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주고리예 메주고리예  사설

메주고리예, 마리아 신심과 목자의 결정

메주고리예 순례 공식 허용은 수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성사생활을 가까이 하게 하는 성지 본당의 선익을 인정한다는 표징이다.

Andrea Tornielli / 번역 이창욱

프란치스코 교황이 메주고리예 순례를 공식적으로 허용하는 결정을 하게 된 이유와 그 깊은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의 교황직무의 행로를 묘사해주는 교황 권고 「복음의 기쁨」(Evangelii gaudium)의 몇 구절을 다시 읽어보는 게 유익하다. 교황은 그 문헌에서 “대중 신심은 일단 받아들인 신앙이 어떻게 한 문화 안에 구현되고 지속적으로 전달되는지를 볼 수 있게 해줍니다”(123항)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라틴아메리카 주교회의 「아파레시다 문헌」을 인용하며, “함께 성지 순례를 하고 다른 대중 신심 활동에 참여하고 자신의 자녀와 함께 하거나 다른 이들을 초대하여 그렇게 하는 것도 그 자체가 복음화의 활동”(124항)이라고도 말했다. 그러면서 다음과 같이 강조했다. “이러한 선교의 힘을 억누르거나 통제하려 들지 맙시다!”

올해 수백만 명의 순례자들이 메주고리예로 향하면서 의미 있는 신앙체험을 했다는 통계자료가 있다. 한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무릎 꿇은 신자들로 가득 찬 큰 본당에서, 저녁에 드리는 성체조배와 고해소 앞에 길게 늘어선 줄이 이를 입증해준다.

“메주고리예에는 은총이 있다고 믿습니다.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회심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교황은 지난 2013년 마리아론 신학자 겸 ‘평신도와 가정과 생명에 관한 교황청 부서’ 차관 알렉산드르 아위 멜로(Alexandre Awi Mello) 신부와 나눈 대화에서 이같이 말했다. 훗날 책으로 출간된 그 인터뷰에서, 교황은 발현 목격자들을 중심에 두어 부각시키는 것과 계속되는 메시지와 비밀들을 주의하라고 말했다(「내 어머니십니다 - 마리아와의 만남」, 치타누오바 출판사, 2018). 하지만 순례자들의 경험에서 나온 긍정적인 결실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 그 책의 서문에서, 아르헨티나 신학자인 카를로스 마리아 갈리(Carlos María Galli) 신부는 다음과 같이 썼다.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신학적인 성찰을 넘어 마리아를 사랑하도록 가르치는, ‘하느님의 충실한 거룩한 백성’의 마리아 신심이다. 여느 다른 사람과 마찬가지로, 하느님 백성의 자녀요 지체인 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충실한 신앙의 의미(sensus fidei fidelium)에 동참하고 그리스도인 대중의 깊은 마리아 신심과 동일시해야 한다.”

바로 이 때문에, 메주고리예 현상을 계속 연구하면서, 발현의 진정성에 관한 언급과는 별개로, 교황은 그 장소로 가서 기도하기 위해 여행을 떠나는 이들의 불편함이 해소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교황청에 소속된 주교를 (메주고리예에) 상주하는 교황청 순시관으로 파견하고 순례자들의 본당을 돌보도록 책임을 맡겼던 것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메주고리예 순례를 오직 “사적으로”만 허용했던, 지금으로부터 20년 전 신앙교리성에 의해 규정된 사항을 넘어, 이제는 (공식적인 순례 허용을) 확정한 것이다. 이제 교구들과 본당들은 하느님 백성의 마리아 신심의 표현인 순례를 조직하고 인도할 수 있게 됐다.

12 5월 2019, 1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