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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기근에 관한 유엔 보고... 교황청 “연대 안에서 더 많이 노력하고 성장해야”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2018년에 8억200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굶주림으로 고통 받고 있다고 ‘2019년 세계 식량안보와 영양상태’에 관한 보고서에서 밝혔다. FAO 상임 옵저버 페르난도 치카 아레야노 몬시뇰을 만나 자세한 내용을 전해 듣는다.

Barbara Castelli / 번역 이창욱

“인류는 가장 가난한 형제들을 위한 의무를 충분히 이행하지 못했습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 국제농업개발기금(IFAD), 세계 식량 프로그램(WFP)의 상임 옵저버 페르난도 치카 아레야노(Fernando Chica Arellano) 몬시뇰은 ‘2019년 세계 식량안보와 영양상태’에 관한 보고서를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FAO, IFAD, WFP를 비롯한 유니세프(UNICEF, 유엔 아동기금), 세계보건기구(WHO) 등 유엔의 5개 기구는 7월 15일 월요일 뉴욕에 이 공동 연례보고서를 제출했다. 보고서는 “제로 헝거”(Zero Hunger)라는 지속가능발전목표(SDG)의 두 번째 모니터링 과정에 포함된 것이다. “제로 헝거”는 기근을 타파하고 식량안보를 증진시키며 2030년 내에 온갖 형태의 영양실조를 종식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근의 잔인함을 나타내는 숫자

3년 동안 세계의 기근은 낮아질 조짐을 보이지 않는다. 전년도 8억1100만 명에 비해 2018년에는 약 8억2000만 명이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음이 드러났다. 저체중으로 태어나는 어린이들은 2050만 명(7분의 1에 해당)이고, 만성영양실조에 걸린 5세 이하의 어린이들은 1억4890만 명이며, 급성영양실조로 고통 받는 어린이들은 4950만 명에 이른다. 기근은 특히 경제 성장이 늦은 국가에서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데, 특히 원자재 무역에 집중적 혹은 평균적으로 전념하는 국가들이 그러하다. 보고서는 또 전 세계적으로 특히 취학연령에 있는 어린이들과 성인들 사이에서 과체중과 비만이 증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모든 대륙에서 남성에 비해 여성이 식량불안을 겪을 가능성이 더 높으며, 라틴 아메리카에서는 큰 차이가 난다. 페르난도 치카 아레야노 몬시뇰은 바티칸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보고서에 따르면, 이 숫자 이면에 있는 사람들은 평화로운 현재도 빛나는 미래도 없다”고 말했다. “국제 공동체는 정말로 더 노력해야 합니다. 분쟁, 경제적 위기, 기후위기와 같이 인간에게 악영향을 끼치는 원인을 제거하려는 의지가 부족합니다.”

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 도움을 요청하는 부르짖음

영양실조에 걸린 대다수인 5억 명 이상이 아시아에 살고 있으며, 대부분 남부에 편중돼 있다. 아프리카의 상황도 심각하다. 비록 천천히 증가하고 있지만, 아프리카의 거의 모든 지역에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기아인구 비율이 세계에서 가장 높다. 특히 동부 아프리카에서는 인구의 3분의 1가량(30.8%)이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다. 기후와 분쟁 외에도 경제적 위기는 기근의 증가를 더한다. FAO 상임 옵저버 페르난도 치카 아레야노 몬시뇰은 “착한 사마리아인”의 비유에 나오는 주인공처럼 무관심에 굴복하지 않고 특히 음식을 낭비하지 않으면서, “우리 모두 기근에 맞서 싸우기 위해 무엇인가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제 공동체는 연대 안에서 성장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연대와 평화에 전념하는 것이야말로 기근에 맞서 싸우는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이하 페르난도 치카 아레야노 몬시뇰과의 일문일답:

“이 보고서는 인류가 가장 가난한 우리 형제들에 대한 의무를 충분히 이행하지 못했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기근은 계속 증가합니다. 이 사실은 2030년 내에 지속가능발전목표인 “제로 헝거”(Zero Hunger)에 도달하려는 위대한 도전을 강조합니다. 말하자면 우리는 국제 공동체로서, 그리고 개인적인 차원에서도, 특히 인간으로서 우리의 의무를 더 잘 이행하기 위해 더 많이 노력해야 합니다. 숫자는 정말 매우 설득력이 있습니다. 아시아에 대해 이야기해봅시다. 5억1390만 명의 사람들이 굶주리고 있습니다. 아프리카요? 2억5610만 명입니다. 라틴 아메리카는 4250만 명입니다. 하지만 보고서는 기근의 잔인함만 강조하지 않고 다른 측면도 부각시켜줍니다. 곧, 비만입니다. 전 세계의 비만 성인은 6억7200만 명, 다시 말해 13퍼센트입니다. 여덟 명 중 한 명입니다. 그러므로 문제는 영양실조만이 아니라, 영양불량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보고서는, 정말로 이 숫자 이면에 있는 사람들이 평화로운 현재도 빛나는 미래도 없다고 우리에게 말해줍니다. 국제 공동체는 정말 더 많이 노력해야 합니다. 그런데 의지가 부족합니다. 분쟁, 경제적 위기, 기후위기와 같이 인간에게 악영향을 끼치는 원인을 제거하려는 의지가 부족합니다. 이 세 가지가 계속해서 이러한 대재앙을 낳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보잘것없는 이들, 고통 받는 이들에 대한 관심은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매우 신경을 쓰시는 주제들입니다. 비록 작은 일이라 하더라도, 어떻게 하면 구조적인 변화를 이끌 수 있을까요?

“우리 모두 기근에 맞서 싸우기 위해 무엇인가 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먼저, 음식을 낭비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런 다음, 사제나 레위인이 했던 것처럼, 가난한 사람 앞에서 눈을 감거나 굶주린 이들의 부르짖음을 외면한 채 지나치지 말아야 합니다. (사실) 이는 개인적인 차원입니다. 본당 차원에서, 그리고 다른 비정부기구 차원에서, 매우 아름다운 일들을 실천하고 있으며 매우 아름다운 시도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이 보고서는 더 많은 일을 하도록 자극을 줍니다. 게다가 국제 공동체는 연대 안에서 성장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연대와 평화에 전념하는 것이야말로 기근에 맞서 싸우는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만일 우리가 기근을 타파하지 않는다면 ‘2030 지속가능발전목표’라는 의제는 달성할 수 없을 겁니다. 첫 번째 목표와 두 번째 목표는 15가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기본적인 것입니다. 이는 우리가 아무도 배제하지 않으면서 모두 함께 통합되어야 한다고 말하는 것으로 요약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지난 6월 27일 FAO의 정기총회 참가자들을 만나신 자리에서 한 사람의 고통이 모두의 고통이므로 모두가 여기에 참여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물의 선용, 특히 식량의 생산과 가장 정의로운 식량 분배에 대한 호소도 하셨습니다. 음식이 남아도는 국가가 있는 반면, 특히 아프리카에는 전 지역이 식량 부족을 겪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불평등은 정말 잔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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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7월 2019, 1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