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프란치스코 교황 

“예수님께서는 인류애의 열린 바다로 나아가도록 우리를 도와주십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월 10일 연중 제5주일 삼종기도를 바치기 전, 이날 복음인 루카 복음에 관해 묵상하면서, 모두 놀라움으로 가득 찬 바다로 나아가 “관대한 마음으로” 예수님을 섬기는 데에 헌신하도록 초대했다.

번역 이창욱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안녕하세요!

오늘 루카 복음(루카 5,1-11 참조)은 성 베드로의 부르심을 우리에게 소개해주고 있습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다시피, 그의 이름은 시몬이었고 어부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갈릴래아 호숫가에서 다른 어부들과 함께 그물을 손질하고 있던 그를 보셨습니다. (당시) 그는 밤새도록 물고기를 한 마리도 잡지 못했던 터라 지치고 낙담에 빠져 있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예기치 못한 행동으로 그를 놀라게 하셨습니다. 곧 그의 배에 오르시더니 배를 뭍에서 조금 저어 나가달라고 부탁하셨습니다. 그곳에 많은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에, 거기 있던 사람들에게 말씀하시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렇게 해서 예수님께서는 시몬의 배에 앉아 호숫가에 모인 군중을 가르치셨습니다. 그런데 그분의 말씀은 시몬에게 신뢰할 수 있는 마음을 다시금 가지도록 열리게 만들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또 다른 놀라운 “행동”으로 그에게 이같이 말씀하셨습니다. “깊은 데로 저어 나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아라”(루카 5,4).

(그러자) 시몬은 반문하며 대답합니다. “스승님, 저희가 밤새도록 애썼지만 한 마리도 잡지 못하였습니다”(루카 5,5). 여기서 그는 경험 많은 어부로서 이렇게 말할 수도 있었을 겁니다. “저희가 밤새 아무것도 잡지 못했는데, 낮이라고 별반 다르겠습니까”라고 말입니다. 하지만 그는 예수님의 현존에 고무되고 그분의 말씀에서 빛을 받아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러나 스승님의 말씀대로 제가 그물을 내리겠습니다”(루카 5,5). 이는 우리에게 있어서도 답변하도록 부르심을 받은 신앙의 응답입니다. 곧, 주님께서 당신 제자들에게, 특별히 교회 안에서 책임을 맡은 이들에게 요구하시는 준비된 자세입니다. 베드로의 신뢰에 찬 순명은 경이로운 결과를 낳았습니다. “그렇게 하자 그들은 그물이 찢어질 만큼 매우 많은 물고기를 잡게 되었다”(루카 5,6).

고기잡이의 기적 이야기는 예수님 말씀의 권능을 나타내는 표징입니다. 우리가 관대한 마음으로 그분을 섬길 때, 그분께서는 우리 안에서 큰일을 이루십니다. (그분께서는) 우리 각자에게 이와 같이 행동하십니다. 곧, 그분과 함께 다시 출발하고, 놀라움으로 가득 찬 새로운 바다를 항해하기 위해, 우리 삶의 배 위에 그분을 받아들이도록 초대하십니다. 우리 시대의 인류애의 열린 바다로 나아가라는 그분의 초대는, 다시 말해 선함과 자비의 증거자가 되자는 그분의 초대는, 종종 자신 안에 머물러 있으려고 하는 우리 존재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해 줍니다. 때때로 우리는 천상 스승님께서 우리를 부르시는 부르심 앞에 놀라 당황해서 주저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의 부당함 때문에 (그 부르심을) 거절할 수도 있습니다. 베드로도 그 믿을 수 없는 고기잡이 기적 이후 예수님께 이같이 말했습니다. “주님, 저에게서 떠나 주십시오. 저는 죄 많은 사람입니다”(루카 5,8). 이 겸손한 기도는 정말로 아름답습니다. “주님, 저에게서 떠나 주십시오. 저는 죄 많은 사람입니다.” 베드로는 이미 “주님”으로 알아 뵌 그분 앞에서 무릎을 꿇고 이같이 말했던 겁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그에게 다음과 같이 말씀하시며 용기를 북돋아주셨습니다. “두려워하지 마라. 이제부터 너는 사람을 낚을 것이다”(루카 5,10). 왜냐하면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당신을 믿기만 한다면, 우리의 죄에서 우리를 해방시켜주시고 우리 앞에 새로운 지평을 열어주시기 때문입니다. 그분의 사명에 동참하기 위해서 말입니다.

예수님께서 낙심하고 피로에 지친 시몬과 다른 어부들을 위해 이루신 가장 큰 기적은 (단순히) 그물 가득히 물고기를 잡히게 한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패배 앞에서 실망과 낙담의 희생자가 되지 않도록 그들을 도와주신 것입니다. (그분께서는) 그들을 하느님 나라에 대한 당신 말씀의 선포자와 증인이 되도록 열어주셨습니다. 아울러 제자들의 응답은 즉각적이고 결정적이었습니다. “그들은 배를 저어다 뭍에 대어 놓은 다음,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랐다”(루카 5,11). 하느님의 뜻을 즉각적으로 받아들이셨던 모범이신 거룩한 동정녀께서 주님의 부르심의 매력을 느끼도록 우리를 도와주시고, 그분의 구원의 말씀을 세상 곳곳에 전하기 위해 그분께 협력하는 자세를 갖추게 해주시기를 바랍니다.

10 2월 2019, 00: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