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루살렘 무덤 성당의 순례자들 예루살렘 무덤 성당의 순례자들 

이스라엘 성지, 신자들과 함께 성주간 예식 거행... 대유행 이후 예루살렘을 찾아온 보편 교회의 숨결

이스라엘 성지보호 관구에서 파스카 성삼일 전례가 시작됐다. 작은 형제회(프란치스코회) 이스라엘 성지보호 관구 봉사자 프란치스코 파통 신부는 순례자들이 다시 찾아오고 전례의 삶이 돌아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스라엘 성지를 위한” 연례 성금요일 특별 헌금이 이 같은 사명을 이어가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전했다.

Francesca Sabatinelli / 번역 박수현

이스라엘 성지가 2022년 부활절을 맞아 신자들과 함께하는 전례를 시작했다. 지난 2년 동안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봉쇄조치 때문에 성지로 떠나는 순례자들의 발길이 끊겼다. 그에 따른 일자리 감소는 중동의 그리스도인들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이제 그들은 예루살렘, 베들레헴, 나자렛 그리고 다른 여러 거리가 순례자들로 다시 붐비길 고대하고 있다.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이스라엘 성지보호 관구 봉사자 프란치스코 파통(Francesco Patton) 신부는 “지난 2년간 유례없는 상황에서 작은형제회 성지보호 관구는 고유한 사명을 이어가기 위해 노력했다”며 “성지는 순례자가 없었음에도 온 인류의 부르짖음에 목소리를 내며 기도를 굳건히 했다”고 말했다. 파통 신부는 경제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본당과 학교, 난민과 가장 취약한 사람들을 돕는 활동을 어떻게 이어갈 수 있었는지 설명했다. 그는 “성지에 사는 형제자매들을 잊지 말라”고 호소하며 “주님의 말씀을 항상 기억하자”고 덧붙였다.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더 행복합니다.”

이하 프란치스코 파통 신부와의 일문일답:

파통 신부님, 지난 2년 동안 성지의 그리스도인들은 완전히 고립된 상태에서 부활절을 지냈습니다. 성주간을 기념하기 위해 성지를 찾아오는 순례자들과의 전통적인 만남도 경험하지 못했으며 이는 모든 그리스도교 가정에게 큰 고통이었습니다. 올해는 어떻게 될까요?

“올해는 완전히 정상적인 일상은 아니더라도 거의 정상으로 돌아갈 수 있길 바랍니다. 힘겨웠던 2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후에 예루살렘이 다시 한번 지역 신자들과 전 세계에서 온 신자들이 함께 모여 주님을 경배하는 도시가 되길 바랍니다. 이곳에서 제가 목격한 바에 따르면 이미 충분히 긍정적인 조짐이 보입니다. 올해는 정상적인 초기 단계로 돌아갈 것입니다. 예루살렘이 다시 한번 지역 교회인 동시에 보편 교회가 되길 바랍니다.” 

지난 2년 동안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봉쇄조치로 성지가 폐쇄되면서 순례자들의 발길도 끊겼습니다. 일을 하지 못한 그리스도인들에게는 치명적이었는데요. 그래서 “이스라엘 성지를 위한(pro Terra Santa)” 연례 성금요일 특별 헌금 호소가 참으로 중요합니다. (…)

“그렇습니다. ‘이스라엘 성지를 위한’ 연례 성금요일 특별 헌금은 저희에게 참으로 중요합니다. 헌금액은 최근 몇 년 동안 반토막이 났습니다. 성지를 위한 특별 헌금의 부족은 성지와 성당을 돌보는 일에 있어 저희를 곤경에 빠뜨린다는 걸 의미합니다. 지난 2년 동안 사목활동을 비롯해 자선활동을 포함한 사회사업 등 엄청난 노력을 기울여야 했습니다. 그럼에도 성지를 위한 특별 헌금 덕분에 저희는 약 1만 명의 학생이 있는 약 15개 학교와 함께 활동을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또한 최근 몇 년 동안 레바논과 시리아 등 큰 시련을 겪고 있는 지역에서도 활동을 이어갔습니다. 게다가 이주민과 난민을 수용하는 일도 하고 있습니다. 지금 유럽의 난민 문제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말미암아 명백하게 현실로 다가왔습니다. 하지만 인접국 시리아에서 전쟁이 이어진다는 사실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11년 넘게 지속된 전쟁이며 이제 12년째로 접어들었습니다. 키프로스처럼 인구가 80만 명에 불과한 섬이 인근에 있다는 것도 잊어선 안 됩니다. 이 섬은 거주하는 주민에 비해 난민이 가장 많이 집중돼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스라엘 성지를 위한 연례 성금요일 특별 헌금은 진정으로 필요하고 중요합니다. 저희의 사명을 이어갈 수 있게 하고 가장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계속 도울 수 있게 하기 때문입니다.” 

신부님, 그렇다면 올해 성주간 전례 예식은 코로나19에 의한 제한이 없을 예정인지요?

“그렇습니다. 전혀 제한이 없을 것입니다. 실제로 저희는 얼마 전부터 정상적으로 전례를 거행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마스크 착용과 소독제를 사용하는 등 예방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몇 개월 전부터 정상적으로 전례 거행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곳 예루살렘에서 거행될 성주간 전례 예식은 특별합니다. 단순한 전례가 아니라 다양한 장소, 곧 주님의 수난과 죽음과 부활의 장소로 가는 일종의 순례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예수님 무덤 성당(Il Santo Sepolcro) 방문을 비롯해 성목요일에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최후의 만찬을 나누신 자리인 다락방(Il Santo Cenacolo)에 가서 성찬례 제정, 발 씻김, 사랑의 새 계명을 기억하고 이후 성목요일 저녁에는 아버지의 뜻 안에서 예수님과 함께 기도하고 그분과 하나 되기 위해 겟세마니로 가는 것이 가능합니다. 성금요일에 예루살렘 거리를 따라 저희를 위해 돌아가신 주 예수님의 발자취를 기억하며 골고타까지 십자가의 길을 거행할 수 있다는 것 또한 매우 감동적인 일입니다. 성금요일 저녁 8시에는 작은형제회 전통의 전형이라 할 수 있는 매우 의미심장한 전례를 거행합니다. 곧, 무덤 성당 안에서 이른바 예수님의 장례식을 거행합니다. 물론 파스카 성야와 주님 부활 대축일 예식도 성토요일 밤과 부활 주일 사이에 무덤에서 거행합니다. 아울러 엠마오로 가는 여정을 기억하기 위해 부활 팔일 축제 월요일(천사의 월요일)에 엠마오로 내려가 부활절 전례를 마무리합니다. 올해 이러한 순례 여정은 훨씬 더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왜냐하면 엠마오가 시노드의 이미지와 닮아 있기 때문이며, 교회의 길이요 제자들의 길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그분의 말씀으로 우리 스스로를 일깨우고, 전례적이고도 실존적인 그리스도의 성찬례를 나누며 예수님과 함께 가야 할 여정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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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4월 2022, 0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