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프란치스코 교황 

“우리 편에 서시는 하느님의 ‘획기적인’ 선택”

“세례자 요한처럼 하느님의 ‘전대미문의 새로움’ 앞에서 놀라도록 합시다. 하느님은 예수님을 통해 우리의 죄를 짊어지게 하심으로써 세상을 구원하셨고, 죄인인 우리와 연대를 이루게 하셨기 때문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월 19일 연중 제2주일 삼종기도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번역 이창욱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안녕하세요!

이번 연중 제2주일은 주님 공현 대축일 및 주님 세례 축일의 연속성 안에 있습니다. 복음 구절(요한 1,29-34 참조)은 예수님이 스스로를 드러내신 것에 대해 한 번 더 말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사실 요르단 강에서 세례를 받으신 다음, 그분 위에 내려오신 성령에 의해 축성되셨고 하늘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통해 하느님의 아드님으로 선포되셨습니다(마태 3,16-17과 병행구절 참조). 요한 복음사가는 다른 세 명의 복음사가와는 달리 이 사건을 묘사하지 않는 대신, 세례자 요한의 증언을 제시합니다. 그는 그리스도의 첫 번째 증인이 되었습니다. 하느님께서 그를 부르셨고 이를 위해 그를 준비시키셨습니다.

세례자 요한은 예수님에 대해 증언하려는 절실한 열망을 억누를 수 없어 이렇게 밝혔습니다. “과연 나는 보았다. 그래서 저분이 하느님의 아드님이시라고 내가 증언하였다”(요한 1,34). 요한은 무엇인가 획기적인 것을 보았습니다. 다시 말해 하느님의 사랑하시는 아드님이 죄인들과 연대하는 것을 본 것입니다. 성령이 요한에게 전대미문의 새로움을, 그야말로 완전히 뒤바뀐 반전을 이해시켜 주었습니다. 사실 모든 종교에서 인간은 신에게 무엇인가를 바치며 제사를 지내는데 반해, 예수님의 사건에서는 하느님이 인류의 구원을 위해 당신 아드님을 바칩니다. 우리가 미사 때마다 되풀이하는 함축적인 표현을 통해, 요한은 예수님이 가져다 주신 이 새로움에 동의하며 놀라움을 표현합니다. “보라,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하느님의 어린양이시다”(요한 1,29). 

세례자 요한의 증언은 우리 신앙의 여정에서 항상 다시 출발하도록 우리를 초대합니다. 곧, 성부께서 우리를 위해 내어주신 자비로 충만한 어린양, 예수 그리스도에서 다시 출발하는 겁니다. 또한 세례자 요한의 증언은 우리로 하여금 우리 편에 서시고, 우리 죄인과 연대하시며, 세상의 짐을 완전히 짊어지면서, 악에서 세상을 구하시는 하느님의 선택에 다시 놀라게 해줍니다.

이미 예수님을 알고 있다고, 그분에 대한 모든 것을 이미 알고 있다고 과신하지 않도록 세례자 요한에게서 배웁시다(요한 1,31 참조). 알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할 수 있다면, 그리스도의 “거룩한 얼굴” 성화를 관상하면서, 복음에 잠시 머무릅시다. 눈으로 그리고 더 나아가 마음으로 관상합시다. 우리 안에서 우리에게 말씀하시는 성령께서 우리를 가르치실 수 있도록 내어 맡깁시다. ‘그분이시다! 사랑을 위해 제물이 된, 어린양이 되신 하느님의 아드님이시다.’ 그분은, 오직 그분만이 우리 죄를 짊어지셨고, 그분 홀로 고통을 겪으셨으며, 우리 각자의 죄, 세상의 죄, 그리고 나의 죄까지 속량하셨습니다. 모든 죄를 말입니다. 우리가 마침내 자유인이 될 수 있도록, 더 이상 악의 노예가 되지 않도록, 모든 죄를 스스로 짊어지시고 우리에게서 죄를 없애주셨습니다. 물론 우리는 여전히 불쌍한 죄인이지만, 노예는 아닙니다. 아닙니다. 종이 아닙니다. 자녀입니다. 하느님의 자녀입니다!

동정 마리아께서 당신의 아드님 예수님을 증거하는 힘을 우리에게 주시길 빕니다. 악에서 해방된 생명을 통해, 놀라운 신앙으로 충만한 말과 감사하는 말을 통해 기쁨으로 예수님을 선포하는 힘을 우리에게 주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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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1월 2020, 1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