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내 미성년자들의 보호”에 관한 회의 폐막미사 “교회 내 미성년자들의 보호”에 관한 회의 폐막미사  

“악의 신비 앞에서 난폭한 늑대들로부터 약자들을 보호해야 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월 24일 폐막미사 후 레지아 홀에서 “교회 내 미성년자들의 보호”에 관한 회의 폐막 연설을 했다. 교황은 세상의 수백 만 명의 어린이들이 연루된 이 “혐오스러운 죄악들”을 단죄했다. 이런 죄악들은 “작은 이들의 순진함조차 봐주지 않는”, “악의 손길”을 뒤에 숨기고 있는 성 학대와 성 착취의 형태를 띠고 있다고 말했다.

Barbara Castelli / 번역 이창욱

교회 안에서 “단 하나의 성 학대 경우”라도 (이는) “괴물 같은 모습”을 드러내주는 것이며 (이를) “최대한 진지하게 직면해야” 한다. “부정직한 사목자들”에게서 자신들의 “사형집행인들”을 발견했던 “약자들의 침묵의 외침”은 (마침내) “위선과 권력으로 마비된 마음을 떨게 만들 것”이다. 지난 2월 21일부터 24일까지 성 학대의 상처에 관해 논의하고자 전 세계로부터 온 총대주교들, 추기경들, 주교들, 남녀 수도회 장상들과 책임자들이 모였던 “교회 내 미성년자들의 보호”에 관한 회의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이같은 연설로 마무리됐다. 폐막미사 후 교황은 불행하게도 모든 문화와 사회에 역사적으로 만연한 “혐오스러운” 현상의 윤곽을 명확히 설명하며 연설의 말문을 열었다. 교황은 (이 문제가) “과거에는 금기(tabù)로 여겨졌던 문제”였고, 오늘날에도 “유용한 통계” 안에서 볼 때 실제적인 범위 안에 표현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실, 미성년자에 대한 성 학대의 많은 경우들”이 “고발되지 않았으며, 특히 가족적인 분위기 안에서 저질러진 수없이 많은 범죄들은 신고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는 바로 오늘날 교회 안에서 아주 심각한 문제인 성 학대를 규범적인 척도와 민법과 교회법적인 절차를 통해 막으려고 노력할 뿐 아니라, 교회의 내적이고 외적인 현상과 단호히 맞닥뜨려야 하는 의무에 대한 인식이 커졌던 이유입니다. 교회는 사명의 본질을 건드리는 이 악에 맞서도록 부르심 받았음을 느낍니다. 곧, 약자들에게 복음을 선포하고 난폭한 늑대들로부터 그들을 보호하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분노, 배신과 타격

“전 세계적이고 세상을 가로지르는”, 이러한 “비인간적인 현상”은 “교회의 도덕적인 권위와 윤리적인 신뢰성과는 완전히 반대가 되기에, 교회 안에서 가장 심각하고 가장 추악한” 일이 됐다. 이와 같이 그리스도의 정배(교회)는 “사람들의 합당한 분노” 안에서 “하느님의 분노, 이러한 부정직한 사목자들에 의한 배신과 타격”을 성찰해야 할 것이다.

“사람들의 영혼을 구원으로 이끌기 위해 하느님으로부터 선택된 봉헌자(사목자)는 자신의 나약함에 의해, 혹은 자신의 질병에 의해, 정복당하며 사탄의 도구가 되고 말았습니다. 성 학대자들 안에서 우리는 어린이들의 순진함조차 봐주지 않는 악의 손길을 보게 됩니다.”

그와 같은 잔인함을 뿌리 뽑을 것

교황은 “악의 정신을 이기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란 겸손, 우리 자신에 대한 고발, 기도, 참회를 거쳐 예수님의 모범을 따르는 것임을 모두에게 떠올렸다. 이처럼 교회의 목표는 “그들이 어디에 있든지, 잊혀지고 착취당하며 성 학대를 받은 미성년자들의 말을 경청하고, 보호하며 돌보는 것”이다. 아울러 그와 같은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약자들이 겪었던 드라마틱한 삶 자체가 이슈화되어야” 하며, 이는 “여러 가지 이익 때문에 종종 (이 문제를) 도구화하는 모든 관념론적인 논쟁과 저널리스트적 관심을 넘어서야” 한다고 교황은 덧붙였다.

“모든 가치의 올바른 균형을 찾고 교회를 위해 통일된 지침을 제시해야 합니다. 과거의 잘못들로 인한 죄책감과 중재자 역할을 하는 세계의 압력에 의해 야기된 사법주의(giustizialismo)와 이러한 심각한 범죄의 원인과 결과를 맞서지 못하는 자기 방어(autodifesa)라는 두 가지 극단을 피해야 합니다.”

악의 경향

“세상에 있는 수백 만 명의 어린이들이 성 학대와 착취의 피해자들입니다.” 무엇보다 “부모”, “친척들”, “어린 신부의 남편들”, “트레이너들”, “교육자들”의 손을 통해 범죄가 자행되는 이러한 드라마틱한 일은 “수치심”, “혼란”, “복수의 두려움”, “제도에 대한 불신” 때문에, 피해자들이 “신뢰를 갖고 도움을 청하는” 일은 드물다. 그 괴물은 (피해자들을) “고통으로 이끌고, 결국에는 자살로 이끌거나, 혹은 때때로 똑같은 일을 행하면서 앙갚음한다.”

교황의 연설에서 주목할만한 점은 국제 기구의 자료들을 인용한 것이다.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2017년에 2세와 17세 사이에 해당하는 1억 명에 이르는 미성년자들이 신체적, 감정적 혹은 성적인 폭력과 무시를 당했다. 2014년 유니세프의 평가에 따르면, 성 학대 어린이들은 1억2천만 명에 이르고, 이는 여러 통계들 가운데 가장 높은 피해자들의 수치로 기록됐다.

교황은 특히 “섹스 관광”에 대해 말했다. 이는 하나의 상처로, 세계관광기구의 2017년 자료에 따르면 매년 3백만 명이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가지기 위해 여행”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갈수록 더 끔찍하고 폭력적인 성 학대의 표현인 포르노그래피도 이와 마찬가지다.

“포르노그래피의 상처는 남성과 여성 사이, 그리고 그들과 어린이 사이의 관계와 정신에 해로운 영향을 끼치는 무시무시한 차원을 지니고 있습니다. 계속 자라나고 있는 현상입니다. 슬프게도 미성년자들을 대상으로 하고 그들의 존엄성에 심각한 상처를 남기고 있는 포르노그래피 제작은 상당히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교황은 권력 남용의 수많은 어린 희생자들, “모든 이들로부터 잊혀진” 8천5백만 명에 이르는 어린이들이 포함된 인류의 한 부분을 생각하고 있었다. 곧 소년병, 미성년자 매춘, 영양실조 어린이들, 종종 괴물 같은 ‘인간 장기 매매’의 희생자들이 되거나 혹은 노예로 전락하는 유괴된 어린이들, 전쟁으로 희생되는 어린이들, 어린이 난민들, 낙태된 아이들 등이다.

어린이들을 구하기 위한 일곱 가지 전략

수많은 “잔인성, 권력, 돈, 교만, 오만의 신에게 어린이들을 바치는 수많은 우상숭배의 제사” 앞에서, 교황은 세계보건기구의 인도 하에 10개의 국제 단체에 의해 작성된 “최선의 실천사례들(Best Practices)”을 언급했다. (이는) “어린이에 대한 폭력의 종식을 가져오기 위한 일곱 가지 전략”을 의미하는 이른바 INSPIRE라는 일련의 종합대책에 대한 내용으로, 교회 안에서 다양한 차원의 관심을 불러 일으킬 만한 것이다. 이와 같이 “어린이들의 보호”에 관련된 내용을 통해, “그 어떤 대책이든지 주요 목표는 약자를 보호하며 여하한 심리적이고 신체적인 학대의 희생자가 되지 않도록 방지하는 것”이다. 이는 “흠 잡을 데 없는 진지함”이 요구되는 책임이다.  

“여기서 저는 교회가 그 누구라도 그와 같은 범죄를 저지른 사람을 사법기관에 넘기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수행하는 데에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거듭 강조합니다. 교회는 이를 결코 은폐하거나 혹은 그 어떤 사안도 과소평가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교회의 확신에 따르면, 봉헌자(사목자)들의 죄와 범죄는 불충실과 부끄러움으로 교회의 얼굴을 한층 어둡게 칠하며, 교회의 신뢰성을 약화시키면서 교회의 얼굴을 손상시킵니다. 사실 교회는 충실한 자녀들과 함께 이러한 불충실을 비롯해 틀림없고 실제적인 직무태만이라는 범죄행위의 피해자이기도 합니다.”

자신의 부족함에서 다시 출발할 것

교황은 여덟 가지 요점을 계속 설명하며 “참된 정화”를 언급했다. 왜냐하면 “비록 성 학대 예방을 위해 채택한 대책과 개선책에도 불구하고, 사목자들의 성덕에 대한 영원한 임무는 쇄신할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착한 목자 그리스도의 모습을 상징하는 목자들의 성덕은 하느님 백성의 권리이기도 합니다.” 교황은 “하느님에 대한 거룩한 경외심”은 “현실로부터 떼어놓는” 단순한 “알리바이”나 “다른 이들을 비난”하려는 “함정”에 빠지지 않으며, “(개인으로서나 단체로서나) 우리 자신을 고발하고 우리의 부족함을 회복하도록 이끌어준다고 설명했다. 이런 맥락에서 “양성”의 중요성이 부각된다. 다시 말해 “단순히 문제가 있는 성격만 제외시키려는 원칙적인 염려나 부정적인 기준만이 아니라, 정결의 덕을 이해하고 성덕으로 나아가는 적합한 후보자들을 위한 균형 잡힌 양성의 여정을 제공하는 긍정적인 기준을 통해 사제 지망자들의 선별과 양성의 필요성”이 요청된다. 더 나아가 교황은 “주교회의의 지침(가이드라인)을 검증하고 강화해야 한다”며 “방향 제시뿐 아니라 규범의 가치도 갖추어야 하는 척도를 적용하는 데 있어서도 주교들의 일치가 요청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성 학대에 대한 은폐가 악의 확산을 도와주고 더 많은 추문을 부가시키는 만큼, 그 어떠한 성 학대도 결코 과거에 통상적으로 그랬던 것처럼 은폐되고 과소평가되어선 안 됩니다. 특히 교회 활동의 환경과 모든 단체에 예방을 위한 효과적인 새로운 접근방식을 발전시켜야 합니다.”

성 학대를 받은 사람들을 동행할 것

교황은 성 학대를 받은 사람들에 대한 ‘동행’에도 지대한 관심을 보였다. 왜냐하면 “그들이 겪었던 악은 그들에게 지워지지 않는 상처를 남기는데, 그 상처는 분노와 자기파괴의 경향도 드러내기 때문”이다.

“교회는 이 분야에서 전문가들을 활용하면서 필요한 모든 지원을 그들에게 제공해야 할 의무를 갖고 있습니다. 경청해야 합니다. 이런 표현을 쓰도록 해주신다면, 그들의 말을 듣는 데에 ‘시간을 써야 합니다.’ 경청은 상처를 치유하고, 이기주의로부터, 거리감으로부터, ‘나를 건드리지 마세요’라는 태도로부터, 착한 사마리아인의 비유에 나오는 사제와 레위인의 태도로부터, 우리 자신도 치유해줍니다.”

디지털 세계와 섹스 관광

일곱 번째와 여덟 번째 사항에서 교황은 디지털 세계와 섹스 관광에 관해 다시 성찰했다. 특히 전자에 관해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남녀 젊은이들, 특히 신학생과 성직자가, 순진한 어린이들과 그들의 사진을 이용하는 성 학대 범죄와 성 착취 및 여성과 인간 인격의 존엄성에 대한 경멸에 토대를 두고 있는 의존성의 노예가 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러한 지평에서 교황은 “범죄행위는 자유에 대한 권리를 누리지 못한다”고 거듭 강조하며, 지난 2010년 베네딕토 16세 전임교황이 인준한 “가장 심각한 범죄에 관한” 규정을 떠올렸다. 거기에는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포르노그래피 사진에 대해 성직자의 한 일원에 의해” 자행된 “구입, 보유 혹은 확산”이 범죄의 새로운 안건의제로 추가됐다. 당시 “14세의 미성년자” 연령제한에 대해 논의됐는데, 교황은 “이제 미성년자의 보호를 확장시키고 이런 사건의 심각성에 관해 주장하기 위해서는 이 연령제한을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느님의 충실한 거룩한 백성에게 감사

교황은 “주님께 충실하고 전적으로 봉사하며, 일부 형제들의 수치스러운 행동으로 인해 불명예스럽고 신용을 잃었다고 느끼는 모든 사제들과 봉헌자들”에게 감사를 전하며 연설을 마무리했다. 마찬가지로 “그들의 훌륭한 사목자들을 잘 알고 있고 그들을 위해 계속 기도하며 그들을 지원해주고 있는 신자들”에게도 감사를 표했다.

“하느님의 충실하고 거룩한 백성은 일상의 침묵 안에서 여러 가지 방식과 형태로 교회를 눈에 보이게 해주며, 주님께서 그들의 끊임없는 헌신을 지지하고 수많은 상황에서도 당신 자녀들의 고통을 버리지 않으심을 ‘확고한’ 희망을 가지고 증거합니다. 성령으로부터 생기를 받고 지탱되는 하느님의 충실하고 거룩하고 인내심 많은 이 백성은 매일 자기 자신을 내어주는 가운데 주님을 중심에 모실 줄 아는 예언자적 교회의 가장 훌륭한 얼굴입니다. 바로 이 하느님의 거룩한 백성이야말로 성직주의의 상처로부터 우리를 해방시켜 주고 이 모든 혐오스러운 행위들을 치유할 수 있는 풍요로운 토양이 될 것입니다.”

24 2월 2019, 2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