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레피체 대주교, 이주민 사안에 대해 말하다
“우리가 가난한 이들이 탄 배의 입항을 막고 항구를 닫는다면, 우리는 불행한 사람들입니다. 교회는 침묵할 수 없으며 다른 방법은 없습니다. 교회는 역사적으로 버림받은 사람들 곁에 있었습니다.” 이민자 수용에 관한 최근 논쟁에 대해 팔레르모 대교구장 코라도 로레피체(Corrado Lorefice) 대주교는 지난 7월 15일 주일 마리나(Marina) 광장에서 로살리아 성녀의 축일을 맞아 시민들을 대상으로 행한 연설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그리스도인의 특별함을 잃지 맙시다
로레피체 대주교는 이탈리아 바티칸 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는 마태오 복음 25장 ‘내가 나그네였을 때에 따뜻이 맞아들였다’는 말씀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면서 “무엇보다 포퓰리스트들의 광고가 만연한 이때, 우리는 머뭇거릴 수 없다”고 말했다. “모든 인간이 권리의 주체라는 사실을 망각한다는 건 인류가 공존하는 근본을 망각한다는 걸 뜻합니다. 우리가 만일 그리스도인이 그리스도를 닮아야 하고 그분의 복음을 실천해야 한다는 걸 망각한다면, 이는 그리스도교 공동체가 세상 안에서 모든 특별함을 잃는다는 걸 의미합니다.”
시칠리아, 이주로 기록된 땅
“우리 시칠리아 사람들은 이민으로 기록된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시칠리아 사람들도 세상 곳곳에 도착해 환영을 받지 못했던 똑같은 문제를 겪었습니다. 그러나 결국 전 세계의 많은 나라들에서 시민사회 건설을 위해 기여한 이탈리아인(이민자)들을 잊을 수는 없습니다.”
아프리카에 대한 채무자
“또한 우리는 아프리카에 대한 채무자라는 것을 말해야 합니다. 오늘날 서양은 아프리카 대륙을 계속 약탈하고 있기 때문에, 아프리카 사람들이 우리 땅을 차지하기 위해 오는 이들로 여기는 모순을 저지르거나 위선자로 남아 있을 수는 없습니다. (사실) 오늘날엔 우리가 그들을 점령하고 있습니다. 제가 수년 전부터 방문하는 나라인 콩고에서 그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콜탄(coltan), 금, 다이아몬드와 같은 자원이 풍부하지만 빈곤이 지배하는 곳입니다. 그 원인들 가운데 하나로 서양의 태도가 있습니다. 우리는 이 사실을 결코 잊어서는 안됩니다.”
복음을 오염시키는 위험
“환대의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는 좋은 사람들이 아니라 정의로운 사람들이 돼야 합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그리스도인으로서 사랑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이것이 복음의 진정한 내용이라는 것이라고 확신해야 합니다. 다른 의견은 복음적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저는 복음적 명령의 힘이 오염되고 낭만적인 것이 되는 상황을 우려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