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코로 프로젝트의 마테라 협동 조합이 기증한 종이반죽으로 만든 성 요셉상 폴리코로 프로젝트의 마테라 협동 조합이 기증한 종이반죽으로 만든 성 요셉상 

교황, 폴리코로 프로젝트의 젊은이들과 만남 “새로운 시작 안에서 희망합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창립 25주년을 맞은 이탈리아 주교회의 산하 ‘폴리코로(여러 목소리) 프로젝트’의 참여기업 및 협동조합 소속 100명의 젊은이들과 20명의 전국 대표단 그리고 이 프로젝트의 책임자인 바세티 추기경의 예방을 받았다. 교황은 평균 연령 47세의 “노령” 사회가 되어가는 이탈리아에서 새로운 세대가 겪는 실업 상황과 관련해 폴리코로 프로젝트가 언제나 “희망의 표징”이 되는 여정을 이어가도록 격려했다.

Alessandro Di Bussolo / 번역 박수현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탈리아 주교회의(CEI) 산하 ‘폴리코로(여러 목소리) 프로젝트’*의 젊은이들과 성인 지도자들을 만났다. 교황은 이번 만남에서 복음화가 “일에 대한 관심을 통해서도 이루어진다”며, 코로나19 대유행 위기를 회복하려면 폴리코로 프로젝트가 지난 25년 동안 해 왔던 것처럼 “함께 꿈꿀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교황은 이날 클레멘스 홀에서 괄티에로 바세티(Gualtiero Bassetti) 추기경이 이끄는 이탈리아 주교회의의 산하에 있는 폴리코로 프로젝트의 전국 대표 100명의 젊은이들과 성인 지도자 20명을 맞이했다. 교황은 폴리 코로 프로젝트가 새롭고 창의적인 방법으로 “희망의 표징”이 되라고 격려했다.

*역주: ‘폴리코로 프로젝트(Progetto Policoro)’는 이탈리아 주교회의가 청년실업을 겪는 젊은이들을 돕기 위해 후원하는 청년사목 프로젝트다. 

활기 불어넣기, 살아가기, 열정 갖기, 동행하기

교황은 ‘활기 불어넣기’, ‘살아가기’, ‘열정 갖기’, ‘동행하기’ 등 네 가지 동사를 사용해 연설을 시작했다. 이 동사들을 통해 교황은 그리스도의 성령에 의해 활성화된 이 프로젝트의 지원 덕분에 남쪽부터 시작해 나중에는 이탈리아 전역으로 활동이 퍼져나간 사실을 떠올렸다. 아울러 현재 400개 이상의 회사와 프리랜서, 협동조합, 상업활동을 대표하는 소속 젊은이들이 계속해서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도와 그들이 “삶과 가족, 교회와 사회 안에” 참여하여 일할 수 있도록 도우라고 권고했다.

경제에 활기 불어넣기, 젊은이들의 책무

이번 만남에서 두 명의 젊은 ‘대표자’가 관련 프로젝트에 대해 발표했다. 이후 마테라의 장애인 협동조합이 종이반죽으로 만든 조각상을 교황에게 선물했다. 교황은 이에 감사를 전하며 “활기를 주는 것”은 ‘프란치스코의 경제’ 계획에 젊은이들이 참여하고 있는 것처럼 “(내일의) 경제에 영혼을 불어넣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회칙 「찬미받으소서」(Laudato si´)을 인용했다. “사회 문제들은 단순히 개인적 선행의 총합이 아니라 공동체의 협력망을 통하여 해결해야 합니다”(「찬미받으소서」, 219항).

본당들과 교구들을 노동의 주제에 참여시키기

교황은 참석자들이 스스로를 “공동체에 활력을 불어넣는 사람”이라고 부른다고 떠올렸다. “사실, 공동체는 헌신의 방식을 통해 내부로부터 활기를 띠어야 합니다. 관계를 구축하는 사람이 되려면 인류의 연대를 잘 조직하는 사람이 돼야 합니다. 이것은 새롭고 더 정교한 형태입니다.” 아울러 교황은 사회 회칙 「Fratelli tutti」를 인용하면서, (사실) 이는 본당과 교구가 “노동이라는 위대한 주제”에 대해 여정을 걷고 계획하도록 돕는 문제라며 “하느님께서 각 사람에게 심으신 씨앗과 능력, 진취적 정신과 힘을 키우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새로운 경제 모델을 위한 창의성

교황은 또한 노동이 “인간의 독창성과 창의성에서” 비롯되기에 “노동에 종사하는 것은 인간의 존엄성을 증진시킨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또한 폴리코로 프로젝트의 젊은이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여러분은 일자리 부족에 대해 불만만 토로하는 사람들이 분명 아닙니다. 공동선을 위해 기업가의 성장을 장려하는 적극적인 주인공이 되기를 바랍니다.” 아울러 교황은 베네딕토 16세 전임교황의 회칙 「진리 안의 사랑」(Caritas in veritate)이 제시한 목표를 인용했다. “우리에게 계속하여 모든 사람의 안정된 고용 보장을 최우선 과제로 삼도록 요구합니다”(「진리 안의 사랑」, 32항).

“여러분은 창의성이 있습니다. 낭비를 일으키는 소비주의 경제 모델 대신 대안적인 경제 모델을 위해 일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나눔과 형제애, 무상(無償)과 지속가능성은 다른 경제를 발견하고 구축할 수 있는 기둥들입니다. 이는 대담함을 요구하는 하나의 꿈이기도 합니다. 사실 세상을 바꾸고 발전시켜 나가는 것은 담대한 사람들입니다. 이는 주의주의(volontarismo)가 아닙니다. 신앙입니다. 참된 새로움은 언제나 하느님의 손에서 나오기 때문입니다.”

세상을 짓밟지 않고 살아가기

교황이 제시한 두 번째 동사는 ‘살아가기’다. 교황은 젊은이들에게 “세상을 짓밟지 않고도 살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 “모든 사람에게 보여줄 수 있다”고 말했다. 왜냐하면 지구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결코 “소유하는 게 아니라 하느님, 형제자매들, 자연 그리고 우리 자신과의 온전한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 법을 아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교황 회칙 「찬미받으소서」도 이를 강조하고 있다. 교황은 풀리아, 칼라브리아, 바실리카타에서 첫 발을 내디딘 이 프로젝트의 젊은이들에게 “경제적 조건이 좋은 다른 곳으로 도피하려는 유혹을 물리치고 하느님께서 여러분을 두신 이 땅을 사랑하라”고 권고했다. 실제로 이러한 변방이 바로 “형재애의 작업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며, “포용에 대한 실험은 종종 우리의 변방에서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대유행의 위기 앞에서, 여러분이 그리스도인 공동체로 하여금 용기와 희망을 갖고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를 바랍니다. 하느님은 결코 우리를 저버리지 않으십니다. 우리 시대의 가난, 곧 일자리를 찾지 못한 젊은이들, 교육이나 훈련을 받지 못한 젊은이들, 우울증을 겪는 사람들, 삶의 의욕이 없거나 삶에 지친 이들 그리고 새로운 세상에 대해 꿈꾸기를 멈춘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방법을 안다면, 우리는 그분의 자비의 표징이 될 수 있습니다.” 

노령화되는 이탈리아, 반응하는 젊은이들

교황은 실업을 “생산력의 낭비”라고 말한 하느님의 종 조르지오 라 피라(Giorgio La Pira)를 회상했다. 아울러 교황은 오늘날 이탈리아에서 “많은 젊은이들에게 소외심을 갖게 하는 실업”과 “자살”에 대해 강조했다. 교황은 이탈리아의 인구학적 겨울 상황에서 “젊은이들이 부족”하다고 지적하며, 이러한 이유로 “젊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갖지 못하는 것은 낭비와 같다”고 말했다. 현재 이탈리아는 평균 연령 47세 인구를 유지하고 있으며 고령화로 인해 미래가 없다고 전망된다.

“‘하지만 직업이 없으면 어떻게 아이를 갖나요?’ ‘저는 여자입니다. 직장 상사는 임신한 저의 배를 보자마자 일을 그만두게 하는데 어떻게 아이를 가질 수 있나요? 임신은 부끄러운 일인가요?’ 이는 모두 다른 양상(樣相)입니다! 그러나 여러분은 이에 대해 반응을 보여야 합니다. 젊은이들이 꿈을 꾸고, 아버지가 되고, 자녀를 갖기를 바랍니다. 이를 위해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가져야 합니다. 노동은 이 미래에 대한 최소한의 보장이기 때문입니다.”

사회적 적대감에서 벗어나기 위해 갈등 속에서 살아가기

교황은 지금 이 순간이 “사회 생활과 직장 그리고 정략에서 자기 손이 더러워질까 두려워하지 않고 살아가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교황은 “젊은이 여러분이 본당의 문을 열도록 손을 내밀어야 한다”며, 이로써 “중요한 문제들이 공동체의 마음에 더욱 깊숙이 들어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갈등을 겪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우리는 갈등을 세상 어느 곳에서도 찾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교회와 사회 안에서도 발견합니다. 다른 이들의 말을 경청하고, 다른 이를 이해하도록 인식하며, 상호 성장할 수 있는 능력으로 변화시킬 인내가 여러분에게 필요합니다. 긴장과 갈등은 삶의 일부입니다. 그러나 ‘더 높은 차원에서의 해결’은 사회적 적대감의 늪에서 벗어나기 위한 것이며, 우리 각자의 이익보다 더 높은 것을 목표로 삼았다는 신호라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사람들, 특히 소외된 사람들을 위한 봉사에 열정 갖기

교황이 사용한 세 번째 동사는 ‘열정 갖기’다. 교황은 (행동의) 차이를 만드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와 복음에 대한 열정”이라며, 이는 “다른 젊은이들을 동반하는 것이자 미래에 대한 열정을 갖고 함께 삶을 영위하기 위해 일자리에 적합한 기술을 발전시키는 것”에서 찾아볼 수 있다고 말했다. 교황은 폴리코로 프로젝트가 항상 “사람들의 삶, 특히 가난한 사람들과 우리 사회의 가장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아울러 젊은이를 주제로 한 세계주교대의원회의 후속 교황 권고 「그리스도는 살아 계십니다」(Christus vivit)를 인용하며, 새로운 세대에게 “나는 누구인가?”라고 스스로 묻기보다는 “나는 누구를 위한 사람인가?”라고 질문하도록 초대했다. 교황은 “여러분은 의심할 여지 없이 하느님을 위한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하느님께서는 여러분이 다른 사람들을 위한 사람이기를 원하십니다. 또한 하느님께서는 오직 여러분을 위한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을 위한 많은 자질과 은총 그리고 카리스마를 여러분 안에 두셨습니다.”

버림받은 이들의 삶을 되살리기 위해 자신을 내어주기

교황은 젊은이들이 다음과 같이 자문하도록 초대했다. “‘나는 누구를 향한 열정을 갖고 있을까? 무엇이 내 마음의 우선순위에 있을까? 나는 무엇을 위해 열심히 살아가고 있을까?’ 우리는 단순히 경력을 쌓기 위함이 아니라 창조주이신 하느님과 피조물과의 친교 안에서 성장하도록 창조되었습니다.” 교황은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우리 자신의 내면을 돌볼 때, 영성을 소홀히 하지 않을 때, 끊임없이 공부할 때, 교회의 사회 교리를 깊이 알기 위해 노력하고 이를 구체적인 상황으로 실천하려고 노력할 때, 우리는 열정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버림받은 사람들의 삶을 되살리기 위해 자신을 내어주는 일을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열정의 반대는 범속(凡俗) 아니면 피상(皮相)입니다. 이러한 것들은 우리로 하여금 처음부터 모든 것을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하게 만들며, 직접 뛰어들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지 않게 합니다.”

열정은 불의에 맞서 고통과 믿음으로 두근거리는 것입니다 

교황은 또한 로렌조 밀라니(Lorenzo Milani) 신부의 말을 인용했다. “우리는 사회적 불의를 생각하며 고통과 믿음으로 두근거리는 젊은이들을 양성하기 전까지 성인들(santi)의 탄생을 보지 못할 것입니다!” 그런 다음 교황은 참석자들에게 다음과 같이 질문했다. “여러분은 사회에 만연한 불의와 착취, 일자리 부족, 노인들을 배척하는 것에 직면하여 고통과 믿음으로 움직이고 있습니까? 열정적인 사람이 된다는 것은 이 열정으로 움직이는 것을 의미합니다.”

만나는 다른 젊은이들을 동반하기

마지막으로 교황은 ‘동반하기’라는 마지막 동사를 언급했다. 교황은 많은 사람들이 이 프로젝트에 동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며 다음과 같이 초대했다. “여러분의 교구는 희망으로 여러분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여러분 각자가 여정에서 만나는 모든 젊은이들에게 동반자가 될 수 있습니다.”

위기 이후 사람들이 정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돕기

교황은 젊은이들의 존재가 도움주는 법을 아는 교회의 표징이 된다고 말했다. 곧 “예루살렘에서 발생한 일 때문에 체념하고 낙담한” 엠마오의 제자들 앞에 나타나신 그리스도와 같다고 설명했다. 또한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파스카 신비부터 성경의 모든 구절을 다시 읽을 수 있도록” 도와주신다고 말했다. 교황은 예루살렘을 향한 여정에 대한 토니노 벨로(Tonino Bello) 주교의 묵상을 인용했다. “예루살렘의 예리코를 순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믿음이 역사를 횡단하고, 희망은 절망을 가로지르며, 자애는 폭력의 결실들과 맞닥뜨립니다.”

“믿음은 위기가 성장의 통로가 될 수 있다고 말해줍니다.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성령께서는 사람들로 하여금 다시 일어날 수 있도록 희망을 불어넣으시며, 여정을 다시 출발하도록 하시고, 다시 꿈꾸게 하시며, 그들의 삶과 가족, 교회와 사회 안에서 헌신할 수 있도록 해 주십니다.”

복음화는 일에 대한 관심을 통해서도 이루어집니다

교황은 “교회의 사회 교리 학교”인 폴리코로 프로젝트의 젊은이들이 이미 “희망의 표징”이라고 강조하면서 연설을 끝맺었다.

“교구에 있는 여러분의 존재가 모든 사람들로 하여금 일에 대한 관심을 통해 복음화가 이뤄진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를 바랍니다. 아울러 폴리코로 프로젝트의 25년이 다시 시작되기를 바랍니다. 이탈리아 교회의 선을 위해 ‘함께 꿈을 꾸자’고 여러분을 격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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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 6월 2021, 00: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