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해양의 날, 바티칸서 해양의 지속가능성 논의
Fausta Speranza / 번역 박수현
교황청립 과학원이 6월 8일 ‘세계 해양의 날’을 맞아 “바다와 해양 건강 그리고 인류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그들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올해 설립 150주년을 맞는 나폴리의 ‘스타지오네 주올로지카 안톤 도른’ 해양생태연구소와 공동으로 주최한 이번 심포지엄은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유엔 해양과학 10개년 계획(2021-2030)’에 관한 생각을 나누고 대책을 논의하려는 취지로 마련됐다. 교황청립 과학원장 요아킴 폰 브라운 교수는 협력의 관점에서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세계 곳곳의 학자들이 이번 심포지엄에 참석했다고 밝혔다.
폰 브라운 원장은 해양의 건강이 우려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예컨대 복잡한 국제관계 판세에서 산업화를 이룬 국가들은 영해 너머, 곧 법의 제약을 받지 않는 해역에서 규제 없이 조업할 수 있는 선박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법적 영해 밖의 해역에서 생태계, 사회 생활, 경제에 영향을 미치거나 심지어 특정 인구에게서 바다의 먹거리를 약탈하기도 한다. 산업 폐기물과 플라스틱 폐기물로 인한 해양 오염은 더 이상 언급할 필요도 없을 만큼 해양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 폰 브라운 원장은 유관기관, 과학계, 개별 시민들이 나서서 해양 생태계의 균형을 해치는 요인을 알아 나가고 해양 생태계를 보전하는 방법을 논의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폰 브라운 원장
폰 브라운 원장은 지난 2021년부터 시작된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유엔 해양과학 10개년 계획(2021-2030)’과 관련해 향후 2주 내로 유엔이 중요한 회의를 소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지난 2015년 역사적인 파리 협정을 통해 세계 지도자들이 채택한 ‘유엔 2030 의제’, 곧 오는 2030년까지 달성할 의제에 명시된 ‘지속가능발전목표’를 실현하기까지 10년도 채 남지 않았다고 말했다. 2015년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회칙 「찬미받으소서」(Laudato si’)를 반포한 해이기도 하다. 교황은 “병든 세상에서 건강하게 사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폰 브라운 원장은 과학, 종교, 문화와 관련된 해양자원의 활용에 있어서도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폰 브라운 원장이 강조하는 핵심은 현재 각국이 해양자원 개발을 위한 연구에서 독자적으로 움직이고 있으며 이것이 인류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는 바다의 풍요로움과 같은 공동재가 인류의 선익을 위해 관리되도록 보장하는 규칙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바다의 자원
올해 설립 150주년을 기념하고 있는 나폴리의 ‘스타지오네 주올로지카 안톤 도른’ 해양생태연구소 소장 로베르토 다노바로 교수는 「바티칸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바다의 잠재력에 대해 설명했다.
다노바로 소장은 약 10억 명의 인구가 오로지 먹고 살기 위해 바다의 자원에 의존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구가 유한한 시스템이라고 강조하며 지구 표면의 70퍼센트와 지구 부피의 90퍼센트가 물로 구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늘날 전 세계의 모든 인구가 유럽인과 북미인처럼 생활하고 소비한다고 가정할 때, 지구상의 모든 사람을 먹여 살리기 위해서는 2.5개의 지구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노바로 소장은 우리 삶의 질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잠재성을 고려할 때 바다가 미래의 자원으로 떠오르고 있다면서, 약 35억 년에 걸쳐 진화를 거듭해온 바다가 우리의 생태계를 보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그는 바다를 연구하고 알아가는 것이 우리 건강을 위한 큰 기회가 된다고 설명했다. “왜냐하면 해양생물들은 우리에게 화합물과 천연물들로 진정한 ‘바다의 약국’을 마련해 주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해면에서 나오는 화합물로 암을 치료할 수 있습니다. 또 식품의 품질을 향상시키는 화합물도 생각해 봅시다.” 다노바로 소장은 가난한 사람들의 식생활을 통합할 수 있는 물질들을 바다에서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국제 차원의 연구 중요성
다노바로 소장은 수년 동안 세계적인 연구원들과 과학자들이 해양의 탐사, 보호, 강화를 위한 광범위하고 구체적인 국제 협력을 꾀하고자 개별 국가들과 유엔을 아우르는 국제 기구 수준에서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는 유럽우주기구(ESA)의 우주 탐사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영해 너머의 해역에서 연구를 수행할 수 없는 국가들이 뒤처지는 것을 막기 위함이라고 덧붙였다.
초국가적 책임
다노바로 소장은 모든 이가 바다와 해양에 대해 더 많이 이해하고, 보호하고, 배우려고 노력하는 것이 우선 순위가 돼야 한고 강조했다. “평균 수심이 4킬로미터 이하인 바다는 인공위성으로도 관측할 수 없습니다. 바다의 비밀과 바다의 가능성을 밝히려면 해상풍력발전과 같은 신재생 에너지를 시작으로 선진기술과 자원의 지속가능한 사용이 필요합니다.” 해양 연구에 투자하는 국가들은 경제 및 사회 발전을 위한 지식과 기회 측면에서 큰 경쟁우위를 점하고 있다. 바다와 해양은 미래의 국제 정치와 국가 의제에서 주요 화두가 될 것이다. 다노바로 소장은 인류의 삶에 영향을 미칠 보다 높고 보편적인 고귀한 목적을 위해 국가 간의 협력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과학적 관점 외에도 인류와 해양의 지속가능한 공존을 위한 미래 시나리오도 논의해야 한다. 바다의 50퍼센트 이상이 개별 국가의 법적인 테두리 밖에 있지만, 지구의 보편적 공동재로 관리돼야 한다. 지구와 바다(지구와 인간, 동물, 해양 및 식물종의 건강을 위한 필수 생태계)는 우주 연구에 대한 투자보다 약 10배 낮은 투자로 인해 수년 동안 위험에 처해 있다.
기후변화에 대한 유엔의 호소
지난 2015년 역사적인 파리 협정 이후 전 세계 수백만 명의 젊은이들과 학생들의 일상적인 약속으로 재개된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의 국제 과학자들의 연구보고서는 우리가 소비, 생활, 노동, 어업, 에너지 생산, 생각, 피조물의 가장 귀중한 공동재를 관리하는 영역에서 개인 및 집단의 방식을 바꾸지 않는다면 향후 수십 년 동안 돌이킬 수 없는 지점에 가까워질 것임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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