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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의 한 수도원 시리아의 한 수도원 

교황 “관상 수도원의 기도는 교회의 버팀목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자헌 기념일’이자 ‘관상 수도자들의 날’인 11월 21일 교황 트윗 계정을 통해 관상 수도 공동체의 헌신을 떠올렸다. 교황청 축성생활회와 사도생활단부와 관상수녀회지원사무국은 관상 수도자들의 날을 맞아 오는 11월 26, 27일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바티칸 뉴스」는 레체 지역에서 동료 수녀들과 함께 기도하는 라디오 방송국을 운영하며 팟캐스트를 제작하는 베네딕토회 소속 루치아나 미리암 멜레 수녀와 일문일답을 나눴다.

Tiziana Campisi / 번역 이창욱

“관상 수도원은 침묵으로 기도하고 드러나지 않게 희생하는 가운데 교회의 삶을 모성적으로 받쳐줍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자헌 기념일’이자 ‘관상 수도자들의 날(Giornata Pro Orantibus)’인 11월 21일 교황 트윗 계정(@Pontifex)을 통해 이 같이 말했다. 관상 수도자들의 날은 봉쇄 수도 공동체에서 매일 기도하는 의무를 되새기는 날이기도 하다. 동정 마리아께서 예루살렘 성전에 봉헌되신 것은 특히 축성생활과 봉쇄생활의 이상을 떠올리며, 이날 모든 관상 수도자들을 위해 기도할 것을 초대한다. 사실 이 기념일은 동정 성모님이 하느님께 속해 있고, 하느님의 성전이며, 하느님께서 사람이 되시기 위해 택하신 거처임을 강조한다. 또한 하느님께 대한 전적인 봉헌의 모델로 인식되는 마리아의 근본적인 봉헌에 주목한다. 

모든 이의 여정을 비추는 등불

교황은 지난 2016년 반포한 여자 관상 생활에 관한 교황령 「하느님 얼굴 찾기」(Vultum Dei Quaerere)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오랜 세월 동안 교회는 언제나 마리아를 관상의 정점(summa contemplatrix)으로 여기며 바라보았습니다. 주님 탄생 예고에서부터 주님의 부활에 이르기까지, 십자가 아래에서 그 정점에 이른 신앙의 순례에서 마리아께서는 당신 안에 머물러 있는 신비에 대한 관상을 지속하셨습니다. 마리아를 통하여 우리는 궁극적 완성의 신비를 음미하는 겸손한 지혜를 바탕으로 하는, 봉헌된 이들의 신비의 여정을 엿볼 수 있습니다. (…) 동정 성모님의 모범을 따라, 관상 수도자들은 하느님께 집중하고 하느님만을 ‘필요한 것 한 가지(unum necessarium)’(루카 10,42 참조)로 여기는 사람들입니다. (....) 관상 수도자들은 물질의 가치를 알지만, 그 물질이 그들의 마음을 빼앗거나 그들의 마음을 막아 버리지 않고 오히려 하느님께 이르는 사다리가 됩니다”(「하느님 얼굴 찾기」, 10항). 교황은 관상 수녀들을 “이 시대의 모든 이의 여정을 비추는 등불”(「하느님 얼굴 찾기」, 36항)로 정의하고 다음과 같이 권고했다. “그러니 교회와 깊은 친교를 이루며 동정녀이시고 신부이시며 어머니이신 마리아의 신비를 힘차게 펼치며 교회 가운데에서 살아가십시오. 마리아께서는 세상에 하느님 말씀을 되돌려 주시려고 그 말씀을 기꺼이 받아들이시고 간직하십니다. 그래서 여러분은, 비록 때로는 의식하지 못하여도 ‘길이요 진리요 생명’(요한 14,6)이신 분을 갈망하는 이들의 마음 안에 그리스도께서 탄생하시고 자라시는 데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하느님 얼굴 찾기」, 37항).

관상 수도자들의 날을 맞아 열린 행사

교회는 1953년부터 교황청 수도회성(현 교황청 축성생활회와 사도생활단부, 이하 수도회부)의 주도로 매년 11월 21일을 관상 성소에 대한 감사와 기도의 날로 정했다. 같은 해 관상수녀회지원사무국(Segretariato Assistenza Monache)이 탄생했다. 사무국은 관상 생활의 영적 가치를 널리 전하고, 본질적인 요소를 알리며, 여자 관상 생활 공동체의 일상적인 필요를 지원하고, 수도자들을 위한 의료비를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오늘날 이 조직은 무엇보다도 다섯 대륙에 흩어져 있는 어려움에 처한 관상 수도원의 필요를 충족시킨다. 관상 수도자들의 날을 맞아 수도회부와 관상수녀회지원사무국은 두 가지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하나는 오는 11월 26일 관상 생활에 관한 최근의 두 가지 문헌인 교황령 「하느님 얼굴 찾기」와 교황청 수도회성 훈령 「기도하는 마음」(Cor Orans)을 심화하기 위한 온라인 모임이다. 다른 하나는 오는 11월 27일 오전 11시 로마 아벤티노의 산 안셀모 성당에서 수도회부 차관 호세 로드리게스 카르발로(José Rodríguez Carballo, OFM) 대주교가 주례하는 미사다. 이 미사는 이탈리아 공영방송 채널 ‘라이우노(Rai 1)’에서 생중계된다.

하지만 관상 수도자들의 날의 가장 깊은 의미는 무엇인가? 레체 지역에 위치한 베네딕토회 성 요한 복음사가 수도원 소속 루치아나 미리암 멜레 수녀에 따르면, 그것은 교회 전체에 공통된 하느님과의 일치를 모으는 것이다. 루치아나 수녀는 여자 관상 수도 생활자들을 위해 기도하는 의미를 두고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께 자신의 삶을 온전히 바친 이들의 삶의 측면을 묵상하고, 우리 자신이 받은 세례의 은총을 재발견하도록 초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루치아나 수녀는 3명의 다른 동료 수녀와 함께 기도하는 라디오 방송을 진행한다. 이 방송은 수녀들이 편집한 텍스트로 팟캐스트를 제작하며 폭넓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하 루치아나 미리암 멜레 수녀와의 일문일답:

오늘날 여자 관상 수도생활자들을 위해 기도한다는 것은 무엇을 뜻하나요?

“여자 관상 수도생활자들을 위해 기도한다는 것 그리고 그들과 함께 기도한다는 것은 교회의 차원을 발견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것은 온 인류를 위해 중재하는 사제이시며 기도하는 분이신 그리스도와의 혼인적인 결합에서 나오는 차원입니다. 우리는 세례를 통해 주님의 이 직분에 참여합니다. 그분 안에서 온 교회가 기도하고 자신의 존재를 통해 아버지께서 기뻐하시는 예배를 드립니다. 그분 안에서 우리가 아버지께 나아갈 수 있습니다. 그럴 때 우리 삶은 교회 전체에 공통된 차원을 드러내게 됩니다. 이는 매우 아름답습니다. 곧, 축성 생활 성소와 세례 성소 사이의 매우 밀접한 관계를 재발견하는 것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교황령 「하느님 얼굴 찾기」에서 관상 수녀들을 “이 시대의 모든 이의 여정을 비추는 등불”로 정의하십니다. 그렇다면 관상 수도생활자들은 사람들에게 어떻게 가까이 다가가나요?

“가장 일반적이고 가장 분명한 방법은 관상 수도원이 위치해 있는 지역 공동체에 다가가는 것이겠지만 그리스도의 신비를 중심으로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가는 방식도 있습니다. 이는 저희의 존재가 유난히 눈에 띄는 모습이나 활동 차원으로 보여지기보다 그런 차원을 넘어 경청하는 모습으로 보여지는 것입니다. 여기서 경청은 깨어 있고, 주의를 기울이고, 타인을 판단하지 않고, 모든 사람 안에 있는 선을 받아들이기 위한 것입니다. 또한 함께 나눠야 할 여정이나 함께 공유해야 할 계획에 대한 제안을 받아들이는 것이기도 합니다.”

레체 지역에 위치한 베네딕토회 성 요한 복음사가 수도원의 수녀님들이 라디오 방송국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또한 오늘날의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방법인가요?

“그렇습니다. 라디오 방송은 무엇보다도 공동체 기도를 송출하기 위해 시작됐습니다. 지금은 일부 복구 문제, 기술적인 이유로 성무일도 기도(opus dei) 중 ‘독서기도’ 부분만 생방송하고 있지만, 작업속도가 빨라져 다시 성무일도 기도의 모든 부분을 송출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저희는 다양한 특집 프로그램을 마련했습니다. 특히 이 기간 동안 우리의 친애하는 친구 시모네 에피파니 씨의 도움을 받아 팟캐스트로 몇몇 특집과 인터뷰를 제작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예를 들어 ‘수도원의 지혜’라는 제목의 특집 방송이 있습니다. 우리 전통의 유산인 수도생활 영성, 수도승 생활의 위대한 스승들의 저서를 비롯해 다양한 분야의 현대적 경험을 전반적으로 알리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여러 종교와 관련된 모든 분야를 총망라하고 있죠. 그래서 불교도의 경험, 유다인 친구들의 경험, 무슬림 형제 및 친구들의 경험을 다루기도 합니다. 이 특집은 저희 수도원 누리집의 팟캐스트에서도 들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특집은 에큐메니컬 특집, 우리의 마음을 건드리고 또 저희가 그러기를 바라는 만남과 증거 관련 특집이 있습니다. 저희는 대담자를 선택할 때부터 벌써 큰 관심을 기울입니다. 저희 방송 청취자들에게 이러한 만남을 마련하는 셈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하느님 말씀(성경)을 읽고 묵상하고 기도하고 실행에 옮기기 위한 방법인 ‘렉시오 디비나(Lectio divina, 거룩한 독서)’ 프로그램도 있습니다.”

수녀님들이 마련한 이 새로운 시도는 어떤 피드백을 받나요?

“저희를 도와주는 아주 젊은 친구의 훌륭한 역량 덕분에 긍정적인 반응을 받습니다. 저희에게 용기를 북돋아 주고 더 큰 책임감, 역량, 헌신으로 일하도록 자극하는 나눔도 있습니다. 이처럼 침묵에 의지하는 목소리는 하나의 여정이며 빛입니다. 그 빛이 경청에 의지한다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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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11월 2022, 2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