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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신임 추기경 서임식 “연민 어린 마음으로 그리스도를 증거하십시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10월 5일 오후, 재위기간 중 6번째로 열린 추기경회의에서 13명의 신임 추기경을 임명하며 교회의 선교사명을 표명했다. 13명 가운데 8명이 선교 수도회 출신이다. 이번에 임명된 신임 추기경들 가운데 교황 선출권이 있는 추기경은 10명, 교황 선출권이 없는 80세 이상 추기경은 3명이다. 이번 임명으로 추기경단은 총 228명이 됐다. 추기경 서임식은 5대륙 대표단들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하게 치러졌다.

Gabriella Ceraso / 번역 이정숙

“자비로 우리를 바라보신 분을 증거하는 이가 되기 위해 ‘연민 어린 마음(cuore compassionevole)’의 은총을 청합시다.” 이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10월 5일 토요일 오후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신임 추기경 13명의 마음에 새긴, 하느님께로부터 받았고 형제들에게 내어줘야 할 ‘연민(compassione, 동정, 가엾게 여기는 마음)’이라는 “기본 자격”이다.

그들은 신앙의 증거자들이면서 특별히 선교와 변방의 사람들, 대화와 선포의 사람들이다. 교황은 신임 추기경들을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과 라틴 아메리카에서 로마로 불러모으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신임 추기경 서임 발표가 있은 지 한 달이 지난 10월 5일, 그들은 하느님 백성의 선익을 위해 베드로의 후계자에게 충성과 순명을 맹세했다. 추기경 모자(Berretta), 반지(anello), 교황 칙서(bolla)는 그들 봉사의 상징이며, 특별히 그들의 임명장 낭독에서 나타난 것처럼 “용기”와 “피를 흘리기”까지 (섬기며) 살아가겠다는 책임을 상징한다.

틈이 생기지 않게 계획에 착수하겠습니다

교황청 종교간대화평의회 의장 미겔 앙헬 아유소 기소(Miguel Ángel Ayuso Guixot) 추기경은 교황에게 “베드로와 베드로 아래 협력자들”의 선택에 따른 인사와 감사의 마음을 표했다. 이어 대표로 나와 서임식을 위해 참석한 벗들, 가족들, 신자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을 환영하는 인사말을 전했다. 그는 신임 추기경들 가운데 몇 명이 세상에 복음 선포를 의무로 삼고 있는 선교 수도회 출신인지, 또 이번 추기경 서임식이 하느님 섭리에 따라 ‘특별 전교의 달’에 거행됐음을 기억하면서, “다소 수도회의 추기경회의”라고 말했다. 그의 말에는 특별히 교회와 형제들에게 전하길 원하는 봉사의 확신이 담겨 있었다. 

“교황 성하께서는 지치지 않은 업적을 통해 ‘나아가는 교회’가 되는 것, 실존의 변방으로 나아가는 것, 교회일치와 종교 간 대화의 길을 걸어가는 것으로 저희를 수차례 초대하셨습니다. 저희들은 틈이 생기지 않게 이 계획에 착수하고, 형제애, 평화, 일치의 공존이 다스릴 수 있는 새로운 세상을 건설하는 데에 교황님과 함께 노력하기를 열망합니다. 우리 주님께 동정 어린 시선과 마음을 우리에게 주시길 청합니다.”

연민은 항상 하느님 마음에 새겨져 있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프란치스코 교황이 서임식 예식 중에 봉독된 복음을 설명하면서 신임 추기경들을 대상으로 한 강론의 핵심이다. 곧, 하느님의 마음은 아버지의 마음이기에, “연민”이 “항상 하느님의 마음에 새겨져 있었지” “어느 한 순간에 구원 역사에 나타난 것”이 아니다.

“우리는 복음 안에서 고통받는 사람들에 대한 예수님의 연민을 자주 봅니다. 우리가 더 자주 읽고, 더 자주 묵상할 수록 더 깨닫게 되는 것은 주님의 연민이 즉흥적이며 이따금씩 일어나는 태도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오히려 그분 마음은 하느님의 자비가 육화된 자세인 것처럼 일관적입니다.”

쓰고 버리는 것은 비-연민 단체를 만듭니다

예수님은 “병든 육신에 펼쳐친 하느님의 손”이며, 예수님은 “버려진 사람들을 찾으러 가십니다.” 그렇게 나병환자를 고치고, 벳자타 연못가의 고립된 중풍환자를 살리신 것이다. 이처럼 하느님과 모세의 대화가 있는 (구약) 성경에서도 백성들에 대한 “연민 가득한” 사랑이 있었다. 교황은 “불행히도 인간은 연민이 많이 부족하고, (그것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존재 같지만”, “성덕은 연민을 지니고 있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또 제자들에게도 종종 “연민 없는” 모습이 나타난다며, 우리가 수도자이거나 예식을 거행하는 사제이거나 (상관없이 이는) “우리 인간의 공통된 태도”라고 강조했다. “우리는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우리가 지닌 역할은 사제나 레위인이 길 끝에서 죽어가는 사람을 보고, 길 반대쪽으로 지나가는 행동을 보여주는(루카 10,31-32 참조) 가엾은 마음을 지니는 것만으로 충분치 않습니다. 그들은 속으로 “내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을 것입니다. 항상 다른 쪽을 쳐다 보기 위한 어떤 핑계나 변명이 있습니다. 교회의 사람이 (단순히) 직원이 될 때, 이러한 태도는 최악일 것입니다. 그곳에는 항상 변명이 있습니다. 가끔 그 변명은 문서화되어, ‘쓸데없는 제도’를 만듭니다. 나병환자의 경우처럼 말입니다. ‘그들은 밖에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옳습니다. (…)’ 우리도 그렇게 생각했고, 지금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비-연민적 단체(strutture di non-compassione)가 바로 이 너무나도 인간적인 태도에서 생겨납니다.”

연민은 선택이 아니라 본질입니다

교황은 신임 추기경들에게 직접 한 가지 질문을 던졌다. “가장 먼저 우리가 하느님의 연민의 대상이 되었다는 점을 알고 계십니까?” “그분의 자비에 항상 우선적이고 동행된 존재라는 점을 알고 계십니까?” “가장 먼저 우리가 연민의 자녀들이라는 점을 알고 계십니까?” 교황은 “마리아는 항상 그랬다”면서, 이것이 “선택의 문제”나 “복음적 권고”를 뜻하는 게 아니라고 설명했다.

“아닙니다. (연민은) 본질적인 요구사항입니다. 만약 제가 하느님의 연민의 대상이라는 점을 느끼지 못한다면, 그분의 사랑을 깨닫지 못할 것입니다. 연민을 느끼든 못 느끼든, 그것은 설명할 수 있는 현실이 아닙니다. 만약 제가 연민을 느끼지 못한다면, 어떻게 제가 전달하고, 증거하고, 내어 줄 수 있겠습니까? (연민을 느끼지 못했다면 저는) 오히려 (그것들을) 할 수 없을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말해봅시다. ‘나는 저 형제, 저 주교, 저 사제에게 연민의 마음이 있는가?’ (...) 혹은 ‘나는 비난이나 무관심의 태도, 내려다보는 태도, (손을 씻으며 ‘나는 상관없어’라는 식으로) 실제로 자신은 관여하지 않는 태도로 항상 번민으로 나날을 보내는 것은 아닌가?’”

직무의 충실함은 연민에 근거합니다

따라서 무관심이나 쓰고 버리는 것은 추기경의 직무가 아니다. 추기경 직무에 충실할 수 있는 역량은 다음과 같은 살아있는 자각에 달려있다.

“진홍색 수단이 의미하는 대로 자신의 피를 내어 주는 것(순교)에 대한 추기경의 기꺼이 열린 자세(disponibilità)는 연민을 받았다는 인식과 연민을 갖는 역량에 근거할 때 확실해집니다. 그렇지 않으면 (추기경 직무에) 충실할 수 없습니다. 교회 사람들의 많은 불성실한 태도는 연민을 받았다는 의식의 부족, 다른 쪽에서 바라보는 습관, 무관심의 습관에서 생겨납니다.”

신임 추기경들 모두를 위한 교황의 마침 기도는 “연민 어린 마음”의 은총을 청하는 것이었다. 이 마음을 통해 “자비로 우리를 바라보시며, 우리를 선택하시고, 우리를 거룩하게 하시고, 그분의 구원의 복음을 모든 사람들에게 전하도록 우리를 초대하신 분을 증거하는” 사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강론 후에 추기경 서임예식이 시작됐다. 교황은 “그리스도의 용감한 증거자들”이라는 임명장 낭독을 한 뒤 한 사람 한 사람을 호명했다. 신임 추기경들은 자신의 차례에 각자 대답하고, 신앙고백을 한 후, 복음과 교황과 그의 후계자들에게 충성을 서약하고 “이제와 항상 영원한” 순명을 서약했다. 교황이 추기경 모자를 씌워주고, 주교 반지 수여 예식이 뒤따랐으며, 명의를 수여한 뒤, 평화의 포옹을 했다.

마지막으로 주님의 기도를 노래를 부르고 난 후, 교황은 성모찬송을 노래하기 위해 거룩하신 동정 성모상 앞에서 짧게 머물며 기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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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 10월 2019, 1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