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마리우폴의 파괴된 건물 마리우폴의 파괴된 건물 

마리우폴의 울부짖음 “교황님, 마리우폴에 갇힌 사람들을 구해주세요”

러시아군에 의해 파괴된 우크라이나의 도시 마리우폴에 갇힌 “어머니, 아내, 아이들”이 도움을 부르짖으며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편지를 보냈다. 편지는 교황청 온전한 인간 발전 촉진을 위한 부서 임시 장관 마이클 체르니 추기경이 우크라이나의 한 언론인에게서 전해 받았다. “교황님이 마리우폴의 대피를 도와주신다면 진정 아버지다운 행동, 착한 목자의 도움, 진정한 자비의 행위가 될 것입니다.”

Alessandro De Carolis / 번역 박수현

덫은 치명적이다. 이러한 까닭에 도움을 청하는 울부짖음이 미사일의 궤적을 넘어 가능한 한 높이 울려 퍼지길 원한다. 곧, “희망의 마지막 보루”인 교황에게 다다르는 것이다. “마리우폴을 지키고 있는 어머니, 아내, 아이들”이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보낸 길고 의연하며 절박한 호소 뒤편에서 끊임없이 터지는 포격의 굉음이 들리는 듯하다. 이들이 서명한 편지는 교황청 온전한 인간 발전 촉진을 위한 부서 임시 장관 마이클 체르니(Michael Czerny) 추기경에게 도착했다. 체르니 추기경은「바티칸 뉴스」를 통해 “교황에게 보낸 이 편지는 모든 전쟁이 불합리하다는 점을 입증한다”고 말했다. “이는 교황님이 전쟁에 관해 처음부터 강조하신 점입니다. 특히 부활 메시지와 ‘로마와 온 세상에(Urbi et Orbi)’ 보내는 교황 강복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용납할 수 없는 포위 공격

체르니 추기경에게 편지를 전달한 사람은 우크라이나 국영 텔레비전 “UATV 채널”의 사켄 아이무르자예프 기자다. 편지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파괴된 도시가 고통으로 점철됐다는 소식을 두 쪽에 걸쳐 전하고 있다. 편지는 “하루 24시간” 공격을 받아 “잿더미로 전락한” 도시가 “21세기 유럽에서 유례없는 인도주의적 재앙”의 진원지로 변하고 있음을 묘사하는 한편, 국제인도법의 보호를 받아야 할 사람들의 형언할 수 없는 고통을 비롯해 “무차별 공격”과 이유 없는 파괴 등 “도시 포위전의 부당함에 다시 한번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아무것도 남지 않았습니다

“교황님,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사람들의 수가 매일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고통받는 사람들을 돕는 것은 여전히 가능합니다.” 지금도 마리우폴에서 저항하고 있는 사람들의 아내들(이 가운데 100여 명은 제복을 입은 의사와 요리사들이다)과 아이들을 비롯해 수백명의 민간인과 부상병들이 도시에 갇혀 있다. 다친 사람들은 약품과 소독약의 부족으로 아무런 치료도 받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편지는 “전장에서 대피해야 한다”고 호소한다. 특히 결정적 전투의 최전선이 된 아조우스탈 제철소의 상황과 민간인 1000여 명이 남아있는 상황도 설명하고 있다. “전투 초기에 이곳에 남은 사람들은 군대와 함께 생활하는 것이 안전할 뿐만 아니라 식량, 물,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여성과 어린이들에게 요새처럼 보였던 이곳은 이제 “먹거리와 식수 배달”조차 불가능한 “덫”이 됐다.

체르니 추기경, “인도주의 통로, 휴전”

체르니 추기경은 “이 절박한 탄원이 휴전과 함께 인도주의 통로를 여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모든 이에게도 다다른다”며 “현 상황에서 휴전과 인도주의 통로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활의 기쁨과 신앙으로 우크라이나를 비롯해 이 끔찍한 전쟁의 불합리함이 있는 세계 곳곳의 우리 형제자매들의 고통과 고뇌를 함께 짊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상의 시선 앞에서 여성, 어린이, 부상자들은 그런 죽음을 당해선 안 됩니다. 그들은 오늘날의 순교자입니다.” 교황에게 보내는 울부짖음은 다음과 같이 끝맺었다. “교황님이 마리우폴의 대피를 도와주신다면 진정 아버지다운 행동, 착한 목자의 도움, 진정한 자비의 행위가 될 것입니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용시에는 출처를 밝혀주시고, 임의 편집/변형하지 마십시오)

19 4월 2022, 22: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