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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총회에서 연설하는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 유엔총회에서 연설하는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  (AFP or licensors)

파롤린 추기경 “우크라에서 핵무기 위협은 끔찍한 일”

교황청 국무원 총리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이 9월 26일 국제 핵무기 전면 폐기의 날을 맞아 열린 유엔총회 연설에서 ‘핵무기 없는 세상의 필요성’과 ‘핵무기 규제를 위한 전 세계 모든 나라의 노력’을 강조했다.

Michele Raviart / 번역 이재협 신부

교황청 국무원 총리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이 9월 26일 국제 핵무기 전면 폐기의 날을 맞아 열린 유엔 고위급회의에 참석해 “핵전쟁의 나락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연설했다. 파롤린 추기경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핵무기 사용 가능성이 시사되고 있다며, 이는 지난 수년간 유럽에서 결코 상상할 수 없었던 끔찍한 일이라고 말했다.

도덕적·인도주의적 명령

파롤린 추기경은 온 인류에게 파괴적인 영향을 끼치는 핵무기 위협이 임박했다며, 핵무기의 완전한 폐기를 공동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교황 회칙 「Fratelli tutti」를 인용해 “핵무기 전면 폐기라는 궁극 목표는 하나의 도전 과제이자 도덕적이고 인도주의적인 명령”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몇몇 핵무기 보유국들의 행보는 핵무기 전면 폐기를 장려하는 모습과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파롤린 추기경은 많은 나라들이 핵비확산조약(NPT) 제6조와 같은 의무를 소홀히 하는 한편, 핵무기를 현대화하고 증강함에 따라 핵억지력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여전히 요원한 ‘핵무기 없는 세상’

지난 8월 뉴욕 유엔본부에서 제10차 핵비확산조약 평가회의가 개최됐으나 최종선언문 채택은 불발됐다. 교황청은 이 같은 상황에 우려의 뜻을 표했다. 파롤린 추기경은 대부분의 국가가 최종선언문 초안을 승인했으나, 본문에 군축 관련 추가적인 내용이 담기지 않는다면 세상은 여전히 핵무기 없는 세상에 가까이 다가갈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핵무기 보유국의 책임

그나마 2017년 핵무기금지조약(TPNW)이 통과된 것은 하나의 성과라고 볼 수 있다. 조약에 서명한 나라들은 핵무장 여부 조사, 핵무기 피해자 지원, 방사능에 누출된 자연환경 보호 등과 관련한 활동계획에 동의하고 승인했다. 파롤린 추기경은 핵무기 보유국이 이 조약에 서명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상기하며, 핵무기금지조약에 대한 입장과 상관없이 조약에 동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점점 취약해지는 시스템

핵무기 폐기를 위한 또 다른 목표는 1996년의 포괄핵실험금지조약(CTBT) 발효를 위한 노력을 재개하는 것이다. 아직까지 조약에 서명한 8개국이 비준하지 않은 상태다. 이를 위해 핵분열 물질 관리 및 핵무기 사용금지 명시에 관한 조약 협상을 재개해야 한다. 파롤린 추기경은 가시적인 진전이 없을 경우 현 시스템이 와해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핵무기가 존재하는 한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것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9년 일본 히로시마 평화기념관에서 말한 것처럼 “우리 공동의 집의 미래에 대한 모든 가능성을 위협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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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9월 2022, 18: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