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아시아 등 일부 지역, 방인 사제 양성 통한 사제 성소 증가 추세
Antonella Palermo / 번역 이재협 신부
오늘날 사제 성소는 구대륙의 경우 성소자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아프리카와 아시아 그리고 브라질을 비롯한 일부 중남미 국가 등은 사제 성소가 증가하고 있다. 오늘날 더 많은 성소의 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청소년 사목과 성소 사목에 통합적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과제가 있다. 지역 교회에서 방인 사제 양성을 위한 노력을 살펴보면 이는 벌써 놀라운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제60차 성소주일 담화와 관련해 4월 26일 오전 교황청 공보실 기자회견장에서 드러난 사실이다. 오는 4월 30일 지내는 제60차 성소주일의 주제는 “은총이며 사명인 성소”다.
동행하고 환대하는 교회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 유흥식 라자로 추기경은 기자회견을 통해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한창일 때 성 바오로 6세 교황이 성소주일을 제정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그리스도교 공동체가 “누구도 배제하지 않으면서 환대하고 반기는 자리”가 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성령의 창조적 활동을 방해하지 않고 모든 이가 저마다 자신의 성소를 발견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줘야 합니다. 사목자와 평신도 모두의 노력이 필요한 일입니다.” 유 추기경은 그 어느 때보다 오늘날 교회가 “이웃의 손을 잡아주고, 동행하며, 모든 이의 여정에 가까이 다가가야 할 사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프란치스코 교황 이후 사제상이 어떻게 변했는지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유 추기경은 교황의 한국 방문을 떠올리며 다음과 같이 답했다. “한국을 방문한 교황님의 모습을 통해 교황님이 보여주신 사제상의 ‘기준’을 가까이서 볼 수 있었습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격식을 차리느라 주변을 불편하게 하지 않는 사제의 모습입니다.”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방인 사제 성소 증가
교황청 성직자부 차관 안드레스 가브리엘 페라다 모레이라 대주교는 교황의 성소주일 담화의 두 가지 측면을 강조했다. 첫 번째 측면은 교황이 지난 1953년 9월 21일 고해성사를 받고 싶다는 강한 열망을 느꼈던 날의 개인적 체험을 소개한 부분이다. 교황은 그날부터 사제직으로의 부르심을 간직하는 삶을 시작했으며, 그날 마음에 새겨진 성소는 한 순간에 지워지지 않는 지속되는 은총이 됐다. 두 번째 측면은 올해 성소주일의 주제인 “은총이며 사명인 성소”다. 이 주제는 브라질 주교회의가 3년간의 여정을 시작하며 택한 동명의 주제에서 따온 것으로, 작년 브라질 주교들이 교황을 알현했을 당시 해당 주제에 감명을 받은 교황이 올해 성소주일 주제로 선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모레이라 대주교는 전 세계적으로 사제 성소가 증가하는 지역을 묻는 기자에게 아프리카, 아시아 그리고 브라질과 중남미 일부 지역에서 성소가 실제로 증가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해 성직자부 차관보 시모네 렌나 몬시뇰은 유럽이 성소 위기를 겪고 있는 반면, 한때 복음선포를 위해 선교사들이 방문했던 지역에서 선교사들의 헌신이 열매를 맺어 방인 사제가 많이 탄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럽에서는 적절한 청소년 사목을 수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는 성소 개발 측면에도 위기를 초래합니다.”
사제, 수도자, 평신도의 공동책임
렌나 몬시뇰은 성소주일 교황 담화에 담긴 제안을 구체적으로 실천에 옮기는 몇 가지 방안으로 성소를 위한 전야기도를 제시했다. “성소를 위한 전야기도를 통해 다양한 성소의 교향악이 드러나게 됩니다. 모든 성소는 서로 다른 성소와 상호 의존하는 관계 속에서 잘 자라나야 합니다.” 이를 위한 교육은 예비자 교리, 청소년 주일학교, 혼인교리 및 가정교리, 신학교 교육을 통해 이뤄질 수 있다. “그리스도교 공동체의 누리집이나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서도 전파할 수 있습니다. 또한 미사 중 강론 시간을 교황님의 말씀을 강조하는 기회로 삼을 수 있습니다.” 성직자부 소속 에이몬 맥라글린 신부는 각 본당에서 성소 사목 담당자(사제나 수도자 또는 평신도)나 평신도 그룹을 찾아 책임을 맡기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각 교구나 지역, 나라에 성소 센터를 설립해 지속적으로 성소자를 위한 사목을 증진해 나가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끝으로 맥라글린 신부는 교회의 이 고유한 사업을 수행해 나가는 데 있어 세례 받은 모든 이가 단순 협력자에 머무르는 이들이 아니라 공동의 책임을 맡고 있는 이들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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