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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들레헴 성가정 병원의 신생아실 베들레헴 성가정 병원의 신생아실 

베들레헴 성가정 병원…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최고의 병원

1985년부터 몰타 기사단의 관리에 따라 운영되고 있는 이 시설은 종교적 신념의 차이에도 상관없이 여성과 신생아들의 의료 서비스를 보장하고 있다. 이제 10만 번째 어린이 환자 지원이라는 목표 달성을 앞두고 있는 베들레험 성가정 병원은 빈곤, 실업, 그리스도인들의 비극적인 버림받음이 만연한 상황에서도 중요한 몫을 하고 있다.

Francesca Sabatinelli / 번역 이정숙

예수 탄생 동굴에서 1킬로미터 이내에 위치한 베들레헴의 성가정 병원이 조만간 10만 번째 어린이 환자를 맞이한다는 목표를 달성할 전망이다. 두 달 전 프란치스코 교황에 의해 몰타 기사단의 신임 병원장으로 임명된 알레산드로 데 프란치시스(Alessandro de Franciscis) 수사는 신생아 및 산부인과 시설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내며 “전직 소아과 의사로서 이 사실이 매우 감동적이다”고 말했다. 이 병원은 “임신 중 보살핌을 받기 위해 찾아오는 여성들을 위한 서비스”에 탁월하다. 임산부들은 베들레헴과 헤브론 행정구역을 포함한 남부 팔레스타인에서 온 여성들이다. 

베들레헴 성가정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신생아
베들레헴 성가정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신생아

고립된 베들레헴 

1985년부터 몰타 기사단이 운영하는 성가정 병원은 이 지역에서 임신 32주 이전 조산아의 분만을 돕고 치료할 수 있는 유일한 시설이다. 또한 지역의 고위험 임산부를 비롯해 약한 신생아나 미숙아를 위한 병원이기도 하다. 팔레스타인 주재 몰타 기사단 대사 미쉘 보위는 “분리장벽으로 둘러싸인 베들레헴에서 사람들은 치료를 받기 위해 다른 센터로 자유로이 이동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 병원은 100만 명의 이용자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준 병원입니다. 여성과 어린이의 건강에 있어 매우 중요합니다.” 

어떠한 종교적 차별도 없다

병원은 18개 병상을 갖춘 신생아 집중치료실을 운영하고 있지만 종종 포화 상태다. 또한 7개의 개별 분만실과 3개의 수술실을 갖추고 있다. 직원은 외과 의사, 마취과 의사, 외과 및 신생아과 간호사들이 있다. 그 외에도 대학병원으로서 지속적인 교육과 연수를 보장하고 있으며, 2021년에만 200명의 간호사와 조산사를 양성했다. 보위 대사는 “이곳은 여성들의 필요와 종교적 신념에 상관없이 환대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말했다. “여성들은 다른 여성들로부터 매우 친절한 환대를 받습니다. 사실 직원의 70퍼센트 이상이 그리스도인 여성과 무슬림 여성입니다. 이는 전통적인 사회에 존재하는 성 역할의 일부를 조용히 바꾸고 있습니다.” 병원의 외래 환자 진료소에는 폐경기 여성들을 위한 웰우먼(Well Women) 진료소, 임신성 당뇨병 진료소, 매일 외딴 마을과 외딴 사막의 지역사회에서 봉사하는 이동식 의료시설이 포함돼 있다. 보위 대사는 “우리는 가임 연령을 넘긴 여성들이 마지막 자녀를 낳은 후 더 이상 의사를 만난 적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덧붙였다.

베들레헴 성가정 병원의 간호사들
베들레헴 성가정 병원의 간호사들

그리스도인을 위한 실질적 지원

환자의 45퍼센트와 직원의 21퍼센트가 난민이다. 성가정 병원 국제이사회 위원 겸 재정위원회 위원장 안드레아 그라시는 “본래 가난한 이들이 오지만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 구호 사업 기구(UNRWA)가 보내는 난민들도 출산이나 집중치료를 위해 이곳을 찾는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곳에는 팔레스타인 당국이 보내는 환자들도 있습니다. 그래서 병원에는 그리스도인 환자와 무슬림 환자들이 있습니다. 차별은 전혀 없습니다. 저희는 모든 환자를 똑같이 대하며 존중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리스도인들은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저희는 지역에서 가장 큰 고용주이며, 병원에서 일하는 그리스도인의 비율이 높습니다. 이스라엘 성지(Terra Santa)에 머무는 것은 아주 힘든 일인데, 병원에서 일함으로써 그리스도인들이 이스라엘 성지에 머물 수 있게 됩니다. 이는 병원이 줄 수 있는 부가가치라 할 수 있습니다.”

감염병의 세계적 확산 이후

특히 베들레헴의 상황은 모두에게 어렵다. 감염병의 세계적 확산이 발발한 지 2년 반 만에 실업률은 90퍼센트에 달했다. 관광과 순례에 의존하는 주민들은 한때 호텔, 식당, 기념품 가게가 문을 닫고 인구의 90퍼센트가 급여를 받지 못하는 상황에 놓이기도 했다. 보위 대사는 “이렇게 성가정 병원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라시 위원장은 “이제 상황이 조금씩 나아지면서 관광객과 순례자들이 돌아오고 있지만, 긴장과 전쟁 상황은 어머니들에게 심리적 스트레스를 준다”고 말했다. “이는 집중치료실이 항상 포화상태인 이유이기도 합니다. 스트레스로 조산이 발생하기 때문에 집중치료실이 매우 중요합니다. 우리 병원은 가난한 이들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병원 비용의 주요 부분은 전 세계에서 오는 개인의 기부로 지원됩니다. 이는 매우 좋은 일입니다.”

여성들의 자부심

보위 대사는 웰우먼 진료소의 치료 덕분에 여성이 존엄을 회복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며 말을 마쳤다. “저희가 여성들에게 가임기 이후에도 건강하게 지낼 수 있도록 존엄의 가치를 가르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진료실을 나오면 그들의 키가 10센티미터는 더 커 보입니다. 얼굴을 들고, 자부심을 갖고, 자신들이 특별하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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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11월 2022, 1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