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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바 키르 남수단 대통령을 만나는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 살바 키르 남수단 대통령을 만나는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 

남수단 대통령 만난 파롤린 추기경 “유일한 싸움은 평화를 위한 것이어야 합니다”

교황청 국무원 총리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이 7월 5일 오후 남수단 대통령궁을 방문해 살바 키르 대통령과 환담을 나눴다. 지난 2019년 바티칸에서 프란치스코 교황과 함께한 남수단 정치 지도자들의 영성 피정은 약 30분간 이어진 이날 환담의 주요 주제였다. 파롤린 추기경은 또한 “평화 없이는 발전도 없다”고 강조했다. 파롤린 추기경은 이어 리크 마차르 제1부통령을 만나 남수단의 평화 프로세스를 구축하려는 의지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Salvatore Cernuzio / 번역 이재협 신부

지난 2019년 남수단 정치 지도자들이 참석한 바티칸 산타 마르타의 집 영성 피정 중에 프란치스코 교황은 남수단에서 온 지도자들의 발에 입을 맞췄다. 7월 5일 오후 교황청 국무원 총리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과 살바 키르 남수단 대통령은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당시 교황의 행동을 기억하며 약 30분간 환담을 나눴다. 파롤린 추기경은 “우리가 치러야 할 유일한 싸움은 평화와 발전을 위한 싸움”이라며 “이 전투에 모든 이가 참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평화 없이는 발전도 없습니다. 평화의 부재는 불안정과 불만의 근원입니다.”

남수단에서의 첫 공식 일정

파롤린 추기경은 남수단 수도 주바에 도착한 첫 공식 일정으로 남수단 대통령궁을 방문했다. 파롤린 추기경의 두 번째 일정은 7월 6일 오전 남수단 북부에 위치한 벤티우 실향민캠프 방문이다. 특유의 검은색 펠트 모자를 쓰고 지팡이를 짚은 채 만남의 홀에 모습을 드러낸 살바 키르 남수단 대통령과의 만남은 삼엄한 경계 속에서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진행됐다. 살바 키르 대통령은 거듭 “주바에 온 것을 환영한다”며 파롤린 추기경과 사절단을 환대하는 한편, 편안한 방문 일정을 보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파롤린 추기경과 살바 키르 대통령
파롤린 추기경과 살바 키르 대통령

교황의 방문을 고대하는 살바 키르 대통령

환담은 건강상 이유로 남수단 사도 순방을 연기한 프란치스코 교황에 대한 이야기로 자연스럽게 시작됐다. 파롤린 추기경은 콩고민주공화국에서와 마찬가지로 건강을 비롯한 여러 상황이 허락하는 대로 가능한 빨리 두 나라를 방문하고자 하는 교황의 원의를 살바 키르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살바 키르 대통령은 “교황의 방문을 고대한다”며, 남수단이 교황 방문이라는 중요한 행사를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 그리스도교 신자들 모두가 교황의 쾌유를 위해 한마음으로 기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화해와 평화

파롤린 추기경은 교황이 남수단 대통령에게 보낸 메시지를 전달했다. 교황의 메시지를 관통하는 핵심은 “화해와 평화”라는 두 단어로 요약된다. “화해와 평화”는 추상적인 생각이 아니라 현실적으로 실현해야 할 목표다. 이런 의미에서 바티칸의 영성 피정이 있은 지 햇수로 4년째인 지금, 어느 정도의 발전을 볼 수 있었다. 파롤린 추기경은 교황도 남수단 정부가 내딛는 발걸음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남수단의 안정을 보장하기 위해 오는 2023년 2월 협정 시한이 종료되는 ‘남수단 평화 협정’을 연장하는 게 특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오는 2023년 선거를 앞둔 남수단이 걸어가야 할 여정으로 ‘민족 통합, 국가 안정화, 헌법 개정 착수, 통합 운동 장려’ 등을 짚으며 “남수단의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통령궁에서 환담을 마친 파롤린 추기경과 살바 키르 대통령
대통령궁에서 환담을 마친 파롤린 추기경과 살바 키르 대통령

파롤린 추기경, 2019년 교황 메시지 낭독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2019년 바티칸에 머물며 기도하고, 대화하고, 위로를 체험한 남수단의 영성 피정 참석자에게 메시지를 전달한 바 있다. 당시 피정에는 살바 키르 대통령을 비롯해 현(現) 제1부통령 리크 마차르와 현 제4부통령 레베카 냔뎅 데 마비오르도 참석했다. 파롤린 추기경은 이날 환담에서 당시 교황 메시지의 마지막 몇 줄을 다시 한번 낭독했다. “평화협정에 서명한 여기 계신 세 분에게, 저는 여러분의 형제로서 이렇게 부탁합니다. 평화 안에 머무르십시오. 진심으로 여러분에게 부탁합니다. 앞으로 나아가십시오. 많은 문제가 있겠지만 당황하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 문제를 해결해 나가십시오. 여러분은 이미 그 과정을 시작했습니다. 이 여정이 잘 마무리되길 빕니다.”

무기의 침묵

살바 키르 대통령도 바티칸에 머물렀던 이틀 간의 경험을 기억하며 “로마에서 돌아온 뒤 우리는 더 이상 싸우지 않는다”고 힘주어 말했다. “저는 새로운 전쟁을 단호히 거부했습니다. 사람들은 큰 발전을 보지 못했을지 모르지만, 더 이상 무기의 굉음은 들리지 않습니다.” 살바 키르 대통령은 자신이 어렸을 때부터 투쟁적이었다고 말하면서도 하느님께 대한 자신의 믿음을 파롤린 추기경에게 수차례 설명했다. “우리는 누구도 전쟁을 시작하도록 좌시하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더 이상의 싸움을 원치 않습니다. 이제 우리는 남수단의 평화를 희망합니다.” 이어 살바 키르 대통령은 위법을 방지하고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파롤린 추기경은 “하느님의 도우심 안에서 모든 것을 하길 바란다”고 응답했다.

발전을 위해 힘쓰는 정치 지도자들

이날 환담에 동석한 두 명의 남수단 장관도 남수단이 직면한 국내외 도전에 관해 말했다. 또한 내년 차기 선거 준비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파롤린 추기경은 “진정으로 중요한 하나의 발걸음은 평화와 화해를 굳건히 하는 것”이라며 다음과 같이 환담을 마무리했다. “모든 정치 지도자들은 국가의 진보와 발전을 위해 힘써야 합니다.”

제1부통령 리크 마차르와의 만남

파롤린 추기경은 살바 키르 대통령과의 환담에 이어 리크 마차르 남수단 제1부통령을 만났다. 제1부통령의 집무실에서 만난 양측은 30분간 환담을 이어갔다. 리크 마차르 제1부통령 또한 지난 2019년 교황과의 만남을 기억했다. 이어 교황이 남수단을 방문했다면 현재 진행중인 다양한 프로세스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었을 것이라며, 교황의 방문 소식만으로도 여러 변화의 조짐이 시작됐다고 덧붙였다. “저희는 교황님께 구체적인 노력의 결과를 보여 드리기 위해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리크 마차르 제1부통령은 남수단 평화 협정 시한의 만료 이전에 평화 프로세스를 이어나갈 수 있는 작업을 실행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평화 협정의 연장은 분명 쉬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리크 마차르 제1부통령은 남수단을 향한 교황청의 지속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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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 7월 2022, 14: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