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예프스키 추기경 “교황님은 우크라이나 상황에 마음 아파하십니다”
Salvatore Cernuzio / 번역 안주영
지난 12월 17일 발전기와 발열내의(발열셔츠)를 전달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르비우로 떠난 교황청 애덕봉사부(교황자선소) 장관 콘라드 크라예프스키(Konrad Krajewski) 추기경이 프란치스코 교황과 메시지를 주고받았다며 다음과 같이 전했다. “제가 무엇을 하고 있고, 어디에 있으며, 최근 무엇을 했는지에 대한 음성 메시지를 교황님께 보냈습니다. 교황님은 즉시 저를 격려하시려고 매우 긴 답신을 보내셨습니다. 우크라이나의 상황에 마음이 아프고, 마음으로 가까이 있으며, 이곳에서 저희 임무가 중요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스도인이 해야 할 일
크라예프스키 추기경은 유선 인터뷰에서 약간의 폴란드어를 사용한 데 대해 양해를 구하며 “피곤하다”고 말했다. 그것은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25킬로미터에 달하는 줄을 서며 운송과 환승 사이를 오가는 바쁘고 고단한 나날을 보낸 데서 오는 피로감, 정전에 따른 추위와 암흑의 비극을 겪는 이들에 대한 정서적 영향으로 인한 피로감이다. 하지만 크라예프스키 추기경은 “그리스도인이 해야 할 일”이라며, 교황이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덧붙였다. “항상 병들고 고통받는 이들의 입장에 서셨던 예수님께서도 이렇게 하셨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가엾이 여기셨습니다. (…) 저희도 예수님을 본받아야 합니다. 이 메시지는 저희에게 용기를 줍니다. (…)”
키이우 방문
르비우에서 며칠을 보낸 크라예프스키 추기경은 12월 23일 오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로 떠났다. 그는 거기서 성탄을 보낼 것이다. 방문 일정은 전날 저녁에 계획됐다. “사실 이 일정은 불가능했습니다. 도시를 빠져나오는 데만 1시간30분이 걸렸죠.” 12월 23일 새벽 5시 크라예프스키 추기경은 승합차에 오르면서 이탈리아 크라우드펀딩 ‘에펠라’ 플랫폼을 통해 11만1000유로(약 1억5000만 원)를 모금한 많은 사람들의 관대함 덕분에 발열내의를 구매할 수 있었다며, 이를 수송하기 위해 다양한 전쟁 지역을 가로지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다에 물 한 방울
크라예프스키 추기경은 지난 며칠 동안의 임무를 상기하며 “빛도, 전기도, 물도 없는 사람들에게 많은 발전기와 발열내의를 전달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이는 ‘바다에 물 한 방울 수준’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그 한 방울이 강으로 흘러 가고, 강에서 바다로 갑니다. 저희는 복음의 논리로 생각해야 합니다. 저희가 하는 일은 작지만, 주님께서 크게 이루십니다.”
죄가 많은 곳에 은총이 충만히 내립니다
크라예프스키 추기경은 전쟁 발발 직후 첫 주부터 여러 차례 우크라이나를 방문했다. 그는 이번 방문에 대한 정서적 영향도 언급했다. “이번 방문은 쉽지 않군요. 사람들이 너무 고통을 받고 있어요.” 크라예프스키 추기경은 고통과 더불어 도움을 아끼지 않는 많은 이들을 보면서 위로를 얻었다고 덧붙였다. “매일 자원봉사자들을 만납니다. 그들은 특별하고 놀랍습니다. 제가 이곳에 도착하자마자 모든 분들이 한결같이 문을 열어줬습니다. 그리고 소방관들은 하루에도 세 번이든 네 번이든 아랑곳하지 않고 찾아와 화물차에 짐을 실어줍니다. 참으로 죄가 많은 곳에 은총이 충만히 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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