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연민을 느끼는 마음을 가진 사제

호르헤 마리오 베르골료(프란치스코 교황의 본명)는 49년 전 사제 서품을 받았다. 당시 나이는 33세였으며, 화학 기술자 학위를 가지고 있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있어서 사제란 “착한 목자의 연민과 친밀함을 가지고” 군중 가까이에 있는 사람이다.

Benedetta Capelli / 번역 김호열 신부

코르도바 대교구장 라몬 호세 카스텔라노(Ramon José Castellano) 대주교가 호르헤 마리오 베르골료(Jorge Mario Bergoglio)의 머리에 손을 얹고 사제로 서품함으로써 교회를 위한 헌신과 봉사와 사랑의 긴 역사의 시작을 알렸다. 그 날은 베르골료의 33번째 생일 4일 전인 1969년 12월 13일이었다. 그 날은 베르골료가 성소의 불꽃을 불태웠던 17세부터 시작된 성소의 여정을 완성한 날이다. 훗날 프란치스코 교황이 된 베르골료는 산 호세 데 플로레스 성당(Chiesa di San José de Flores)에서 처음 만난 고해 사제 두아르테(Duarte) 신부에게서 자신의 성소를 발견할 수 있었다. 교황이 세르죠 루빈과 프란체스카 암브로게띠와 나눈 대화가 담긴 책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고해성사 후) 강한 확신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저는 사제가 되고 싶었으며, 사제가 되어야만 했습니다.” 베르골료는 21세 때 예수회에 입회했다.

사제는 군중들의 상처를 치유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있어서 사제란 누구인가? 그 대답은 지난 5년간의 교황 재임 동안 했던 말과 강론들 안에서 찾아볼 수 있다. 예컨대, 2014년 3월 6일 로마 교구의 주임 신부들, 사제들과의 만남에서 교황은 자신의 교황 재임 동안의 핵심 단어가 “연민/자비(misericordia)”라고 강조했다. “착한 목자의 모습을 닮은 사제는 자비와 연민의 사람이며, 그의 신자들과 가까이 있고, 모두를 섬기는 사람입니다. 사제는 이것을 배우고 연민을 느끼는 마음을 가지라는 초대를 받았습니다”. 사제는 상처를 치유해주는 사람이다.  

춤추는 사람의 마음이 아닙니다

교황이 지난 2015년 12월 8일 선포한 특별 희년의 주제는 연민/자비(misericordia)였다. 교황은 2016년 6월 3일 사제들의 희년 미사에서 사제의 마음은 “예수님 안에서 확고한 마음”, “주님의 사랑으로 꿰찔린 마음”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이유로 사제는 더 이상 자기 자신을 바라보지 않고, 물론 자기 자신만 바라보아서도 안 되지만, 하느님과 형제들을 바라봅니다. 한 순간의 감동에 매력을 느낀다거나, (무엇인가에) 동조하거나 작은 만족들을 찾으려고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는 ‘춤추는 사람의 마음’이 아닙니다. 대신 성령에게 사로잡힌 마음이고, 형제들에게 내어주는 열린 마음입니다.”

군중과 가까이, 군중 가운데 있는 사제

교황이 강조한 또 다른 특징은 친근감/가까이함(vicinanza)이다. 교황은 지난 2018년 3월 29일 성유 축성 미사 강론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착한 목자의 애정과 친근감으로, 어떤 때는 신자들을 이끌어 주고, 어떤 때는 신자들 가운데 있거나 뒤에서 사목하는, 자신의 신자들 가운데서 걸어가는 ‘가까이 있는’ 사제를 신자들은 칭찬합니다. 뿐만 아니라 그 이상의 것을, 곧 사제에게서 무엇인가 특별한 것을 느끼고, 예수님 앞에서만 느끼는 무엇인가를 느낍니다. 그러므로 우리 사제들의 이러한 친근감을 인식하는 것은 새로운 일이 아닙니다. 친밀함 안에서 예수님께서 인류의 삶 안에 현존하실 것인지, 혹은 서서히 일상화되는 어떤 좋은 습관 안에서 최대로 구현되는 글자 안에만 갇혀서 관념의 수준에 머물러 있을 것인지가 결정됩니다.”

13 12월 2018, 12: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