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프란치스코 교황 

“일치가 갈등을 이길 수 있도록 기도하십시오”

프란치스코 교황은 1월 20일 교황청 사도궁 도서관에서 진행된 수요 일반알현 교리 교육에서 그리스도인 일치 기도 주간에 대해 설명했다. 교황은 “이 심각한 어려움의 시기에 공동선을 장려하기 위해 배타주의를 제쳐두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번역 김호열 신부

그리스도인의 일치를 위한 기도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안녕하세요!

이번 교리 교육은 ‘그리스도인의 일치를 위한 기도’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사실, 1월 18일부터 25일까지의 한 주간 동안은 예수님을 믿는 이들 사이의 분열의 스캔들을 극복하기 위해 하느님께 일치의 선물을 청하는 그리스도인 일치 기도 주간을 지냅니다. 예수님께서는 최후의 만찬을 마치신 다음 제자들을 위해 기도하셨습니다. “그들이 모두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요한 17,21). 예수님께서 수난을 당하시기 전에 하신 기도입니다. 이를 우리는 예수님의 영적 유언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주님께서 제자들에게 일치하라고 명령하지 않으셨다는 것을 우리는 알 수 있습니다. 주님께서 제자들에게 필요한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 연설조차 하지 않으셨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시고, 우리가 하나가 될 수 있도록 우리를 위해 아버지께 기도하셨습니다. 이것은 우리 힘만으로는 일치를 이루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일치는 무엇보다 선물입니다. 기도를 통해 청해야 하는 은총입니다. 

우리 각자는 일치를 필요로 합니다. 사실, 우리는 우리 자신 안에서조차 일치를 유지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바오로 사도조차, 선을 바라면서도 악을 저지르고 마는 것 같은, 찢어질 듯한 내적 갈등을 느꼈습니다(로마 7,19 참조). 이처럼 바오로 사도는 우리 주변(사람들, 가족들, 사회, 국민들, 심지어 믿는 사람들 사이)에 있는 수많은 분열의 뿌리가 우리 안에 있음을 이해했습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현대 세계를 괴롭히는 불균형은 인간의 마음 속에 뿌리 박힌 더욱 근본적인 불균형에 직결되어 있다. 바로 인간 자체 안에서 여러 요인들이 서로 싸우고 있기 때문이다. (…) 그래서 인간은 자기 자신 안에서 분열을 겪고 있으며 바로 거기에서 이토록 심각한 사회 분쟁이 일어나고 있다”(현대 세계의 교회에 관한 사목 헌장 『기쁨과 희망』(Gaudium et spes), 10항). 그러므로 분열에 대한 해결책은 누군가와 대립하지 않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불화는 또 다른 불화를 낳기 때문입니다. 진정한 치료법은 하느님께 평화와 화해 및 일치를 청하는 데서 시작됩니다.

이는 무엇보다 먼저 그리스도인들에게 해당됩니다. 일치는 기도의 열매로만 이룰 수 있습니다. 정치적 노력과 학문적 대화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이를 잘 아시는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길을 열어 주셨습니다. 기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일치를 위한 우리의 기도는 겸손하지만 신뢰를 두고 ‘주님의 기도에 참여’하는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당신의 이름으로 바치는 모든 기도를 아버지께서 들어주실 것이라고 약속하셨습니다(요한 15,7 참조). 이 지점에서 우리는 스스로에게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나는 일치를 위해서 기도하는가?” 일치를 위해 기도하는 것은 예수님의 뜻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기도 지향을 분석해보면, 우리는 그리스도인의 일치를 위해 거의 기도하지 않았음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그럼에도 세상의 믿음은 그리스도인의 일치에 달려 있습니다. 사실, 주님께서는 “세상이 믿을 수 있도록”(요한 17,21) 우리 사이의 일치를 원하셨습니다. 우리가 좋은 주장으로 설득한다고 해서 세상이 믿지는 않을 테지만, 우리를 하나로 묶어주고 우리를 모든 이에게 가까이 다가가게 해주는 사랑을 우리가 증거한다면, 세상도 믿을 것입니다. 

이 심각한 어려움의 시기에 일치가 갈등을 이길 수 있도록 기도가 더욱더 필요합니다. 공동선을 장려하기 위해 배타주의를 제쳐두는 것이 시급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우리의 좋은 모범은 기본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이 완전하고 가시적인 일치를 향한 여정을 지속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최근 수십 년 동안, 하느님의 도우심으로 많은 발전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사랑과 기도 안에서 항구해야 합니다. 의심이나 지침없이 말입니다. 이는 성령께서 교회와 그리스도인들과 우리 모두에게 불러일으켜주신 여정입니다. 이 여정에서 우리는 결코 되돌아갈 수 없습니다. 언제나 앞으로 나아가야합니다! 

기도한다는 것은 일치를 위해 싸우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 싸우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우리의 적인 악마는, 그 단어 자체가 말하는 것처럼, 분열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일치를 이루시기 위해 성령 안에서 하나되는 것을 원하십니다. 악마는 분열시키는 것이 자신에게 유리하기 때문에 언제나 분열시킵니다. 악마는 모든 곳에서 모든 방식으로 분열을 조장하지만, 성령은 항상 일치로 향하십니다. 일반적으로 악마는 어려운 신학이 아니라 형제들의 약점들을 통해 우리를 유혹합니다. 악마는 교활합니다. 악마는 다른 이들의 실수와 약점들을 부각시키며, 불화를 씨 뿌리고, 비난을 유발하고, 파벌을 만듭니다. 하지만 하느님의 길은 전혀 다른 길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시며, 우리를 너무 사랑하시며, 우리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시며, 우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십니다. 무관심하고 죄인인 우리를 받아들이시며, 언제나 우리를 일치로 밀어붙이십니다. 우리 자신에 대해 점검해봅시다. 우리가 생활하고 있는 곳에서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도구인 기도와 사랑으로 일치를 증진하기 위해 싸우고 있는지 아니면 갈등을 일으키는지 자문해봅시다. 사실, 갈등에 불을 붙이는 것은 항상 다른 이들에 대해 나쁘게 말하는 것, 험담입니다. 험담은 악마가 그리스도인 공동체를 분열시키고, 가정과 친구들을 분열시키고, 항상 분열시키기 위해 구비하고 있는 가장 편리한 무기입니다. 하지만 성령은 항상 우리에게 일치의 영감을 불어 넣으십니다.

이번 그리스도인 일치 기도 주간의 주제는 사랑을 다룹니다. “너희는 내 사랑 안에 머물러라. 그러면 많은 열매를 맺을 것이다”(요한 15,5-9 참조). 친교의 뿌리는 상대방을 항상 사랑해야 하는 형제와 자매로 보는데 있어 편견을 극복하게 하는 그리스도의 사랑입니다. 그로써 우리는, 자신들의 전통과 역사를 지닌 다른 교파의 그리스도인들이 하느님의 선물이며, 우리 교구와 본당 공동체 지역 안에 존재하는 선물이라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들을 위해 그리고 가능하다면 그들과 함께 기도하는 것을 시작합시다. 그렇게 함으로써 그들을 사랑하고 그들을 소중히 여기는 법을 배울 수 있을 것입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기도가 교회 일치 운동의 영혼이라고 말합니다(일치 운동에 관한 교령 「일치의 재건」(Unitatis redintegratio), 8항 참조). 그러므로 기도가, 우리 모두 하나 되길 원하시는 예수님의 꿈을 이루는 데 도움이 되는 출발점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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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1월 2021, 13: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