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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TG5 방송대담 “세상은 위기극복을 위해 일치와 형제애가 필요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새해를 시작하며 이탈리아 방송의 뉴스 프로그램 「TG5」와 일문일답을 나눴다. 교황은 코로나19 대유행과 관련된 문제부터 정치와 교회 안에서 여전히 큰 가치를 지니는 최근의 중요한 주제들, 특히 ‘생명과 약한 이에 대한 보호’를 위한 일치의 가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에 대해 말했다. 아울러 모든 이가 백신을 맞을 것을 당부하고 하느님의 선물인 믿음의 가치를 재발견하길 권고했다.

VATICAN NEWS / 번역 이재협 신부

코로나19 대유행이 야기한 전 세계적 위기를 모두 함께 극복하기 위해 일치의 가치를 재발견하기, 고통받는 이와 함께하기, 모두가 형제자매임을 자각하기. 이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탈리아 방송의 뉴스 프로그램 「TG5」와 나눈 인터뷰 내용의 핵심이다. 이번 인터뷰는 1월 10일 주일 저녁 방송됐다. 교황은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단언했다. “이 위기에서 벗어나면서 절대로 예전과 동일하게 남을 수 없습니다. 위기에서 벗어나면서 더 잘 되든지, 혹은 더 나빠지든지 둘 중 하나입니다.” 교황은 모든 이를 위한 새로운 비전이 제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대한 가치들은 언제나 생명 안에 있으며, 이 가치들은 우리가 체험한 삶의 순간들로 해석돼야 합니다.” 교황은 이어 여러 비극적 상황들 중 하나로 지구상의 많은 지역에서 전쟁으로 인해 학교에 다니지 못하고 굶주림으로 고통받는 아이들을 언급했다. 교황은 “이와 관련한 유엔의 통계는 놀라울 정도”라며 다음과 같이 강조했다. “우리가 이러한 부분을 바라보지 않으면서 위기를 벗어난다면 그 결과는 또 다른 실패가 될 것이고 더 나쁜 상황을 맞이할 것입니다. 우리는 아이들과 전쟁, 이 두 가지 문제만을 바라봐야 합니다.”

백신접종은 윤리적 행동

교황은 파비오 라고나(Fabio Marchese Ragona) 기자의 백신과 관련한 질문에 다음과 같이 답했다. “저는 윤리적으로 모든 이가 백신을 맞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선택사항이 아니라 윤리적 행동입니다. 왜냐하면 누구나 자신의 건강과 생명을 누리듯 타인의 생명을 존중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교황은 이어 며칠 안에 바티칸 시국의 백신접종이 시작될 것이라며, 물론 자신도 예약돼 있다고 말했다. “물론 저도 맞을 것입니다. 당연히 맞아야지요. 어떤 사람들은 백신이 위험하다고 하는데, 의사들이 백신이 안전하고 특별한 위험도 없다고 말한다면, 맞지 않을 이유가 있을까요. (백신이 위험하다고 말하며) 자살을 거부한다고 말하는 이들이 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설명해야 할 지 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백신을 맞아야 할 때입니다.” 교황은 덧붙여 말했다. “지금은 ‘나’를 생각하는 시기가 아니라 ‘우리’를 생각해야 하는 시기입니다. ‘우리’라는 생각으로 모든 이가 함께 구원되지 않으면 누구도 구원될 수 없습니다.” 교황은 여러 차례 중요성을 강조한 형제애로 주제를 확장해 이야기를 계속했다. “지금은 도전의 시기입니다. 이웃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고, 그들의 어려움과 함께하며, 그들의 문제에 더 공감하고, 사람들과 더 함께해야 하는 도전의 시기입니다. ‘함께하는 마음’의 적은 무관심의 문화입니다. 어떤 이들은 어떤 문제에 있어 ‘건강한 무관심주의’를 말하지만, ‘무관심주의’는 건강할 수 없습니다. 무관심의 문화는 (많은 것을) 파괴합니다. 왜냐하면 서로 간의 거리를 멀어지게 하기 때문입니다.”

위기를 극복할 “우리의 시간”

교황은 형제애와 무관심에 대해 말했다. “무관심은 우리를 서로 멀어지게 만들고 따라서 우리를 죽음에 이르게 합니다. 반면 위기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길을 위한 키워드는 ‘가까이 다가감’입니다.” 교황은 “일치가 없고, 가까이함이 없을 때, 나라 안에서 사회적 긴장이 야기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교황은 교회와 정치 분야의 “지배 계급”에 대해 말했다. “이 위기의 순간을 지내면서 모든 ‘지배 계급’은 ‘나’에 대해 말할 권리가 없으며, ‘우리’를 강조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위기 안에서 일치를 모색해야 합니다.” 교황은 다음과 같이 강하게 덧붙여 말했다. “이 시기에 정치인, 사목자, 그리스도인, 가톨릭 신자, 주교, 사제를 비롯해 누구든 ‘나’가 아니라 ‘우리’를 강조하지 못하는 사람은 (위기를 헤쳐 나가야 할) 이 상황에 적합한 인물이 아닙니다. 갈등은 우리 삶에 언제나 존재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갈등을 멈추고 국가의, 교회의, 사회의 일치를 위해 힘써야 할 시간입니다.”

낙태는 종교적 사안이기 이전에 인도적 사안

교황은 코로나19 대유행의 위기가 가난한 이, 이주민, 노인 등 약한 이들에 대한 “쓰고 버리는 문화”를 촉진시켰다고 말했다. 교황은 특별히 원치 않는 아이의 임신에 대해 낙태로 대응하는 비극을 숙고했다. “낙태 문제는 종교적 사안이기 이전에 인도적 사안입니다. 곧, 낙태는 먼저 인간 윤리와 관련된 문제이고 그 이후에 종교적 문제입니다. 따라서 무신론자는 자신의 양심 안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입니다.” 교황은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졌다.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간 생명을 없애는 게 정당한가요?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살인청부업자를 고용하는 게 정당한가요?”

미 연방의회 의사당 난입, 역사의 교훈 “폭력은 안 된다”

교황은 지난 1월 6일 수요일 미 연방의회 의사당에서 발생한 비극적 사건도 언급했다. 교황은 (이번 사건이) 미국 국민의 교육과 민주주의의 성숙함을 생각하면 믿기 힘든 사건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교황은 “어떤 성숙한 사회도 공동체, 민주주의, 공동선을 거스르는 길을 가려는 사람들이 있다면 바른 길을 갈 수 없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교황은 “이번 사건으로 이러한 사실이 드러났으며 따라서 올바로 바라보고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아울러 폭력을 단죄했다. “우리는 이와 같은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역사로부터 배우는 법을 잘 숙고하고 이해해야 합니다. 사회에 잘 통합되지 못한 이러한 유사단체는 머지않은 시일 내에 이와 같은 폭력적 행동을 취할 것입니다.”

믿음, 주님께 청해야 할 선물

교황은 끝으로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이동 제한의 시기를 개인적으로 어떻게 지내는가에 대한 질문에 답했다. 교황은 “새장에 갇혀있는 느낌”이라고 말하면서 대규모 집합을 피하기 위해 취소된 사도적 순방을 아쉬워하고 이라크 사도적 순방에 대한 희망을 말했다. 교황은 반면 이 시기 더 많은 시간을 기도에 할애하고 전화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더 많이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교황은 지난해 3월 27일 성 베드로 광장에서 바친 ‘전 세계를 위한 기도’와 같이 “모든 이를 위한 사랑을 표현할 수 있고 타인을 돕기 위한 새로운 길을 보여줄 수 있었던 몇몇 순간들”을 추억했다. 교황은 “이 시간을 통해 무엇보다 주님께 대한 믿음이 선물이라는 생각을 더 깊게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믿음은 선물입니다. 믿음은 저도 당신도, 그리고 누구도 자신의 힘으로 가질 수 있는 게 아닙니다. 믿음은 어디서 구입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여러분에게 주시는 선물입니다.” 교황은 신명기의 한 구절을 인용하며 ‘하느님의 함께하심’을 청하라고 당부했다. “하느님의 함께하심은 믿음 안에서 하느님께 청해야 하는 것입니다.” 교황은 아무도 버려지는 이가 없고, 이기주의적 행동이 사라지며, 일치가 갈등과의 싸움에서 승리하는 2021년이 되길 소망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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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1월 2021, 1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