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프란치스코 교황이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위해 기도하자고 당부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위해 기도하자고 당부했다.  

우리끼리 전쟁을 벌인다면 우리는 그리스도인이 아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월 20일 주일 삼종기도에서 제자들에게 ‘원수를 사랑하라’고 말씀하신 예수님을 떠올리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그리스도인으로 자부하는 사람들이 다른 사람을 적으로 간주하고 전쟁을 하려고 생각한다는 게 얼마나 슬픈 일인지 모릅니다!”

Sergio Centofanti / 번역 이재협 신부

아마 우리는 전쟁을 일으킬 만큼 단단히 미쳐버릴지도 모른다. 상상할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한 유럽의 전쟁 말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최소한 스스로를 그리스도인으로 부르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불장난을 하고 있다. 아마 보이지 않는 전쟁으로는 충분치 않은 듯하다. 곧, 기아와 빈곤,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 질병, 잊힌 수많은 분쟁의 폭력, 일상의 범죄나 일터에서 벌어지는 사고, 고립·배척·착취·무관심이라 불리는 은폐된 전쟁 등 매년 수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는 보이지 않는 ‘세계대전’으로는 충분치 않은 듯하다. 

또한 우리가 더 이상 알지 못하는 전쟁도 있다. 바로 어머니의 뱃속에서 죽어가는 우리 아이들과 싸우는 전쟁이다. 아마 이것이 가장 눈에 보이지 않는 전쟁일 것이다. 언젠가 우리 후손들이 이 소리 없는 학살을 자행한 우리를 비난할지 누가 알겠는가. 이 엄청난 전쟁들을 바라보지 못하는 이들은 자신들의 작은 평화를 당연하게 여긴다. 우리는 과거의 잘못을 반복하는 것을 비난하지 않는다. 

아무도 가리지 않고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가고, 가난한 이들은 더 가난해지고 부자들은 더 부유해진, 이미 온 인류를 충격에 빠뜨린 감염병의 전 세계적 확산만으로는 충분치 않을 수도 있다. 오늘날엔 전쟁의 위협만으로도 다수의 빈곤과 소수의 부를 증가시킨다.

폭력의 광란, 경멸의 발언, 잔혹함의 분출 등 전 세계를 휘감고 있는 분노와 증오가 걱정스럽다. 그리스도인들끼리의 공격과 모욕이 우려스럽다. 예수님께서는 서로에 대한 사랑으로 우리(그리스도인)가 서로를 알아보게 될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하지만 소셜 미디어나 블로그만 보더라도, 우리는 종종 진실과 정의의 이름으로 자행되는 고삐 풀린 상호 충돌과 침략을 목격한다. 사도 바오로는 갈라티아 신자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여러분이 서로 물어뜯고 잡아먹고 한다면, 서로가 파멸할 터이니 조심하십시오”(갈라 5,15). 복음을 믿는 우리 그리스도인들끼리 전쟁을 일으킨다면, 우리가 어떻게 다른 이들에게 전쟁을 일으키지 말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복음은 우리에게 ‘원수를 사랑하라’고, ‘선으로 악을 이기라’고 요구한다. 너무 이상적인 이야기처럼 들린다. 그렇게 들린다면 아마 우리는 이렇게 전쟁을 일으킬 만큼 단단히 미쳐버릴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우리는 최소한 스스로를 그리스도인으로 부르지 말아야 한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용시에는 출처를 밝혀주시고, 임의 편집/변형하지 마십시오)

21 2월 2022, 23: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