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의 부활 삼종기도 프란치스코 교황의 부활 삼종기도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친구로 대하시고 당신 사랑 안에 머물라고 요구하십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5월 9일 부활 제6주일 부활 삼종기도를 통해 예수님께서 “당신 사랑 안에 머무르라고 우리를 초대하신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무력충돌이 일어난 예루살렘과 카불을 생각했다. 아울러 콜롬비아의 상황에 우려를 표했다. 더 나아가 교황은 (시칠리아) 아그리젠토에서 로사리오 안젤로 리바티노가 복자로 선포된 일과 수많은 국가에서 지내는 어머니의 날도 언급했다. 또한 섬유근육통으로 고통받는 이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번역 이창욱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안녕하세요!

이번 주일 복음(요한 15,9-17 참조)에서 예수님께서는 당신 자신을 포도나무에, 그리고 우리를 가지에 비유하신 다음, 당신과 일치하는 이들이 어떤 ‘열매’를 맺는지 설명하십니다. 이 열매는 바로 ‘사랑’입니다. (주님께서는) ‘머무르다’라는 열쇳말을 한 번 더 언급하십니다. 당신의 기쁨이 우리 안에 있고 또 우리의 기쁨이 충만하게 하시려고 그분께서는 당신의 사랑 안에 머무르라고 우리를 초대하십니다(요한 15,9-11 참조). 예수님의 사랑 안에 머무르기.

이렇게 자문해봅시다. ‘예수님께서 당신의 기쁨을 얻기 위해 머무르라고 우리에게 말씀하시는 이 사랑은 어떤 것인가?’ 어떤 사랑입니까? 그것은 ‘아버지 안에’ 기원을 둔 사랑입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시기 때문입니다”(1요한 4,8). 이 하느님의 사랑, 아버지의 사랑은, 당신의 아드님 예수님 안에 강물처럼 흐르고, 예수님을 통해 당신의 피조물들인 우리에게 도달합니다. 사실 그분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아버지께서 나를 사랑하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사랑하였다”(요한 15,9).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사랑은 아버지께서 예수님을 사랑하시는 사랑과 똑같은 사랑입니다. 곧 순수하고 조건 없는 사랑, 거저 베푸시는 사랑입니다. (그 어떤 것으로도) 살 수 없습니다. 그것은 무료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그 사랑을 우리에게 주시며 – 이 사랑을 통해 – 우리를 친구로 대하십니다. 우리로 하여금 아버지를 알게 하시고, 세상의 생명을 위해 당신과 똑같은 사명에 우리를 참여시키십니다.

더 나아가 우리는 이렇게 질문해볼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 사랑 안에 어떻게 머무를 것인가?’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도 내 계명을 지키면 내 사랑 안에 머무를 것이다”(요한 15,10). 예수님께서 한마디로 요약하신 당신의 계명은 바로 이것입니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요한 15,12). 예수님께서 사랑하시는 것‘처럼’ 사랑한다는 것은, 그분께서 당신 제자들의 발을 씻기실 때 행하신 것처럼, 형제들을 섬기는 것에, (그러한) 섬김(봉사)에 헌신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는 또한 자기 자신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을 의미하며, 우리 자신의 인간적 안정과 세속의 안락함에서 떨어져 나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타인들, 특히 도움이 가장 필요한 이들에게 우리 마음을 열기 위해 말입니다. 아울러 그것은 우리가 있는 그대로의 우리를, 우리가 가지고 있는 그대로를 (하느님의 뜻에) 맡기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는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사랑하라는 뜻입니다.

그리스도처럼 사랑한다는 것은 세상이 우리에게 제안하는 다른 “사랑들”에 ‘아니오’라고 말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를 테면) 돈에 대한 사랑 – 돈을 사랑하는 이들은 예수님께서 사랑하시는 것처럼 사랑하지 않습니다 – , 성공에 대한 사랑, 허영에 대한 사랑, 권력에 대한 사랑, (...) 이렇게 사람을 속이는 “사랑”의 길들은 주님의 사랑에서 우리를 떼어놓고 우리를 더욱더 이기적이고 자아도취적이며 강압적인 사람이 되도록 이끕니다. 강압적인 사람이 된다는 것은 사랑의 퇴보를 초래하고, 타인을 학대하며, 사랑하는 사람을 고통스럽게 만듭니다. 저는 폭력으로 변하는 병든 사랑을 생각해 봅니다. 그로 인해 오늘날 얼마나 많은 여성들이 폭력의 피해자가 되고 있는지 생각해 봅니다. 이런 것은 사랑이 아닙니다. 주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시는 것처럼 사랑한다는 것은 우리 곁에 있는 이를 인정하고, 그의 자유를 존중하며, 우리가 바라는 대로가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그 사람을 사랑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있는 그대로의 그를, 무상으로 말입니다. 마지막으로, 예수님께서는 우리의 생각이 아니라, 우리 자신에 대한 숭배가 아니라, 당신 사랑 안에 머무르기를, 당신 사랑 안에 머물러 있으라고 우리에게 요구하십니다. 자기 자신을 숭배하며 사는 사람은 거울 속에서 삽니다. 늘 자신만을 바라봅니다. (주님께서는) 타인을 통제하고 조종하고 있다는 생각에서 벗어나라고 우리에게 요구하십니다. 그들을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을 섬겨야 합니다. 타인에게 마음을 여는 것, 이것이 바로 사랑입니다. 그리고 (사랑은) 타인에게 우리를 내어주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주님의 사랑 안에 머무르는 것은 우리를 어디로 이끕니까? 과연 우리를 어디로 이끌까요?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내 기쁨이 너희 안에 있고 또 너희 기쁨이 충만하게 하려는 것이다”(요한 15,11). 주님께서는 아버지와의 완전한 친교 안에 계시기 때문에, 우리가 당신과 일치하는 만큼, 당신께서 가지고 계신 기쁨이 우리 안에도 있기를 원하십니다. 우리의 불충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하느님으로부터 사랑받고 있음을 아는 기쁨은 우리로 하여금 삶의 시련을 믿음으로 직면하게 합니다. 또한 위기를 거치고 위기에서 빠져나오면서 (예전보다) 더 나은 모습으로 살아가게 합니다. 우리가 참된 증거자가 되는 것은 이러한 기쁨을 사는 데 있습니다. 기쁨이란 참된 그리스도인의 탁월한 표징이기 때문입니다. 참된 그리스도인은 슬퍼하지 않고,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항상 내적 기쁨을 지닙니다.

부활하신 주님의 기쁨을 증거하면서, 우리가 ‘예수님의 사랑 안에 머무르고’, 모든 이를 사랑하며 성장할 수 있도록 동정 마리아께서 우리를 도우시길 빕니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용시에는 출처를 밝혀주시고, 임의 편집/변형하지 마십시오)

09 5월 2021, 23:53

부활 삼종기도란 무엇인가?

부활 삼종기도(라틴어 Regina Coeli, 혹은 Regina Caeli 레지나 첼리)는 4개의 성모 찬송가 중 하나다. 나머지 3개의 성모 찬송가는 ‘구세주의 거룩하신 어머니(라틴어 Alma Redemptoris Mater 알마 레뎀토리스 마테르)’, ‘하늘의 모후님 기뻐하소서(라틴어 Ave Regina Coelorum 아베 레지나 첼로룸)’, ‘모후이시며(라틴어 Salve Regina 살베 레지나)’다. 

부활 삼종기도는 지난 1742년 베네딕토 14세 교황이 삼종기도(라틴어 Angelus 안젤루스) 대신 주님 부활 대축일부터 성령 강림 대축일까지의 부활 시기 동안 죽음에 승리한 표징으로 일어서서 바치게 했다. 

부활 삼종기도 역시 삼종기도처럼 하루에 세 번 바쳤다. 아침, 정오, 저녁 시간에 하루의 시간을 하느님과 성모님께 봉헌하기 위해서 바쳤다. 

독실한 전통에 따르면, 이 오래된 찬송가는 6세기 혹은 10세기에 생겨났다. 그러다 18세기 중반 프란치스코회 성무일도서에 삽입되면서 일반적인 신심으로 널리 알려져 자리잡았다. 4개의 짧은 계응시구로 이뤄져 있으며, 각자 알렐루야로 마무리된다. 이 기도는 신자들이 마리아와 함께 그리스도의 부활을 기뻐하기 위해 하늘의 모후이신 마리아께 드리는 기도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2015년 부활절 다음날인 4월 6일에 부활 삼종기도를 바치면서 이 기도를 바칠 때 가져야 할 마음의 상태에 대해 다음과 같이 권고했다. 

“ (…) 마리아께 기뻐하라고 초대하면서 그분께 기도합시다. 왜냐하면 자신의 태중에 모시던 분께서 약속한 대로 살아 나셨기 때문입니다. 우리를 성모님의 전구에 맡겨드립시다. 사실, 우리의 기쁨은 마리아의 기쁨을 반영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분께서 예수님의 사건들을 지키셨고, 또 소중히 여기시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이 기도를, 어머니가 기쁘시기 때문에 기뻐하는 자녀들의 벅찬 감정으로 바치도록 합시다.”

최근의 삼종기도와 부활 삼종기도

모두 읽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