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프란치스코 교황 

“베들레헴의 기쁨과 스테파노의 죽음은 서로 반대되지 않습니다”

12월 26일 교회는 성 스테파노 첫 순교자 축일을 지낸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성 스테파노가 “천상 스승의 발자취를 따른 첫 번째 제자로 자신의 삶을 하느님께 내어 맡기면서, 자신을 박해하는 사람들을 용서하면서, 예수님처럼 죽음을 맞았다”고 말했다.

번역 김호열 신부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안녕하세요

성탄의 기쁨이 아직도 우리 마음에 넘쳐 흐릅니다.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해 태어나셨으며, 세상에 평화를 가져오셨다는 놀라운 선포가 계속 울려 퍼집니다. 이 기쁨의 분위기 안에서, 오늘 우리는 부제이며 첫 번째 순교자인 성 스테파노의 축일을 지냅니다. 성 스테파노를 기념하는 것이 예수님의 탄생 직후라는 게 이상하게 보일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베들레헴의 기쁨과 초대 교회 첫 번째 박해 중 돌에 맞아 순교한 스테파노의 드라마 사이의 대조가 두드러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아기 예수님께서는 사람이 되시어 십자가에서 죽으심으로써 인류를 구원할 하느님의 아드님이 되셨기 때문입니다. 지금 우리는 포대기에 싸여 구유에 누워 계시는 (예수님을) 묵상합니다. 하지만 나중에는 그분께서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후 아마포에 싸여 무덤에 묻히심을 (보게 될 것입니다).  

성 스테파노는 천상 스승의 발자취를 따른 첫 번째 제자로, 자신의 삶을 하느님께 내어 맡기면서, 자신을 박해하는 사람들을 용서하면서, 예수님처럼 죽음을 맞았습니다. 성 스테파노의 두 가지 태도란 자신의 삶을 하느님께 맡기고 용서하는 것이었습니다. 사람들이 돌을 던질 때 성 스테파노는 “주 예수님, 제 영을 받아 주십시오”(사도 7,59)라고 기도했습니다. 이 말은 십자가 상에서 그리스도께서 하신 말씀과 매우 유사합니다. “아버지, 제 영을 아버지 손에 맡깁니다”(루카 23,46). 예수님의 행위를 충실히 따른 스테파노의 태도는 우리 각자를 향한 초대입니다. 곧, 믿음을 갖고 주님으로부터 오는 긍정적이거나 혹은 심지어 부정적인 삶이라도 우리에게 유보한 것들을 받아들이라는 것입니다. 우리의 존재는 행복한 환경뿐 아니라, 우리가 아는 것처럼, 어려움과 상실의 순간에서도 영향을 받습니다. 하지만 하느님에 대한 신뢰는 그 어려운 순간을 받아들이고, 그 순간들을 믿음 안에서 성장의 기회와 형제들과의 새로운 관계를 구축하는 기회로 살 수 있도록 우리를 도와줍니다. 그것은 바로 당신 자녀들을 향한 너그러움으로 가득하신 아버지이신 주님의 손 안에 우리 자신을 내어 맡기는 것입니다.

십자가의 극한 상황 안에 계셨던 예수님을 닮은 성 스테파노의 두 번째 태도는 용서입니다. 그는 자신을 박해하는 자들을 저주하지 않고, 그들을 위해 기도합니다. “무릎을 꿇고 큰 소리로, ‘주님, 이 죄를 저 사람들에게 돌리지 마십시오’하고 외쳤다”(사도 7,60). 우리는 성 스테파노에게서 용서하는 것을, 항상 용서하는 법을 배우라는 초대를 받았습니다. 그게 쉽지 않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용서는 마음을 넓히고, 나눔을 낳으며, 평온함과 평화를 줍니다. 순교자의 원형인 성 스테파노는 우리에게 가정과 학교, 직장과 본당 및 여러 공동체에서 (가지는) 인간관계 안에서 걸어가야 할 길을 가리킵니다. 곧, 항상 용서하는 마음으로 열려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용서와 자비의 논리는 항상 승리하고 (우리의) 지평을 열어줍니다. 그러나 용서는 우리의 시선을 예수님께 고정시킬 수 있도록 해주는 기도에 의해 키워집니다. 성 스테파노는 성령으로 충만하여, 하늘을 유심히 바라보고, 하느님을 향해 눈이 열려 있었기 때문에, 자신을 죽이려는 사람들을 용서 할 수 있었습니다(사도 7,55 참조). 기도에서 순교를 겪을 힘이 나왔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두려움과 약점과 나약함을 치유하는 굳셈의 은총과 용서할 수 있는 마음을 넓혀 주시길 성령께 간절히 기도해야 합니다. 항상 용서하십시오!

성모님과 성 스테파노의 전구의 기도를 청합시다. 특히 어려운 순간에 항상 하느님께 의지할 수 있도록 우리를 도와주시고, 우리가 용서할 수 있는 사람들이 될 수 있도록 우리를 도와 주시는 그분들에게 전구의 기도를 청합시다.

26 12월 2018, 2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