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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청-우크라이나 수교 30주년 기념 미사를 봉헌하는 파롤린 추기경 교황청-우크라이나 수교 30주년 기념 미사를 봉헌하는 파롤린 추기경 

파롤린 추기경, 우크라이나가 사막에서 꽃을 피우는 정원으로 되돌아가길 호소

교황청 국무원 총리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이 11월 17일 성모 대성전에서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위한 미사를 봉헌하고 강론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성령께서 다시 일으키실 수 없을 만큼 위험한 상황이란 없습니다.” 파롤린 추기경은 “무너진 잔해 가운데 재건의 길이 있다”며 “분노에 굴복하지 말라”고 초대했다. “우리를 정복하려는 이들로부터 우리 자신을 방어하는 것이 정당하다면, 증오와 복수로부터 우리 자신을 방어하는 것은 더욱 정당한 일입니다.”

Paolo Ondarza / 번역 안주영

교황청 국무원 총리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이 11월 17일 오후 성모 대성전에서 교황청-우크라이나 수교(1992년 2월 8일) 30주년을 맞아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위한 미사를 봉헌했다. 이 미사는 교황청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관과 교황청이 공동으로 마련했다. 파롤린 추기경은 강론에서 우크라이나의 일부 지역을 “잿더미로 가득 차게 하고 어둠에 싸인 폐허”로 만든 약 9개월 간의 전쟁 앞에서도 “실망과 불신의 유혹에 굴복하지 말자”고 진심을 다해 거듭 호소했다. 

잿더미 가운데에서도 새로운 길을 봅시다

파롤린 추기경은 “추위와 어둠으로 점점 더 고통스러워지는 상황 가운데 눈물과 피가 흐르는 죽음의 무대”에서 하느님의 말씀이 “전쟁의 공포”와 인간적인 노력의 실패에 대한 명백함을 반박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사야 예언자를 비롯해 하느님의 사람은 “잿더미 가운데에서도 회복과 재건을 위한 길을 본다”고 강조하면서 “사막이 정원이 되어 다시 울창한 숲으로 바뀌리라고 예언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사막은 “세상에서 가장 열악한 현실 가운데 하나”라며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손상된 현실을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회복할 수 없을 것처럼 보이는 것을 변화시키시는 하느님

“심연과 맞닿을 때 선포가 이뤄집니다. 성령께서 다시 일으키실 수 없을 만큼 위험한 상황이란 없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영을 약속하시며, 회복할 수 없을 것처럼 보이는 것을 변화시키실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파롤린 추기경은 “무력 분쟁의 재앙에서 인류를 해방시키기 위해 당신의 성령을 주님께 간구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또한 하느님은 “모든 이가 서로를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우면서 일치 안에서 살기를 바라신다”고 강조했다. 이어 하느님이 바라시는 것은 바로 “진정한 인간의 형제애”라고 덧붙였다. 

교황청-우크라이나 수교 30주년 기념 미사의 한 장면
교황청-우크라이나 수교 30주년 기념 미사의 한 장면

분노와 복수에 굴복하지 마십시오

파롤린 추기경은 예수님께서 ‘다른 뺨마저 돌려 대라’고 초대하시며, 모든 사람을 당황케 하는 질문을 던지셨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불의로 인한 희생자의 마음에 상처를 줄 수 있는 말씀”이라고 덧붙이면서 “불의에 굴복하라”는 주님의 초대로 오해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예수님께서는 “부당하거나 불가능한 것을 요구하지 않으신다”며 “그분께서는 우리의 준비된 마음을 바라시기에 폭력의 악순환을 끊는 것은 불가능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파롤린 추기경은 이 초대가 분노에 굴복하지 않도록 경계하라는 것이라고 설명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를 정복하려는 이들로부터 우리 자신을 방어하는 것이 정당하다면, 증오와 복수로부터 우리 자신을 방어하는 것은 더욱 정당한 일입니다. 우리 내부에 악이 자라는데 우리 외부에서 악을 끝장낼 수는 없습니다.” 파롤린 추기경은 “다른 이들이 죽음을 퍼뜨리는 곳에서 우리가 생명의 씨앗을 뿌릴 수 있도록 힘을 주시고 도와주시는” 예수님께서 그 본보기를 보여주셨다고 강조했다.

교황청-우크라이나 수교 30주년 기념 미사가 성모 대성전에서 거행되는 동안 한 신자가 우크라이나 국기를 들고 있다.
교황청-우크라이나 수교 30주년 기념 미사가 성모 대성전에서 거행되는 동안 한 신자가 우크라이나 국기를 들고 있다.

사막에서 정원으로

파롤린 추기경은 평화, 정의, 안전을 위해 기도하라고 초대하며, 성모 대성전에서 거행된 미사에 참례한 수많은 신자들과 우크라이나 국기로 대표되는 “고통받는 우크라이나”가 “사막에서 꽃을 피우는 정원으로 되돌아가 울창한 숲으로 탈바꿈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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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11월 2022, 1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