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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에지디오 공동체 “교황의 호소에 ‘인도주의적 통로’로 응답합시다”

지옥과 같은 수용소의 모습에 대해 우리는 “정제된” 현실만 알고 있을 뿐이다. 지난 7월 8일 프란치스코 교황은 람페두사 섬 방문 7주년을 맞아 산타 마르타의 집 성당에서 미사를 봉헌했다. 교황은 강론 중에 리비아 “난민수용소”에서 일어나는 비극적인 현실을 다시금 조명했다. 「바티칸 뉴스」는 산 에지디오 공동체의 국제관계 책임자 마우로 가로팔로와 일문일답을 나눴다.

Benedetta Capelli / 번역 박수현

“바다를 건너는 희망”을 품은 사람들을 붙잡아두는 ‘강제수용소’가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리비아 난민수용소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전했다. 그곳에는 바다를 건너다 리비아 민병대에 의해 억류된 난민들이 수용돼 있으며, 이 가운데에는 비공식적으로 억류된 다른 수용자들도 존재한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약 30개의 수용소에서 난민 및 망명 신청자가 4만8000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면서도, 이는 수용소 내부 확인이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확실히 검증되기 어려운 수치라고 밝혔다.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사람들에 따르면 (수용소의) 보건상태는 열악하다. 600명이 화장실 하나를 사용하고 있으며, 식량과 물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추산되는 수치 외에도, 국제이주기구(IOM)는 이곳에서 “끔찍한 폭행과 고문 심지어 살인”이 실제로 행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국제이주기구는 수많은 긴장 및 갈등을 비롯해 리비아에 인신매매를 공급하는 시스템을 해체하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긴급히 구해야 하는 모든 생명

산 에지디오 공동체는 “그 ‘지옥의’ 수용소들에는 긴급히 구조해야 하는 남녀, 그리고 어린이들이 살아가고 있다”고 (리비아) 정부에 호소했다. 산 에지디오 공동체에서 국제관계 책임을 맡고 있는 마우로 가로팔로(Mauro Garofalo)는 교황의 강론을 다시금 강조하면서, 이미 시리아 난민들과 함께 걷고 있는 길, 곧 ‘인도주의적 통로(corridoi umanitari)’를 언급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말씀은 이탈리아 해안에서 몇 킬로미터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곳에 수십만 명의 사람들이 자유를 빼앗긴 채 고통받으며 온갖 종류의 악이 자행되고 있는 지옥 같은 곳이 있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다시금 상기시켜줍니다. 우리가 이를 먼저 깨달았다면 이러한 일들도 일어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교황님은 ‘정제되어’ 전해진 현실에 대해 말씀하셨습니다. 이는 아마도 우리가 그것에 대해 대부분 잊으며 살고 있거나, 그런 일들에 대해 이미 익숙해져 있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우리가 이러한 현실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교황님은 우리 모두에게, 이 가난한 사람들 안에 계신 예수님의 모습과 마주하고 그분을 알아보라고 촉구하셨습니다.”

리비아의 공식 및 비공식 수용소들은 긴장이 가득한 이 나라에서 복합적이고 복잡하게 구성돼 있습니다. 어제(8일)는 이 수용시스템의 해체를 요구하는 국제이주기구(IOM)의 호소도 있었습니다. 이러한 그들의 호소가 현실적으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있을까요?

“리비아의 정치적 군사적 문제를 해결하기가 어려운 것처럼, 이는 실제로 어려운 일입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이것이 우리에게 현재 매우 시급한 해결책의 모색을 면제해주지는 않습니다. 현실에 적용가능한 해결책들이 존재합니다. 인도주의적 구호 활동이 이탈리아와 여러 유럽 국가들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사례는 이미 존재합니다. ‘인도주의적 통로’의 모델이 성공적으로 입증됐습니다. 저는 교황님의 말씀에 한 가지를 더 덧붙이고자 합니다. 그것은 ‘유럽의 문명’이라는 개념에 매우 어려운 도전이 되는 내용입니다. 곧 유럽은, 유럽에 오고 싶어하며 인간의 존엄과 재화 및 건강 등 여러 위험에 빠진 사람들의 생명을 구하기 위한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해결책을 찾아야 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사례와 경험도 우리는 이미 알고 있습니다. 해결할 수 있는 가능성들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모든 사람들의 관대함에 호소해야 합니다. 과거에 우리는 일부 비공식 수용소를 지원하기도 했지만, 정치적 상황으로 인해 실제 개입이 이뤄지지 않았기에 매우 힘들었습니다. 사람들이 민병대, 무장단체, 밀수업자, 인신매매범들에 의해 인질로 잡혀갈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그들을 구해야 합니다.”

산 에지디오 공동체가 이탈리아 주교회의(CEI) 및 다른 단체들과 함께 교회일치운동(ecumenism)의 표징으로 제시한 모델은 어떤 열매를 맺고 있습니까?

“우리는 환대와 통합의 모델을 실험했습니다. 이는 동시에 인신매매와 싸우는 모델이기도 합니다. 이미 수천 명의 사람들이 유럽에 도착했거나, 이미 통합돼 있거나, 통합 과정에 있거나, 난민 지위를 받았습니다. 이는 이탈리아, 프랑스, 벨기에 및 산마리노와 같은 일부 유럽 국가들, 시민사회 단체들, 산 에지디오 공동체, 이탈이아 주교회의, 발도파 교회 및 다양한 단체들의 지지로 완전히 지원을 받은 작업이었습니다. 아울러 이는 정치적 해결책을 기다리지 않고도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한 평범한 사람들에게 (선한) 무언가를 할 기회가 주어지면, 그들의 반응은 매우 긍정적일 것이며 해당 지역에서 널리 환영받게 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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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 7월 2020, 1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