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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청 가톨릭교육성 장관 주세페 베르살디 추기경 교황청 가톨릭교육성 장관 주세페 베르살디 추기경 

베르살디 추기경 “가톨릭 학교는 자유롭고 전인적인 인간을 양성합니다”

교황청 가톨릭교육성 장관 주세페 베르살디 추기경이 가톨릭 학교의 “정체성”에 관한 훈령을 설명했다. 베르살디 추기경은 “항상 사람들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특히 가장 취약한 이들을 존중하는 공동체를 형성하는 것”이 이번 훈령의 목표라며 “충돌과 오해가 없도록 점진성의 원리와 비례성의 원리”를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Salvatore Cernuzio / 번역 이창욱

“정체성은 방어적 개념이 아니라 명제적 개념입니다. 우리는 제안하고 누구에게도 강요하지 않는다는 특정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의미에서 그렇습니다. 우리가 학교의 학생을 선택하는 게 아니라, 학생과 가족이 우리 학교를 선택하는 것입니다.” 교황청 가톨릭교육성 장관 주세페 베르살디(Giuseppe Versaldi) 추기경은 가톨릭교육성이 ‘대화의 문화를 위한 가톨릭 학교의 정체성’이라는 제목으로 3월 29일 발표된 훈령(Istruzione)의 의미를 이 같이 설명했다. 베르살디 추기경은 「바티칸 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여기서 대화는 가톨릭 정체성의 근본적인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왜냐하면 우리가 바라보는 그리스도께서는 몸소 거리를 다니시고, 사람들을 만나시고, 심지어 생각이 다른 사람을 포함한 모든 사람에게 다가가시어 ‘학교를 만드셨던’ 스승이시기 때문입니다.”

이하 주세페 베르살디 추기경과의 일문일답:

훈령은 가톨릭 학교가 “모든 이를 위한 학교”라고 말합니다. 이는 무엇을 의미하나요?

“저는 교육자들의 위대한 수호자 요한 보스코 성인의 말씀을 인용하고 싶습니다. ‘교육은 마음으로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번 문헌을 통해 항상 사람들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특히 가장 취약한 이들을 존중하는 공동체, 가톨릭 교회의 주요특성인 사랑을 증거하고 또 사랑의 증거가 순환하는 공동체를 형성하고자 합니다.” 

이 외에도 가톨릭 학교의 가치는 무엇인가요?

“진지함, 규율, 연구, 전문성이라는 가치가 있지만, 무엇보다 이러한 이웃사랑과 존경의 분위기가 다른 교육적 힘과 연결돼야 합니다. 젊은이는 엄격한 분위기나 학구적 분위기가 아니라, 한 사람의 시민이자 그리스도인으로서, 자유롭고 전인적인 인간을 존중해주고 제안해주며 바로잡아주는 사람과 동반의 여정에 나서야 합니다.”

젊은이들과 관련해 말씀드리자면, 새로운 세대의 강한 개인주의가 빈번하게 비난받곤 합니다. 교황님도 이에 대해 말씀하셨고요. 감염병의 세계적 확산으로 인해 사회적, 정서적 관계의 표류도 두드러졌습니다. 어떻게 이 문제에 대처하고 성장을 도울 수 있을까요? 

“코로나19 여파로 사회적 의사소통이 더디게 이뤄졌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사회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더욱 분명하게 드러난 계기가 됐습니다. 곧, 모든 사람이 다른 사람의 기여를 존중하면서 각자 스스로 공헌하는 사회적 아이디어를 실현하기 위해 함께 공부하고 토론하며 같이 어울려야 합니다. 우리 가톨릭 학교는 이를 위한 모범이 돼야 합니다. 또한 대화, 형제애, 민주주의 모델이 사회에서 성숙해지도록 매개체가 돼야 합니다. 학교에서 배움이 없다면, 사회에서 배움도 없습니다.”

성교육도 성숙의 단계에 포함돼 있나요? 가톨릭 학교는 어떤 접근방식을 취하고 있나요?

“우리는 정서적 성숙에 대해 말하는 것을 선호합니다. 여기에는 물론 성적 성숙도 포함됩니다. 성적 성숙과 관련해 성(性)은 전반적인 의미에서 이해해야 합니다. 사랑의 관계는 가톨릭 학교에서 수용되는 주제이지 검열의 대상이 아닙니다. 그리고 그다지 신뢰할 수 없는 모델을 제시하는 세속적인 추세에 크게 좌우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교육과 함께 사람에 대한 존중과 진정한 사랑의 개념을 전달하려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진정한 사랑이란 취하거나 소유하는 게 아니라 서로가 서로에게 자기 자신을 내어주는 것입니다.” 

정서적 교육과 성교육은 자발적이든 아니든 종종 가정이 학교에 ‘위임한’ 문제 중 하나입니다. 또한 부모와 교사의 관계는 오늘 발표된 훈령이 주로 강조하고 있는 사항 중 하나입니다. 상호 협력을 새롭게 하라고 초대하고 있고요. (...)

“기본 요점 중 하나입니다. 가정과 학교의 협력뿐 아니라 본당, 단체, 국가 기관과의 협력도 있습니다. 이것이 ‘교육에 관한 글로벌 콤팩트’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제안에 따른 것이죠. 그리스도교 인간학, 곧 인간에 관한 학문의 근본적인 요점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허심탄회하게 합의를 이뤄야만 우리가 성장하도록 도울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학교와 가정을 아우르는 전체적인 교육 공동체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 희망적입니다. 특히 가정은 아이들을 위해 교육적 선택을 할 권리가 있습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흔히 말하는 것처럼 종종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하는 대리인이 되기도 했지만 말입니다.” 

구체적으로 이런 도전 과제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요?

“양성자들의 양성에 관해 협력하면서 그렇게 해야 합니다. 우리 교사들은 아이디어를 전달할 뿐 아니라 공동체를 만들도록 양성을 받아야 하므로 가족, 지역 교회, 지역의 다른 교육기관들과 대화를 준비해야 합니다. 요컨대 우리 양성자들, 우리 교사들은 단순히 공무원으로 행동하면 안 됩니다.”

이번 훈령은 교황님이 원하신 시노드 여정과 어떻게 부합하나요?

“정확히 같은 선상에 있습니다. 교황청 부서로서 우리는 권위적으로 기여하려는 게 아니라, 교황청과 지역 교회가 서로 꽉 막혀 있지 않은 자유로운 정신으로 토론하고 성찰하는 것을 목표로 삼으려 합니다. 또한 이러한 우리의 기여는 사도좌 정기방문(ad limina)을 통해 많은 주교님들이 ‘주교와 가톨릭 학교의 관계’에 대한 설명과 쇄신을 요청하신 데 따른 응답입니다. 주교와 가톨릭 학교의 관계는 정체성의 관점에서, 그리고 스캔들이나 모순이 발생했을 경우 여러 가지 규율 문제에 관한 관점에서 다양하게 살펴봐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 마지막 문제와 관련해 이번 문헌은 고용된 사람이 가톨릭 학교의 조건에 부합하지 않거나 교회 공동체 구성원 자격을 준수하지 않을 시 해고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좀 더 쉽게 설명해 주시겠어요?

“보이는 것과는 반대입니다. 최근 몇 년 동안 발생한 일부 오해에 비추어 우리는 이번 훈령을 통해 점진성의 원리와 비례성의 원리(il principio di gradualità e proporzionalità)를 다시 강조하고자 합니다. 충돌이 아니라 항상 대화를 보장하기 위한 취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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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3월 2022, 2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