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 내사원의 내적 법정에 관한 교육 과정 참석자들의 교황 알현 교황청 내사원의 내적 법정에 관한 교육 과정 참석자들의 교황 알현 

교황 “고해사제는 형제이고 아버지이며 위로자가 돼야 합니다”

고해성사를 통해 “우리 각자는 다른 사람들을 섬기기 위해 용서받은 죄인”이 되며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고 우리의 삶을 변화시킨 하느님의 사랑을 만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3월 12일 교황청 내사원의 내적 법정에 관한 교육 과정 참석자들을 대상으로 연설하며 이 같이 말했다. 교황은 고해사제들에게 고해자들의 고통이 느껴지면 더 이상 묻지 말라고 호소했다.

Benedetta Capelli / 번역 안주영

프란치스코 교황은 고해소에서 “아늑한 사랑의 빛줄기”와의 만남이 “돌처럼 굳은 마음을 (부드러운) 육의 마음”으로 바꿔주고, “사랑의 품 안에서” 자비와 내어 맡김을 통해 변화를 일으킨다고 말했다. 교황은 고해성사의 힘을 묘사하기 위해 열정적인 단어들을 사용했다. 교황은 3월 12일 금요일 바오로 6세 홀에서 지난 3월 8-12일 온라인으로 열린 교황청 내사원의 제31차 내적 법정에 관한 교육 과정에 참석한 이들을 만났다. 이번 교육 과정에 참석한 성직자는 모두 870명이다. 교육 과정이 사순 시기에 행해졌다고 말한 교황은 사순 시기가 “참회의 시간이자 광야의 시간이며 회개와 속죄의 시간이자 자비를 받아들이는 시간”이라며, “이는 우리에게도 해당된다”고 말했다. 

교황은 변화시키는 사랑 안에는 출석해야 하는 “체육관”이 있다면서, 이 사랑은 타인을 위한 사랑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곳에서는 “실행할 수 있는 사랑”으로 하느님의 사랑과 그분의 자비에 응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사랑으로 환대받았던 이는 형제를 환대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사랑을 포기한 이는 고통받는 이들을 위로할 수 없습니다. 하느님으로부터 용서받은 이는 형제들을 (온) 마음으로 용서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자비의 손길

교황의 묵상을 이끌어주는 세 가지 표현이 있다. 첫 번째는 “사랑에 자기 자신을 온전히 내어 맡기다”라는 표현이다. 이는 “진정한 믿음의 행위”를 수행한다는 의미다. “하느님께서 부르시고, 인간은 응답합니다.” “고해성사에 간다는 것은 얼룩을 제거하기 위해 세탁소에 가는 것과 같지 않습니다. 이와는 다른 것입니다.”

“믿음은 자비와의 만남, 곧 자비 그 자체이신 하느님과의 만남입니다. 자비는 하느님의 이름이기도 합니다. 또한 믿음은 신비롭고 너그러운 (하느님) 사랑의 품 안에 자신을 온전히 내어 맡기는 것입니다. 이는 우리에게 너무나도 필요한 것임에도, 우리는 때때로 나 자신을 내어 맡기는 것을 두려워합니다.”

교황은 “괴로움, 슬픔, 외로움”을 가져다주는 “세속적인 사고방식”의 틀과 마주하는 것이 바로 위험이라고 말했다. 이에 고해사제는 스스로 지은 죄로 고통에 시달리며 용서받고자 하는 이들에 대해 “경탄할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두 용서받을 수 있도록 모든 것을 내어 주셨습니다

교황의 두 번째 표현인 ‘항복’은 “사랑에 의해 변화되도록 자신을 내어 맡기는 것”이다. 변화되는 이유는 준수해야 하는 일련의 명령 때문이 아니라 “인식되고 무상으로 주어지는 사랑에 대한 매력” 때문이다. 가장 구체적인 예가 우리를 위한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이다. 교황은 “모든 것을 내어 주셨기 때문에, 모두 용서받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훌륭한 고해사제는 변화의 기적을 알아보고 고해자의 마음 안에서 이뤄지는 하느님 은총의 활동에 주의를 기울이면서, 가능한 가장 달라진 행위를 도모하도록 항상 부르심을 받습니다.”

“고해자는 고해소에서 아늑한 사랑의 빛줄기와 만남이 하느님의 사랑과 은총으로 변화되도록 자기 자신을 내어 놓고, 돌처럼 굳은 마음이 (부드러운) 육의 마음으로 바뀌는 것을 체험합니다. 이는 모든 고해 안에서 일어나는 변화입니다. 또한 감정적인 삶 안에서도 위대한 사랑을 만났기 때문에 변화가 일어납니다.”

매일 출석하는 체육관

교황은 사랑에 자신을 내어 맡기고, 사랑으로 변화되고, 사랑으로 돌아갈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것은 교황이 “사랑에 대한 응답”으로 제시한 세 번째 표현이다. 교황은 “창조주와 피조물 사이에 메워질 수 없는 차이 때문에 우리가 하느님의 사랑에 결코 온전히 응답할 수 없지만”, 하느님은 우리에게 “불가능한 일치의 삶 속에서도 가능한 사랑, 곧 형제를 위한 사랑”을 가르치셨다고 설명했다. 

“훌륭한 고해사제는 사랑을 우위에 두고, 이웃을 위한 절대적인 사랑을 항상 제시합니다. 이는 하느님을 위한 사랑을 단련시키기 위해 매일 출석하는 체육관과 같습니다. 다시 죄를 짓지 않겠다는 오늘의 결심은 하느님 사랑에 응답하는 의지의 표징입니다.”

교황은 고해자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을 때로는 부끄러워하는 도전을 받게 된다는 것을 알기에, 아르헨티나의 어느 본당 주임 신부가 동정 마리아에게 자신이 달라지기로 한 약속을 지키도록 도와 달라고 청한 성모님에게 봉헌한 시를 인용했다. “(그는) 죄를 다시 지을 경우를 대비해 문 밖에 열쇠를 놓아 달라고 성모님께 간청했습니다. 그는 문을 열기 위한 열쇠가 항상 그곳에 있을 것임을 알고 있었습니다. 문 밖에 열쇠를 놓아주신 분은 하느님, 곧 하느님의 온유한 사랑이기 때문입니다.”

신앙의 학교

교황은 고해성사를 주기적으로 하는 것이 “고해자뿐만 아니라 고해사제에게도 성화의 길”이라며, “하느님 아버지의 자비로운 사랑에 대한 믿음과 내어 맡김, 변화와 응답의 학교”가 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하느님의 거룩한 백성의 성화를 위한 중요한 임무”라고 덧붙였다. 

“사랑하는 형제 여러분, 우리 각자는 용서받은 죄인들이라는 것을 항상 기억합시다. 우리는 용서받은 이들입니다. 우리 가운데 그렇게 느끼지 못하는 이가 있다면, 고해성사를 가지 않는 것이 나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또한 고해사제도 하지 않는 편이 나을 수도 있겠습니다. 우리 각자는 다른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기 위한 용서받은 죄인이라는 것을 항상 기억합시다. 고해자들 또한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고 우리의 삶을 변화시킨 하느님 아버지의 사랑을 성사적 만남을 통해 만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고통을 주지 맙시다

교황은 고해사제들에게 “관대한 사람이 아니라, 형제이며 아버지이고 위로자”인 “자비로운 사람이 되라”고 거듭 당부했다. 또한 “종교적인 태도는 용서받은 죄인이라는 인식, 곧 고해사제가 지녀야만 하는 이러한 인식에서 비롯된다”고 강조했다. 

“(고해자들을) 평화롭게 맞이하고, 부성애로 받아들이십시오. 모든 이가 부성애를 표현하는 방법을 알고 있을 것입니다. 예를 들자면, 미소, 평화로운 시선 등이겠지요. (…) 평온함을 주며 환대한 뒤에 이야기할 수 있도록 놓아 둡시다. 때때로 고해사제가 (고해자들이) 어떤 죄에 대해 고백하기 어려워하는 것을 눈치채면, 만약 그 죄에 대해 짐작이 되더라도, 신중하지 못한 질문들은 삼가합시다.”

또한 “(고해자들을) 더 이상 고통스럽게도, 고문하지도 말라”고 지적하면서, 그들이 “자신들을 고문할 담당관”처럼 여기지 않도록 불필요한 질문들도 피하라고 권고했다. 

끝으로 교황은 고해사제들이 자신들이 부름 받은 소중한 직무를 “의롭고 충실한 사람”인 성 요셉에게  맡기라고 당부하면서 인사를 전했다. 이어 연설을 앉아서 한 것에 대해 사과를 청하면서, “여독으로 인해 다리가 불편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 3월 8일 월요일 이라크 사도적 순방을 마치고 돌아온 여행을 언급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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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3월 2021, 2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