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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 조셉 패럴 추기경 케빈 조셉 패럴 추기경 

패럴 추기경 “세계가정대회, 우리 시대에 활력 불어넣는 계기 되길”

교황청 평신도가정생명부 장관 케빈 패럴 추기경이 6월 22일부터 열리는 제10차 세계가정대회에 앞서 「바티칸 뉴스」와 일문일답을 나눴다. 감염병의 세계적 확산에 이어 온 가족의 삶을 뒤흔든 전쟁의 고통이 교회의 심장부에 깊숙이 들어온 시점에서, 교회는 교황 권고 「사랑의 기쁨」(Amoris laetitia)이 가리키는 여정에 나서고자 한다.

Deborah Castellano Lubov / 번역 이창욱

제10차 세계가정대회를 통해 프란치스코 교황은 세상의 모든 가정을 보듬으며 모든 가정이 이 대회에 참여하길 바라고 있기에 전 세계의 각 교구가 지역 가정들과 함께 지역별 계획들을 마련해 이번 대회를 조직해 줄 것을 요구했다. 교황청 평신도가정생명부 장관 케빈 패럴(Kevin Farrell) 추기경은 오는 6월 22일 로마에서 열리는 제10차 세계가정대회에 앞서 「바티칸 뉴스」와 나눈 인터뷰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말했다. 패럴 추기경은 전쟁이 세계적으로 맹위를 떨치고 있는 가운데 이번 대회에서 무엇을 기대하는지, 그리고 올해가 특히 감동적인 이유를 설명할 뿐 아니라 코로나19 대유행이 가정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서도 성찰했다. 아울러 성인품에 오른 혼인한 부부에게 주목하는 한편, 예비부부의 혼인 준비, 혼인과 가정 생활을 돕기 위해 최근 평신도가정생명부가 발행한 문헌에 대한 기대도 내비쳤다.

이하 케빈 패럴 추기경과의 일문일답:

제10차 세계가정대회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한차례 연기된 바 있습니다. 이제 대회가 임박했는데요, 추기경님의 기대는 무엇인가요?

“코로나19 대유행은 의심할 여지없이 모든 차원에서 교회의 사목생활에 큰 지장을 초래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2년 동안 사람들을 단체로 모이게 하는 것은 불가능했습니다. 교회에서는 기도 모임, 회의 (....) 등을 조직하는 것이 불가능했습니다. 따라서 로마에서 열리는 세계가정대회가 교회에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될 수 있길 바랍니다. 과거에 우리는 많은 가정을 초대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번 대회 기간에 많은 가정이 선뜻 여행에 나서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예컨대 어린 자녀가 있다거나 이동을 두려워 한다거나 (...) 그래서 우리는 전 세계 모든 교구의 대표들을 초대했습니다. 모든 대륙의 대표들이 로마에 옵니다. 이들은 혼인 및 가정 생활 관련 분야에서 활동하는 여러 교구, 교회, 본당, 평신도 운동 단체 등에서 가정 생활 사목을 담당하고 있는 책임자들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혼인과 가정 생활의 준비와 관련해 교회 내에서 일하는 방식의 변화에 새로운 자극을 주려 합니다.”

추기경님은 코로나19 대유행이 가정의 본질과 이 대회의 본질을 어떻게 변화시켰다고 생각하시나요?

“전반적으로 교회의 활동과 교황청 평신도가정생명부의 활동에 엄청난 영향을 끼쳤습니다. 우리는 지난 2년 동안 비대면 회의방식 ‘줌(ZOOM)’을 통해 이야기를 나눠 왔지만, 이 방식은 관계자들을 직접 만나는 것과는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줌’ 방식은 일방적이거나 쌍방향적인 방식을 지향하지만, 특정 주제를 중심으로 한 아이디어의 수렴에는 적절하지 않습니다. 어쨌든 저는 코로나19가 비록 완전히는 아니더라도 세계 많은 곳에서 지나갔으면 좋겠습니다. 교황님이 누누이 말씀하시는 것처럼, 교회가 가정 생활에 대한 문제를 다시 제기하길 바랍니다. 혼인과 가정 생활이 현재 교회의 중심 주제입니다. 우리는 혼인과 가정 생활에 주목해야 합니다. 우리는 교황님이 요구하신 대로 정확히 혼인과 가정 생활에 새 생명을 불어넣기 위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교회 안에서 복자품·성인품에 오른 거룩한 부부에 대한 책을 이미 발행했습니다. 혼인 생활을 하면서도 성인이 될 수 있음을 떠올려주기 위함입니다. 우리는 교황, 주교, 순교자, 다른 많은 이들을 기억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 하지만 혼인한 부부, 곧 두 사람이 부부로서 교회의 성인으로 복자품과 성인품에 오르는 것, 저는 이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우리는 혼인을 준비하는 예비부부와 혼인 이후 가정 생활을 준비하는 부부를 위한 교리 교육 여정 길잡이를 발행했습니다. 저는 이를 주교, 사제, 혼인 생활 관련 사목 담당 책임자들을 위한 일종의 ‘지침서’로 정의하고 싶습니다. 혼인을 앞둔 예비신자들을 어떻게 동반하느냐와 관련해, 많은 이들이 단숨에 첫 단계를 넘어서려고 하지만 사실 그 첫 단계는 다른 예비부부를 동행할 수 있는 자질을 갖춘 부부들을 찾는 것입니다. 동시에 다른 사람들을 가르치고, 바로잡고, 도와줄 수 있는 역량을 갖춘 부부를 식별해야 합니다. 모든 사람이 이 같은 자질을 다 갖추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일을 훌륭하게 해 내는 사람들을 선별해야 합니다. 그게 중요한 점입니다.”

이러한 지침이 전 세계 교구에서 시행되는 사목활동에 구체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하시나요?

“우리는 이 지침이 다른 여러 국가에서 시행되길 바랍니다. 이는 보편 교회를 위한 지침이지만, 그 지침들의 실질적인 적용은 문화적 차이와 언어의 차이를 비롯해 모든 면에서 다르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 지침들을 모든 상황에서 글자 그대로 하나하나 똑같이 적용하려 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그건 불가능합니다.”

올해 세계가정대회는 종교 탄압이 문제인 지역의 가정이나 전반적으로 생활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정을 어떻게 기억할 것인지요?

“이번 세계가정대회는 일반적으로 방금 말씀하신 문제를 비롯해 우리 마음 한구석에 항상 자리잡고 있는 모든 문제에 초점을 맞춥니다. 예를 들면, 교황님이 가정 관련 행사에서 사람들을 맞이하실 때 우크라이나에서 온 커플도 그 자리에 함께한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이번 대회도 여러 가지 형태의 종교적 박해 속에 살거나 혹은 유혈사태나 전쟁 상태에서 살고 있는 세계 곳곳의 부부들이 참여할 것입니다. 우크라이나에 홀로 남아 싸우는 아버지, 자녀와 함께 낯선 외국으로 떠나는 어머니의 고통, 그런 가족의 고통을 볼 때 과연 누가 외면할 수 있을까요? (...) 그들에게 가족은 없습니다. 완전히 혼자입니다. 젊은 여성이 두 아이를 데리고 도착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어떨까요? (...) 우리는 이런 이주민과 난민을 환대하고 돕기 위해 그토록 많은 일을 하는 기관, 단체, 교회를 비롯해 국가가 한 일을 높이 평가합니다. 하지만 그들은 어쨌든 자기 집에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삶이 모조리 뒤집히면 아무것도 갖지 못합니다. 사람들은 마치 이삿짐센터를 불러 모든 것을 옮기는 것처럼 생각합니다. 하지만 단순히 살림을 옮기는 문제가 아닙니다. 그들은 작은 가방을 들고 떠나며 아무것도 갖지 못합니다. 이것이 우리 마음을 울립니다. 교회는 세상의 이러한 현실을 외면할 수 없습니다. 이번 대회에서는 세계 곳곳의 가정들이 온라인으로 연결될 것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교황 권고 「사랑의 기쁨」(Amoris laetitia)을 쓰셨습니다. 오늘날 교회에서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적용하는지요? 이번 대회 동안 그 권고가 어떤 식으로 유익한 도구가 될까요?

“물론 이 교황 권고가 기본입니다. 「사랑의 기쁨」이 이번 대회의 토대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우리 의도는 새로운 자극을 주는 것입니다. 저는 「사랑의 기쁨」이 교회 안에 전반적으로 비교적 잘 받아들여졌다고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많은 우려와 많은 오해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문헌 전체를 읽지 않고 어느 한 부분만 짚으며 갑론을박을 이어갔기 때문이죠. 저는 일반적으로 주교회의가 이 교황 권고를 지지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세계 일부 지역의 몇몇 교구는 훨씬 더 많은 일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로마에서의 감염병 확산 상황 때문에 이번 세계가정대회를 제한하려 하셨지만, 동시에 전 세계의 모든 교회와 세계의 모든 본당에서 이 대회가 열리기를 바라셨습니다. 많은 교구가 프로그램을 준비했고, 그들이 지금 하고 있는 일이나 전 세계에서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엄청난 양의 문서를 우리에게 보냈습니다. 저는 그렇게 많은 활동이 생겨나는 것을 보고 놀랐지만 기분은 좋았습니다.”

“저는 교황님이 ‘세계 조부모와 노인의 날’ 거행에 대해서도 같은 생각을 하셨다고 덧붙이고 싶습니다. 교황님은 세계의 한 지역에서 오직 하나의 큰 기념행사만 치르지 않도록 하셨습니다. 교황님은 전 세계 모든 주교좌성당에서 이를 거행하길 바라셨습니다. 왜냐하면 세계가정대회와 관련해 전 세계의 가정이 모인다고 해도 가장 많은 참가자가 모인 대회는 더블린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3만4000명-3만5000명이었습니다. 더블린은 심지어 작은 교구도 아닙니다. 세계적으로 규모가 큰 교구들은 자신의 관할에 있는 교구 내에 그 정도의 사람들을 모아 행사를 치를 수 있을 것입니다. 그게 우리가 원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곳 로마에서 열리는 행사에 모든 지도자들을 초대한 것입니다.”

특별히 이번 세계가정대회의 하이라이트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또한 세계가정대회가 로마에서 열린다는 사실, 로마라는 장소가 얼마나 중요한가요?

“교황님이 있기에 중요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사랑을 받고 계십니다. 교황님은 엄청나게 매력적인 인물입니다. 어떤 신문이든, 어떤 종교 종파나 단체든 모두가 프란치스코 교황님을 좋아합니다. 교황님이 가족들에게 말씀하실 때나 혼인한 부부들에게 직접 말씀하실 때, 그들은 교황님께 귀를 기울입니다. 이를 전 세계로 방송하는 게 저의 가장 큰 희망입니다. 그렇게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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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6월 2022, 02: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