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톨릭성령쇄신봉사회(CHARIS): 대한민국 노숙인, 로마 노숙인 위해 모금 활동
Amedeo Lomonaco
식별, 하느님의 섭리, 성령의 창의성, 카리스마(은사) 등은 교황청에서 국제 성령 쇄신 봉사단체로 회헌을 인준받은 ‘세계가톨릭성령쇄신봉사회’(이하 카리스, CHARIS)가 바오로 6세 홀에서 개최한 “부름받고, 변화되고, 파견되다” 행사의 핵심 주제들이다. 행사 마지막 날인 11월 4일 오후에는 프란치스코 교황과의 만남이 예정돼 있다. 오랫동안 기다려온 교황과의 만남에 앞서 오전에는 교황이 카리스에 위임한 주제인 △성령의 세례 △그리스도인 일치 △가난한 이들에 대한 봉사 등을 아우르는 다양한 보고가 발표됐다. 카리스 국제 공동체 회원 프랑수아 프루토 씨는 궁핍한 이들을 위해 자신의 에너지를 봉헌하는 것이 은총이라고 강조하며 “우리는 가난한 이들의 얼굴에서 예수님을 만나도록 파견됐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가난한 이들 가운데에서 우리를 기다리시는 예수님을 만나도록 부름받았다”고 덧붙였다.
가난한 이들을 위한 가난한 이들의 연대
연대에는 국경이나 한계가 없다. 대한민국 충청북도 음성군 소재 꽃동네 공동체의 신상현 야고보 수사는 한국 노숙인들이 바티칸 인근 노숙인들을 돕기 위해 일정 금액을 모금했다며, 11월 3일에는 카리스와 꽃동네 공동체가 바티칸 인근 노숙인 50명을 위한 식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그는 “노숙인들에게 가장 큰 고통은 가족과 사회로부터 버림받는 것”이라며, 우리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용서라고 말했다. 아울러 다른 이들, 가족, 자신을 용서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방법은 뉘우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노숙인들 중 대다수가 비록 가톨릭 신자는 아니더라도 성령의 이끄심에 따라 살아가는 것 같다고 느낀다며, 어떤 노숙인은 “이제 평화로움을 느낀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연대는 국경이 없을 뿐만 아니라 순환한다. 바티칸 인근 노숙인들도 한국의 노숙인들을 위해 모금 활동을 전개했다.
알파 체험
가난한 이들을 위한 봉사에 대한 보고가 끝난 후 “성령의 창의성”이라는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영국 성공회에서 시작돼 시간이 지나면서 가톨릭 교회로 확산된 “알파 체험”이 논의됐다. 이는 지난 1977년 영국 런던의 성공회 소속 성 삼위일체 브럼턴 교회에서 니키 검벨 신부가 아직 그리스도인이 아니거나 교회와 거리가 있지만 예수님을 알고 싶어 하는 이들을 위한 신앙 입문 과정 강좌를 제공하며 시작됐다. 이후 점차 확대되면서 코스별로 수많은 이들이 참여했다. 오늘날 알파 코스는 전 세계 모든 국가에서 100개 이상의 언어로 마련돼 있다. 니키 검벨 신부는 모든 이가 인생에서 사랑, 목표, 소속감을 추구한다고 말한다. 질문하고 의미를 찾다 보면 진정으로 유효한 단 하나의 답, 곧 예수님의 삶과 말씀을 찾을 수 있다.
디지털 시노달리타스
교황청 홍보부 차관 루시오 아드리안 루이스 몬시뇰은 “디지털 시노달리타스”를 주제로 한 연설에서 디지털 영역의 도전을 강조했다. 그는 복자 카를로 아쿠티스가 삶으로 보여준 것처럼 예수님께 대한 사랑을 증거하기 위해 밖으로 나가는 교회가 되는 게 핵심 메시지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우리가 사람들의 언어로 말해야 한다며, 우리 삶이 “성령의 힘을 드러내야 한다”고 말했다.
자비로우신 하느님 선포하기
루이스 몬시뇰은 모든 그리스도인이 마음에 새겨야 할 본질적인 질문을 던졌다. “지금 여기에서 성령 강림을 새롭게 하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요? 우리를 애틋하게 사랑하시는 하느님, 자비로우신 하느님을 선포해야 합니다.” 그는 디지털 문화도 우리가 살아가야 할 공간이라며, 관건은 디지털이라는 도구를 사용하는 게 아니라 이 문화를 살아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디지털 문화에서 살아가는 데는 많은 위험과 두려움이 따르지만, 우리는 “넘어지더라도 다시 일어나야 한다”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 아울러 인간 실존의 변두리, 곧 “하느님도 없고 희망도 없는 모든 이에게 다가가기 위해서는 항상 밖으로 나가는 선교사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디지털 선교사
선교사, 디지털 복음 선포자, 가톨릭의 영향력 있는 인사들이 참여하는 “디지털 시노드”의 주요 내용도 토론회에서 나왔다. 오늘날 디지털 공간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복음화와 선교 소명을 느끼는 디지털 선교사는 약 2000명이다. 브라질 출신 베로니카 씨는 주님의 말씀 안에서만 진정한 위로를 얻는 상처 입은 사람들이 SNS에 있다고 소개하면서, 디지털 선교사의 임무는 “SNS에서도 하느님의 사랑이 입소문이 나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평화 콘서트
피노 스카푸로 카리스 회장이 사회를 맡은 토론회는 그리스도인 예술가들의 나눔으로 더욱 풍성해졌다. 프란치스코 교황과의 만남이 끝난 후, 바오로 6세 홀에서 열린 “부름받고, 변화되고, 파견되다” 행사는 11월 4일 저녁 평화를 위한 콘서트를 끝으로 마무리된다. 콘서트는 여러 대륙에서 온 그리스도인 청년 단체들의 공연으로 펼쳐진다. 또한 러시아, 우크라이나, 이탈리아 음악가들과 함께 브라질 헤시피 교외의 소외 계층의 젊은 예술가들로 구성된 심포니 오케스트라도 선보일 예정이다.
번역 박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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