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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미사 중 성체강복을 하는 마우로 감베티 추기경, 성 베드로 대성전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미사 중 성체강복을 하는 마우로 감베티 추기경, 성 베드로 대성전  (Vatican Media)

감베티 추기경, 성체 성혈 대축일 미사 주례 “예수님처럼 다른 이에게 자기 자신을 낮춥시다”

성 베드로 대성전 대사제 겸 바티칸 시국의 교황 총대리 마우로 감베티 추기경이 6월 16일 성 베드로 대성전의 ‘성 베드로 사도좌’ 제대에서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미사를 주례했다. 감베티 추기경은 성체 성혈 대축일에서 배우자고 초대했다. “우리 가운데 그 누구도 사랑을 열망하는 만큼 자기 자신을 낮추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하는 것이 그리스도와 함께 그리스도의 삶을 사는 길입니다.”

Tiziana Campisi / 번역 김호열 신부

성 베드로 대성전 대사제 겸 바티칸 시국의 교황 총대리 마우로 감베티 추기경이 6월 16일* 오전 성 베드로 대성전의 ‘성 베드로 사도좌’ 제대에서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이하 성체 성혈 대축일)’ 미사를 주례했다. 감베티 추기경은 이날 강론을 통해 “종종 역사의 도전과 형제자매들의 고통과 마주할 때, 우리는 객관적인 데이터를 가지고 타당한 이유를 대면서 우리의 무력함이나 나태함을 정당화하려는 유혹을 받거나” 혹은 적어도 상업적인 성격의 가상 프로젝트를 제안한다고 말했다. “우리는 극적인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도 그렇게 합니다. 지난 몇 달 동안 목격한 것처럼 말입니다.” 감베티 추기경은 예수님께서 오천 명을 먹이신 빵과 물고기의 기적에 대해 말하고 있는 성체 성혈 대축일 전례 복음 내용이 오늘날의 세상과 유사하다고 말했다. 예수님을 따라다니느라 지쳐 있는 군중이 기운을 차릴 수 있도록 먹을 것을 주라는 예수님의 요구에 깜짝 놀란 제자들은, 군중이 먹을 음식이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정당화하면서 예수님의 요청을 회피한다. 오늘날에도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진다. 

*역주: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은 그리스도의 몸과 피로 이루어진 성체성사의 제정과 신비를 기념하는 축일로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 대축일’ 다음 목요일에 지낸다(올해는 6월 16일). 우리나라를 비롯한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사목적 배려로 삼위일체 대축일 다음 주일로 옮겨 지낸다. 

생명의 길에서 예수님과 함께

감베티 추기경은 예수님께서 인류를 향해 당신 자신을 낮추신 것은 “온전히 인류를 향한 아버지의 사랑이며 십자가 상의 죽음에까지 이르게 한 낮춤”이라고 설명하면서, 예수님께서 당신 자신을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 영원한 생명을 위한 양식으로 소개하셨다고 말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당신 주위에 모여든 군중을 돌보라고 이르시며 군중을 향해 자기 자신을 낮추라고 권고하셨다. 감베티 추기경은 “우리 가운데 그 누구도 사랑을 열망하는 만큼 자기 자신을 낮추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예수님께서 자기 자신을 낮추는 것이 하느님의 유일한 길이라고 말씀하실 때, 우리는 이 말씀을 이해하지도 받아들이지도 못합니다. 심지어 생명의 길, 예수님의 길에서 떨어져 나갈 위험에 빠지기도 합니다.” 감베티 추기경은 “예수님께서 오천 명을 먹이신 일은 모든 복음사가들이 전하는 사화의 핵심”이라며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생명의 길을 완전히 발견하고 그 길에 참여하도록 우리와 동행하시려고 우리 손을 잡아 주신다”고 설명했다. 제자들은 기억 속에 생생하게 각인된 빵과 물고기의 기적 사건을 계기로 회심의 여정을 시작했다. 그 여정은 “파스카에서 시작해 우리가 매번 최후의 만찬을 기념하며 거행하는 성찬례에 이르는 변화의 여정”이 됐다.  

성 베드로 대성전의 ‘성 베드로 사도좌’ 제대
성 베드로 대성전의 ‘성 베드로 사도좌’ 제대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무엇을 요구하시는가?

감베티 추기경은 “내 신상에 영향을 준다거나, 내 주머니에서 돈을 꺼내야 한다거나, 내가 누리는 특권을 양보해야 하는 상황과 관련될 경우 우리도 나서기를 꺼린다”고 말했다. 문제는 “약한 믿음”이다. “이는 마치 제자들이 예수님께 ‘저희에게 요구하신 것을 도무지 실행할 수 없습니다. 저희를 과대평가하셨습니다’라고, 다른 표현으로는 ‘실수하셨네요. 당신께서는 자신이 무엇을 말하는지 모르고 계시네요’라고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도 이럴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의 추측이나 판단으로 다른 사람들, 특히 어릴 때부터 권위를 누린 사람들, 부모와 교사들, 경영자와 정치인들, 주교들, 교황, 하느님을 저평가할 때 그럴 수 있습니다.” 감베티 추기경은 관여하지 않을 명분을 찾는 대신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물어보고, 그런 다음 단순하게 순종하라고 말했다. 이것이 바로 제자들이 자기 자신을 이겨내고 예수님께서 명하신 바를 신뢰하며 행한 것이다. “그러자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납니다.”

미사 장면
미사 장면

성체 성혈 대축일에서 배우기

감베티 추기경은 우리를 이 사랑의 수혜자일 뿐 아니라 주인공으로 보시는 “예수님께서 가져오신 전적이고 인격적인 사랑의 아름다운 소식, 곧 ‘이는 너희를 위한 내 몸이다’”에 대해 설명했다.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주님에게서 받은 것을 여러분에게도 전해 주었습니다”(1코린 11,23). 우리도 예수님처럼 “성찬례”가 되도록, “예수님의 살아 있는 기억”이 되도록 부름받았다. “모든 형태의 세속적, 사회적, 개인적 영예를 내려 놓으라는 초대입니다. 그래야 사랑의 위대함을 타협의 대상으로 삼지 않을 수 있습니다. (...) 예수님께서 우리와 나누셨고 계속해서 우리와 함께 나누시는 삶을 살기 위해, 그러한 생명의 길에서 결코 떨어져 나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 말입니다.” 감베티 추기경은 “이것이 바로 성체 성혈 대축일에서 배우는 것”이라며 다음과 같이 강론을 마무리했다. “예수님께서 우리 손을 잡아 주십니다. 그분께서는 태도의 변화에서 오는 이 충만하고 사랑스런 삶으로 우리를 인도하길 원하십니다. 그리스도께서 말씀하십니다. ‘더 이상 자기 자신을 걱정하지 말고 오직 네 형제를 걱정하여라. 형제들과 함께하고, 형제들에게 네 자신을 음식으로 내어 놓아라.’”

성찬 전례
성찬 전례

전례

성변화(聖變化, Transustanziazione) 교리를 잘 표현한 성 토마스 아퀴나스의 성체 성혈 대축일 미사 부속가 “찬양하라, 시온이여(Lauda Sion Salvatorem)”로 풍요로워진 이날 미사 전례는 그리스도의 몸과 피를 기념하는 전통적인 성가로 활기를 띠었다. 감베티 추기경은 ‘보편 지향 기도’에서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세상의 모든 지역에” 평화의 선물을 청했으며, 미사를 마친 다음 신자들이 성체조배를 할 수 있도록 현시된 성체 앞에서 잠시 멈춰 기도했다. 성체조배를 하는 동안 예수님의 최후의 만찬을 떠올리는 성체 찬미가 “입을 열어 찬양하세(Pange lingua)”가 울려 퍼졌다. 이후 성 베드로 대성전 신랑(身廊, Navata centrale)을 거쳐 대성전 앞뜰까지 성체행렬이 이어졌다. 성체 성혈 대축일의 성대한 전례는 감베티 추기경이 성체가 모셔진 성광으로 십자 표시를 하며 신자들에게 성체강복을 하면서 마무리됐다. 성체강복이 끝나고 성체를 감실로 모시는 동안 “찬미 환호송(Dio sia benedetto)”을 바쳤다. 전례는 성가 “임금이신 그리스도(Laudes Regiae)”로 마무리됐다.

성 베드로 대성전 앞뜰에 도착한 성체행렬
성 베드로 대성전 앞뜰에 도착한 성체행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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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6월 2022, 13: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