된 물음에 대해 『가톨릭 교회 교리서』를 최근에 개정하심으로써 우리에게 사례를 제시하신 바 있습니다.

(이제) 팩트를 살펴봅시다. 대주교님(당신)께서는 지난 2013년 6월 23일, 다른 수많은 교황대사들처럼, (대사 임명 후) 그날 처음으로 가지셨던 교황님과의 개인 알현 자리에서 매캐릭 사건에 관해 프란치스코 교황님께 보고 드렸다고 말씀하십니다. 저는 교황님께서 그 당시 수많은 사람, 상황들과 관련해 엄청난 분량의 정보를 구두와 문서로 보고 받으셨다는 점을 생각해봅니다. 맥캐릭 대주교가 82세의 은퇴한 대주교로서 7년 전부터 아무런 책임을 맡지 않고 있는 상태임을 미루어볼 때, 대주교님이 믿게 하는 사항에 관심을 가졌을 것이라는 주장을 저는 강력하게 의심합니다. 그뿐 아니라 대주교님(당신)의 2011년 재직 초기에, 단순히 과거 행동에 관한 소문을 이유로 어떤 제한과 조건에 순명해야 했던 은퇴 대주교의 상황에 대해, 제가 개인적으로 대주교님(당신)께 구두로 언급했던 것 외에는, 교황청 주교성에서 대주교님(당신)을 위해 준비하고 작성한 훈령들이 매캐릭에 관한 어떠한 내용도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이 교황청 주교성 장관으로 부임했던 2010년 6월 30일 이래로, 저는 베네딕토 16세 교황님이나 프란치스코 교황님과의 알현에서 매캐릭 사건에 관해 언급했던 적이 없었으며, 그가 (지난 7월) 추기경단에서 제명된 다음인 최근에서야 거론했습니다. 지난 2006년 5월 은퇴했던 (매캐릭) 전임 추기경님은 자신과 관련해서 또 다른 추문이 더 이상 생기지 않도록 여행하지 말 것과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말 것을 강력하게 경고 받은 바 있습니다. 그에게 “제재”로 취해진 베네딕토 16세 교황님의 조치를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철회하셨다는 식의 억측은 거짓입니다. 제가 문서보관소를 다시 조사해본 결과, 이 문제에 관해 두 교황님께서 서명하신 문서도 없었고, 엄격한 교회법적 처벌로 매캐릭 은퇴 대주교에게 침묵과 비공개 생활을 강제하는 명령서를 전달했다는 내용을 저의 전임자 조반니 바티스타 레(Giovanni-Battista Re) 추기경으로부터 들은 바도 없습니다. 오늘날과 달리 당시에는 그의 유죄를 추측할 충분한 증거가 없다는 것이 그 이유가 됩니다. 그럼에도 전임 주미 교황대사 피에트로 삼비(Pietro Sambi) 대주교님과 대주교님(당신)을 통해 전해진, 교황청 주교성의 신중한 입장을 비롯해 저의 전임자와 저의 서한은 교회의 선을 위해서나 매캐릭 대주교 자신을 위해서나 기도와 참회의 신중한 삶의 모습으로 살도록 거듭 권고했었습니다. 혹시 워싱턴 주재 교황대사나 혹은 다른 출처를 통해, 그의 행동에 관한 최근의 결정적인 정보가 우리에게 제공된다면, 매캐린 사건은 새로운 징계 기준의 대상이 될 것입니다. 저는 다른 많은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피해자들에 대한 존중과 정의를 위한 요구에 따라, 이런 종류의 사건이 미래에 되풀이되지 않도록, 미국과 로마 교황청에서 진행 중인 조사가 마침내 이 고통스러운 사건의 절차와 상황에 대한 종합적이고 비판적인 시각을 제공해주기를 희망합니다.

오늘날 일관성이 없는 사람으로 알려진 이 교회의 사람이 어떻게 그토록 빨리 승진하여 워싱턴 대교구의 교구장 직분과 추기경 직분의 아주 높은 지위까지 오를 수 있었겠습니까? 저 스스로도 상당히 놀랐으며 그 사건과 관련해 제가 처리했던 선택과정에서 결점이 있었음을 인정합니다. 여기서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겠습니다만, 교황님에 의해 내려진 결정은 그 구체적 시기에 주어지는 정보에 기반하며, 오류가 없지 않는 신중한 판단의 대상이라는 것을 이해해야 합니다. 비록 구체적인 경우에 있어서, 증언에 의해 제공된 일부 증거들이 앞으로 더 검토돼야 하겠지만, 이전에 식별의 책임을 맡았던 사람들이 부패했다고 결론을 내리는 것은 부당하게 여겨집니다. 문제의 고위 성직자(매캐릭)는 이 사건에서 자신과 관련된 의혹들로부터 아주 노련하게 스스로를 방어할 줄 알았습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성적인 문제와 관련해 복음의 가치에 거스르는 행동을 행하고 지지하는 사람들이 바티칸 안에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일반화하고, 이 사람 혹은 저 사람, 그리고 교황님까지도 자격이 없으며 공범이라고 선언 할 권한은 우리 가운데 그 누구에게도 없습니다. 진리의 사목자들은 무엇보다도 중상모략과 비난을 경계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친애하는 전임 교황 대사님, 솔직히 말해서, 교회의 최고 목자로서 개혁을 계속할 자격이 없다고 주장할 정도로, 성 범죄로 추정되는 이 사건을 충분히 알면서도 덮어주었으며 따라서 교회 내에 널리 퍼진 부패의 공범자라고 프란치스코 교황님을 비난하는 것은, 모든 관점에서 믿을 수 없고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봅니다. 전혀 근거 없는 이런 무시무시한 비난에 대해 어떻게 대주교님(당신)께서 확신을 갖게 되셨는지 도무지 이해할 길이 없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뉴욕 대교구, 메터친 교구, 뉴어크 대교구, 워싱턴 대교구에서 맥캐릭 대주교의 승진과 관련한 아무것도 하지 않으셨습니다. 미성년자 성추행에 관한 신뢰할 만한 고발이 확실해졌을 때,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추기경이라는 존엄한 직분에서 그를 면직하셨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비록 일부 고위성직자들을 향한 (자신의 개인적인) 신뢰를 숨기지 않으셨음에도 불구하고, 저는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아메리카에서의 (주교) 임명과 관련해 이분(매캐릭)에 대해 언급하신 것을 결코 들어 본 적이 없습니다. 이 고위성직자들이 대주교님(당신)께서 선호하시는 인물들도 아니고, 사건들에 대한 대주교님(당신)의 해석을 지지하는 동료들도 아니라는 것을 저는 짐작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주교님(당신)께서, 전대미문의 가치 없는 타격으로 대주교님(당신)의 직속 장상인 교황님의 도덕적 권위에 위해를 가하기 위해, 미국 내 성추행에 대한 떠들썩한 추문들을 이용하고 계신 것은 정도를 벗어난 행위라고 봅니다.

저는 주교들의 임명과 그들의 직무에 수반되는 문제들을 다루기 위해 매주 긴 시간 동안 프란치스코 교황님을 만나는 특권을 누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교황님께서 어떻게 사람과 문제들을 다루시는지 아주 잘 알고 있습니다. 교황님께서는, 대주교님(당신)께서도 경험하신 것처럼, 아주 큰 사랑과 자비를 갖고, 주의 깊고 진지하게 (사람과 문제들을) 대하십니다. 대주교님(당신)의 최근 메시지가 어떻게 결론을 내리는지 읽어보면, 겉으로는 매우 영성적이지만, 그분의 신앙에 의혹을 품고 조롱하는 것이었습니다. 그것이 저에게는 너무 냉소적으로 보였고, 심지어 불경스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것은 결코 성령으로부터 올 수 없는 것입니다.

친애하는 대주교님, 가톨릭 교회의 친교의 가시적인 보증이 되는 분과 친교를 되찾도록, 저는 정말로 대주교님(당신)을 돕고 싶습니다. 교황청에서 봉사하시는 동안 대주교님(당신)의 길을 힘겹게 했던 쓰라린 고통과 낙심이 어떠했는지 저는 이해합니다. 하지만, 하느님 백성에게 분열과 불화를 악화시키면서, 대주교님(당신)께서 더 잘 봉사하는 것이라고 자부하시는 그리스도의 신부인 교회에 매우 고통스러운 상처를 주는 공개적이고 수치스러운 적대행위로 대주교님(당신)의 사제생활을 끝내서는 안 됩니다! 다음과 같이 말씀드리는 것 외에 대주교님(당신)의 질문에 제가 무슨 답변을 드릴 수 있겠습니까. 숨어 계신 곳에서 나오셔서, 교황님을 거슬러 적개심을 키우는 대신에, 대주교님(당신)의 적대행위를 뉘우치시고 교황님에 대한 좋은 감정을 회복하십시오. 대주교님(당신)께서는 어떻게 성찬기도에서 교황님의 이름을 발음하시며 거룩한 미사를 거행하시려고 하십니까? 대주교님(당신)께서는 어떻게 묵주기도를 바치실 것이며, 어떻게 성 미카엘 대천사와 하느님의 어머니께 기도를 드릴 수 있겠습니까? 성모님께서 무겁고 용기 있는 직무와 매일 함께 하시며 보호해주시는 분(교황)을 비난하면서 말입니다.

만일 교황님께서 기도의 사람이 아니었다면, 만일 교황님께서 돈에 집착하셨다면, 만일 교황님께서 가난한 이들에게 손해를 끼치고 부자들을 선호하셨다면, 만일 교황님께서 불쌍한 모든 사람들을 받아들이고 그들에게 당신 말씀과 행동의 관대한 위로를 주시기 위해 지칠 줄 모르는 에너지를 보여주지 않으셨다면, 만일 교황님께서 교회 안에 있는 모든 이에게, 그리고 눈에 보이는 경계를 넘어 모든 이들에게 복음의 기쁨을 선포하며 전달하고자 가능한 모든 수단을 증가시키지 않으셨다면, 만일 교황님께서 가정, 버림받은 노인들, 영육이 병든 사람들과 특히 행복을 찾고 있는 젊은이들에게 손을 내밀지 않으셨다면, 어쩌면 다른 외교적인 행동이나 정치적인 행동을 통해, 대주교님(당신)의 생각에 따르자면 다른 사람을 더 좋아할 수도 있겠지만, 교황님을 잘 알 수 있었던 저로서는, 그분의 온전히 통합된 인품, 선교 사명에 대한 헌신, 특히 하느님의 은총과 부활하신 주님의 권능을 통해 그분 안에 머무는 카리스마와 평화를 문제 삼을 수는 없습니다.

사실에 대해 부당하고 정당성이 없는 대주교님(당신)의 공격에 대한 대답으로, 친애하는 비가노 대주교님, 저는 그 비난이, 교황님께서 잘못하신 것처럼 보이게 하는 실제적인 근거가 없는 정치공작(montatura politica)에 불과하다고 결론을 내리면서, 대주교님(당신)의 비난이 교회의 친교에도 심각한 상처를 입혔다고 거듭 강조합니다. 이러한 부당함을 신속히 바로잡고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누구이신지, 곧 뛰어난 목자요, 단호하고 연민에 찬 아버지시며, 교회와 세상을 위한 카리스마 넘치는 예언자로 꾸준히 인식되도록 하는 것은 하느님께서 좋아하시는 것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거룩한 묵주의 여왕이신 마리아와 함께, 교회 전체의 쇄신된 연대와 하느님 백성의 기도로 위로를 받아, 당신의 개혁 사명을 기쁨과 충만한 신뢰를 통해 계속해 나가기를 바랍니다.

 

마크 우엘레 추기경

교황청 주교성 장관

2018년 10월 7일

묵주 기도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에

 

 

07 10월 2018, 1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