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가난한 이의 날 미사 세계 가난한 이의 날 미사 

세계 가난한 이의 날 강론… “나를 낮춰 하느님을 향해 높이 나아가십시오”

프란치스코 교황은 제2차 세계 가난한 이의 날과 성 베드로 대성전 봉헌 대축일을 맞아 복음 말씀을 묵상하면서, 그리스도인들이 예수님과 마찬가지로 기도를 통해 높아져 하느님을 만나고 다시 다른 이들의 어려움에 응답하기 위해 낮아져야 한다고 말했다.

Sr Bernadette Mary Reis, fsp / 번역 김단희

프란치스코 교황은 11월 18일 주일 제2차 세계 가난한 이의 날 미사 강론을 통해 “이것이 바로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가르쳐주신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 길은 산 위에 올라 기도 속에서 하느님과 만난 후 다시 아래로 내려와 우리 형제자매들과 만나는 길을 뜻한다. 교황은 로마 시내 6000여 명의 가난한 이들과 봉사자들과 함께한 성 베드로 대성전 미사에서 이와 같은 말로 강론을 시작했다.

흐름을 거스르시는 예수님

교황은 성 베드로 대성전 봉헌 대축일을 맞아, 풍랑이 심한 호수의 물 위를 걸은 베드로의 이야기(마태 14,22-23)에 관해 묵상했다. 예수님께서는 “(오천 명을 먹이시는 기적으로) 성공의 정점”에 이르셨을 때 홀로 기도하시려고 산에 오르셨다. 그리고 다시 풍랑의 한 가운데로 내려가셨다. 교황은 예수님의 이 두 가지 행동 모두가 흐름을 거스르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예수님께서는 성공과 평온함을 모두 뒤로 하셨습니다.” 교황은 예수님을 따르는 이들 또한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가르쳐주신 길, 곧 하느님께로 올라갔다가 우리의 형제자매들에게로 다시 내려오는 그 길”을 따르도록 부르심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안심시키시는 예수님

성공과 평온함을 뒤로 하신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향해 풍랑이 심한 호수 한 가운데로 가신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안심시키고자 하신다. 교황은 이 호수가 바로 예수님이 제압하는 악을 상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것이 바로 예수님이, 그리고 오직 예수님만이 우리의 가장 큰 적인 악마, 죄악, 죽음, 두려움을 이기고 승리할 것이라는 확실한 보증의 표현입니다.” 우리가 삶을 통해 경험하는 다양한 ‘풍랑들’에서 중요한 것은 풍랑 그 자체가 아니라 “우리가 어떻게 삶을 항해하는가”다. 교황은 “항해를 잘하는 비결은 예수님을 우리의 삶의 여정 안으로(배 위로) 초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예수님께서 우리 배 위에 오르시면 바람은 그치고 배는 결코 부서지지 않을 것이다.

베드로의 외침을 들으시는 예수님

교황은 이 복음 말씀을 세계 가난한 이의 날과 연관시켜, 물에 빠지지 않게 구해달라는 베드로의 외침이 가난한 이들, 태아들, 굶주린 이들, 버림받은 노인들, 친구 하나 없이 “삶의 풍랑에 직면”한 이들, “불확실한 미래를 위해 고향을 떠나야만 하는 이들,” 가장 기본적인 것들을 박탈당한 이들 안에서 메아리치고 있다고 말했다.

“가난한 이들의 외침은 나날이 더 커져만 갑니다. 그러나, 점점 더 부유해져 가는 극소수 가진 자들의 소음에 묻혀 그들의 외침은 갈수록 더 들리지 않게 되었습니다.”

손을 뻗어 내미시는 예수님

복음 말씀에서 예수님께서는 손을 내밀어 베드로를 구하신다. 교황은 예수님의 이 행위는 “도움이 필요한 이들과의 관계를 통해 우리의 신앙을 실천하는 것이 왜 그토록 중요한지”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교황은 무관심과 좌절감 등의 감정으로 짓눌려 팔짱을 끼고 바라만 보는 태도는 그리스도인에게 용납될 수 없는 악에 대한 대응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우리는 신앙인으로서,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하신 것처럼, 반드시 손을 뻗어 내밀어야만 합니다.” 아울러 교황은 이렇게 덧붙였다. “하느님께서는 가난한 이들의 외침을 들으십니다. 우리도 과연 그렇습니까?”

대가 없이 주시는 예수님

끝으로 교황은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예수님과 마찬가지로 “의무감으로서가 아니라 대가 없이 기꺼이” 베풀길 바라시며, 되갚을 수 없는 이들에게도 베풀길 바라신다면서 다음과 같이 기도했다.

“주님, 손을 내밀어 저희를 단단히 붙잡아 주소서. 저희가 주님처럼 사랑할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저희가 일시적인 것들을 뒤로하는 법을 알게 하시고, 주위 사람들에게 안심의 원천이 될 수 있게 하시며, 도움이 필요한 모든 이들에게 대가 없이 기꺼이 베풀 수 있게 하소서. 아멘.”

18 11월 2018, 2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