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주교대의원회의 일일 언론 브리핑 세계주교대의원회의 일일 언론 브리핑 

주교 시노드 “젊은이들에게 하느님은 추상적 관념”

10월 24일 세계주교대의원회의(주교 시노드) 일일 언론 브리핑 자리에 참석한 한 주교는 미사 참례, 고해성사, 12년의 교리 교육에도 불구하고 많은 젊은이들에게 있어 하느님은 여전히 추상적 관념으로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Russell Pollitt, SJ / 번역 김단희

지난 10월 24일 수요일 시노드 교부들은 ‘젊은이, 신앙과 성소 식별’을 주제로 열린 제15차 세계주교대의원회의(이하 주교 시노드) 최종 문서의 초안에 대해 토론했다. 주교 시노드가 젊은이들에게 보내는 서한도 이날 총회에서 낭독됐다. 이 서한은 오는 10월 28일 주일 주교 시노드 폐막 미사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신자들로 가득한 교회, 하지만 외부 사정은?

아프리카 카메룬 맘페교구장 앤드류 응키아 푸아냐(Andrew Nkea Fuanya) 주교는 아프리카 교구 성당들은 신자들로 가득해 젊은이들을 모두 수용할 공간이 없다고 전했다. 하지만 문제는 미사가 끝난 다음이라면서, 때때로 몇 시간씩 이어지기도 하는 기쁨의 전례를 마치고 나면 젊은이들은 다시 실업, 의료혜택의 부재, 빈곤, 전쟁 상황 등이 기다리는 세상 속으로 돌아가야만 한다고 설명했다.

푸아냐 주교는 아프리카에는 아직 ‘가족’이라는 관념이 강하게 남아 있다면서, 교회 내 가치와도 부합하는 이러한 전통적 가치관이 아프리카에서는 지금도 세대를 이어 전승되고 있으며 젊은이들은 여전히 연장자를 존중한다고 말했다.

아프리카 지역 교회들에 신자들이 많은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푸아냐 주교는 아프리카인의 삶의 중심에 ‘공동체’가 있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푸아냐 주교는 아프리카 사람들이 개인주의의 “잠입”과 싸우고 있다면서, 한번 높은 벽을 쌓아 올리고 집 안에 숨기 시작하면 공동체는 사라지고 사람들간 결속은 끊어지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프리카는 공동체로서의 교회, 가정으로서의 교회라는 특징이 강력한데, 이것이 사라지면 교회는 텅 비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푸아냐 주교는 교회가 모호하지 않은 분명한 언어로 젊은이들에게 진실을 말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특별히 민감한 주제들에 있어 진실이 희석되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젊은이들에게 하느님은 추상적 관념

폴란드 우치대교구장 그제고시 리시(Grzegorz Ryś) 대주교는 이와 반대로 폴란드는 교구 성당에 신자가 없는 게 문제가 아니라고 말했다. 리시 대주교는 교구 젊은이들 가운데 약 절반이 정기적으로 미사에 참례하며 고해성사를 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반드시 예수님을 아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리시 대주교는 12년의 교리 교육에도 불구하고 젊은이들에게 하느님은 여전히 추상적인 관념이라고 말했다. 이어 젊은이들은 신앙이 무엇인지 잘 모른다고 말했다. 젊은이들에게 그들이 생각하는 중요한 가치가 무엇이냐고 물으면 가족이라는 대답이 돌아올 뿐, 신앙은 슬프게도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젊은이들에게 있어 가족은 관계라는 측면에서 중요한 가치다. 리시 대주교는 성탄절이나 부활절 같은 교회 축일을 사례로 들면서, 젊은이들이 이날을 “가족 행사”로는 생각하지만 종교 행사로는 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편 리시 대주교는 폴란드에서 나타나는 이러한 현상에 주목하기 위해 이런 특징을 언급했을 뿐 비판이 목적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젊은이들의 실존적 결정에 동행

독일 뮌헨-프라이징대교구장 라인하르트 마르크스(Reinhard Marx) 추기경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교회의 진보를 향한 국제적 절차와 방법의 일환으로 이번 주교 시노드를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르크스 추기경은 15세에서 28세 사이의 젊은이들에게 관심을 갖는 게 핵심이라면서, 바로 이 시기가 젊은이들이 실존적 결정들을 내리는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젊은이들이 민감한 시기를 보내고 있으므로 교회는 그것을 이해해야 하며, 이 시기에 그들을 제대로 보살피지 않으면 교회는 중요한 ‘복음화의 장’을 잃게 되기 때문에, 특별히 이 나이의 젊은이들을 동행하는 역할에 교회가 큰 관심을 쏟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여성

교회 내 여성의 역할에 관한 질문에 마르크스 추기경은 변화와 성장 없이 진보는 없다고 대답했다. 교회 안의 여성의 역할에 대한 논의는 교회 전체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사안이다. 마르크스 추기경은 교회의 의사결정 과정에 여성의 실질적인 참여가 허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몇몇 부문에서는 이미 이러한 움직임이 실현되고 있다. 그는 30년 전만 해도 자신 또한 이런 의견에는 반대했을지도 모른다고 고백했다. “제가 그 수준에 머물러 있지 않게 된 것에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마르크스 추기경은 교회가 시대의 진보와 여성 평등을 이해해야 한다면서 이것이 하느님께서 복음 말씀에 비추어 교회에 주시는 선물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여성이 가진 잠재력을 썩히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다행히 우리가 그렇게까지 어리석지는 않다는 것에 하느님께 감사드리자고 덧붙였다.

이데올로기적 목적에 섹슈얼리티를 남용해서는 안 됩니다

주교 시노드 최종 문서에 LGBTI(Lesbian, Gay, Bisexual, Transgender, Intersex; 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트랜스젠더, 인터섹스)라는 두문자어를 사용하는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 푸아냐 주교는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를 조심스럽게 선택해야 한다고 대답했다. 푸아냐 주교는 특정 이데올로기에 반대하는 유일한 목소리가 교회라고 강조했다. 또한 푸아냐 주교는 지원을 받기 위해 낙태에 찬성하는 정책을 요청하는 프로그램도 존재한다면서 그런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푸아냐 주교는 주교 시노드 최종 문서에 “LGBTI”라는 말을 쓰는 것에 반대한다면서, 자신의 담당 교구 젊은이들의 99.9%는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알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만약 이 두문자어가 최종 문서에 담긴다면, 그 낯선 개념에 익숙해지기 위해 시간을 들여야 하고 그래야 다른 이들에게 설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르크스 추기경은 독일 교회가 성적 지향이라는 개념을 어떻게 다루는지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마르크스 추기경은 이번 주교 시노드에서 섹슈얼리티에 대한 논의가 있었지만 그것이 이번 주교 시노드의 주제는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주교 시노드에서 섹슈얼리티가 ‘동행’의 차원에서 다뤄졌다고 덧붙였다. 이어 각자 나름의 안건을 피력하기 위해 사방에서 로비가 이뤄지고 있다면서, 이데올로기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섹슈얼리티라는 개념을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교회가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 곧 문화를 동일화시키지 않는 동행의 언어를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언어가 중요하긴 하지만 이번 주교 시노드의 목적은 교회가 최선을 다해 젊은이들을 동행하는 데 있다면서, 예수님의 눈에 섹슈얼리티는 온전한 인간의 한 차원에 불과하지 그것이 온전한 인간 전체를 뜻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마르크스 추기경은 성 학대 문제와 관련해 주교 시노드 직전 독일에서 성 학대 문제가 재조명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번 주교 시노드에서도 이 문제에 관한 논의가 있었으며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태도의 변화라면서, 교황이 이미 여러 차례 지적한 바와 같이 성 학대는 권력 남용의 문제이기도 하다는 점을 언급했다.

24 10월 2018, 12: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