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유소 기소 주교, 교황청 종교간대화평의회 의장 임명 아유소 기소 주교, 교황청 종교간대화평의회 의장 임명 

아유소 기소 주교, 교황청 종교간대화평의회 의장 임명

오는 6월 67세가 되는 스페인 출신 주교인 아유소 기소 주교가 지난해 선종한 토랑 추기경의 뒤를 이어 교황청 종교간대화평의회 의장이 됐다. 아유소 기소 주교는 이슬람 문화에 정통한 인물로, 콤보니 선교사로서 수년 동안 이집트와 수단에서 지냈다.

Sergio Centofanti / 번역 이창욱

프란치스코 교황이 교황청 종교간대화평의회의 의장으로 66세의 미겔 앙헬 아유소 기소(Miguel Ángel Ayuso Guixot) 스페인 주교를 임명했다. 아유소 기소 주교는 지금까지 교황청 종교간대화평의회의 사무총장을 역임했다. 이번 임명으로 아유소 기소 주교는 지난해 7월에 선종한 장-루이 토랑(Jean-Louis Tauran) 추기경의 뒤를 잇게 됐다.

이슬람 문화에 정통한 콤보니 선교사

아유소 기소 주교는 1952년 6월 17일 세비야에서 태어났다. 예수성심의 콤보니 선교회 소속이며, 1980년 9월 20일 사제품을 받았다. 2002년까지 이집트와 수단에서 선교활동을 했다. 1982년 로마 교황청립 아랍-이슬람대학(Pontificio Istituto di Studi Arabi e d'Islamistica, PISAI)에서 아랍 이슬람학으로 석사학위를 취득했으며, 2000년에는 그라나다 대학에서 교의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9년부터 카르툼과 카이로에서 이슬람학 교수로 재직했고, 2012년까지 PISAI 학장을 맡았다. 또한 종교 간 대화의 여러 모임을 주재했다.

베네딕토 16세 전임교황과 프란치스코 교황에 의해 선택되다

2012년 6월 30일 베네딕토 16세 전임교황은 그를 교황청 종교간대화평의회 사무총장으로 임명했다. 이어 2016년 3월 프란치스코 교황에 의해 주교로 서임됐으며, 루페르치아나(Luperciana) 명의주교로 임명됐다. 그는 아랍어, 영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를 구사한다.

라마단 축제를 위한 메시지 “형제애가 두려움의 장벽을 무너뜨립니다”

아유소 기소 주교는 지난 2월 프란치스코 교황의 아랍에미리트 사도적 순방에 동행했다. 그곳에서 교황과 알아즈하르의 대이맘은 “세계 평화와 더불어 사는 삶을 위한 인간의 형제애에 관한 선언문”(2019년 2월 4일, 아부다비)에 역사적인 서명을 했다. 아울러 기소 주교는 최근 라마단 기간이 시작되는 이슬람 세계에 메시지를 보내며 다음과 같이 초대했다. “우리 그리스도인과 무슬림은 다른 이들을 우리 형제자매로 알고 인정하며 그들을 향하여 우리 자신을 활짝 열도록 부름받고 있습니다. 이렇게 하여, 우리는 두려움과 무지의 소치로 쌓아올려진 벽을 허물 수 있고, 온 인류의 선익을 위하여 기본이 되는 우정의 가교를 세우는 데에 함께 노력할 수 있습니다.” 또한 다음과 같이 강조했다. “다양성 존중을 위해서는, 모든 사람의 권리를 증진하는 방향으로 대화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생명에 대한 권리와 온전한 육체에 대한 권리뿐만 아니라, 양심, 사상, 표현, 종교의 자유와 같은 기본적 자유를 누릴 권리를 증진하고자 노력하여야 합니다. 여기에는 사적 영역뿐만 아니라 공적 영역에서도 자신의 신조에 따라 살아갈 자유도 포함됩니다. 이렇게 할 때에, 그리스도인과 무슬림은 형제자매로서 공동선을 위하여 함께 일할 수 있습니다.”

불교 신자들에게, 여성의 권리를 함께 증진할 것

아유소 기소 주교는 며칠 전, 부처님 오신 날을 맞이하여, 여성의 존엄성과 권리의 증진에 중점을 둔 경축 메시지를 불자들에게 보냈다. “불교와 그리스도교는 모든 남녀의 평등한 존엄에 대하여 가르쳐 왔고, 여성의 인권 신장을 위하여 함께 중요한 역할을 해 왔습니다. 또한 여성 불자와 그리스도인은 우리 종교 전통들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에 중요한 기여를 해 왔습니다. 한편, 여성들이 너무나도 흔히 차별과 부당한 대우를 경험하고 있다는 사실도 부인할 수 없습니다. 때로는 여성을 다소 남성보다 열등한 존재로 제시하는 데에 종교적 가르침들이 악용되기도 하였습니다.” 아울러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여성을 보호하고 그들의 기본권과 자유를 수호하는 행동이 시급히 필요합니다.”

그리스도인과 힌두교 신자들은 가장 약한 이들을 보호해야 합니다

지난해 10월 기소 주교는 힌두교의 디파발리(Deepavali) 축제를 맞아 우리 사회의 약자들에게 주의를 기울여야 할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힌두교 신자들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가난한 이들, 병자들, 노인들, 장애인들, 빈곤한 이들, 버림받은 이들, 이민자들뿐 아니라, 사회적, 종교적, 문화적이고 언어적인 관점에서 소외되고 배제된 이들, 그리고 특히 여성들과 어린이들을 비롯한 성 학대와 폭력의 희생자들 같은 약자들에게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대부분의 약자들은 갈수록 무관심하고 인간의 고통과 필요에 무감각한 사회로부터 버려지고 무시되며, 보호받지 못하고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늘날 도처에서 약자들은 상당히 많은 고통을 겪습니다.” 기소 주교는 메시지에서 이러한 “염려스러운 상황”에서 힌두교 신자들과 그리스도인들이 “우리 모두가 하느님의 피조물이고, 그 결과, 동일한 존엄성을 가진 형제요 자매이며, 상호간에 책임이 있음”을 인식하면서 가장 연약한 사람들을 지키고 보호하며 도와주기 위하여 다 함께 투신할 수 있다고 썼다.

그리스도인들과 도교 신자들, 자연법에서 기인하는 공동의 도덕적인 유산

기소 주교는 지난 11월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제2차 그리스도인들과 도교 신자들 간 국제 대화에 참여하면서 다음과 같이 강조했다. “두 종교의 전통에 따른 종교적이고 철학적인 지혜가 문명과 문화를 형성하는 데에 기여했던” 만큼,  “세상의 다양한 시각과 서로 다른 영적 과정에도 불구하고, 그리스도교나 도교는 공동의 도덕적인 가치의 유산을 함께 나누고 있습니다.” 기소 주교는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두 종교의 도적적인 공동 유산은 자연법에서 기인하기 때문입니다. 자연법은 인간 본성에 주어진 것이므로 철학적인 신념이나 종교적인 믿음과는 별개로 모든 인간 존재에게 윤리적으로 구속력이 있습니다.”  

토랑 추기경에 대한 기억, 대화와 사랑의 인물

지난해 7월 5일 (당시 종교간대화평의회 의장) 토랑 추기경이 선종한 다음날, 그의 긴밀한 협력자이자 벗이었던 기소 주교는 토랑 추기경이 모든 이들을 향한 대화와 사랑의 인물이라고 기억했다.

25 5월 2019, 1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