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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데리코 롬바르디 신부 페데리코 롬바르디 신부 

롬바르디 신부 “베네딕토 16세 전임교황님은 교회의 악행을 숨기려 한 적이 없습니다”

교황청 대변인을 역임한 “요제프 라칭거-베네딕토 16세 재단” 이사장 페데리코 롬바르디 신부는 베네딕토 16세 전임교황이 뮌헨의 신자들에게 보낸 서한과 관련해 「바티칸 뉴스」와 일문일답을 나눴다. “전임교황님의 곁에서 함께 일할 때부터 제가 느낀 베네딕토 16세 교황님은 자신에게 고통스러운 일에 있어서도 진리에 대한 봉사를 언제나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신 분이라고 증언할 수 있습니다.”

Gabriella Ceraso / 번역 이재협 신부

“그분의 진정성, 강렬함, 깊은 통찰에 감동받았습니다.” 전 교황청 대변인 페데리코 롬바르디(Federico Lombardi) 신부는 「바티칸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베네딕토 16세 전임교황이 공개한 서한이 담고 있는 의미를 설명하며 이 같이 말했다. 

이하 롬바르디 신부와의 일문일답:

전임교황님의 서한의 어떤 부분이 인상 깊으셨나요?

“그분의 진정성, 강렬함, 깊은 통찰에 감동받았습니다. 베네딕토 16세 전임교황님이 서한에서 말씀하셨듯, 그분은 고통스러운 시기를 살아오셨고 그 시기를 보내시며 늘 양심성찰을 하셨습니다. 그분은 자신의 삶과 행동, 오늘날 교회의 상황 등에 대해 성찰하고 반성하셨습니다. 전임교황님이 보내신 서한은 하느님 앞에서 심오하고 고통스러운 시간 동안 진정으로 참회하신 결과입니다. 그분은 주님과의 만남, 곧 하느님의 심판을 향해 걸어가고 있음을 아는 노인입니다. 이런 점이, 서한에서 말씀하신 대로 그분이 살아가는 방식을 비롯해 이 서한의 위대한 진정성과 깊이를 보여줍니다. 스스로에게 있어 성찰과 고통스러운 시간이었을 뿐 아니라, 교회 내에서도 큰 논쟁이 되고 혼란과 불화를 야기하는 시간을 겪고 난 뒤에 말입니다. 전임교황님의 서한은 현재 상황과 앞으로의 전망을 진실하고 객관적으로, 그리고 진심 어린 마음과 평온한 마음으로 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증언입니다.”

베네딕토 16세 전임교황님은 서한에서 용서를 구한다고 하셨는데요, 무슨 뜻인가요?

“전임교황님은 매일 미사를 봉헌하실 때마다 스스로 성찰의 시간을 보내십니다. 미사의 시작 예식에는 주님을 만나기 전 용서를 청하는 예식이 있는데, 이 예식에서 전임교황님은 언제나 온 마음을 다하십니다. 여기에는 그분의 개인적인 상황에 대한 성찰뿐 아니라 당신과 연관돼 있다고 생각하시는 교회의 상황에 대한 모든 성찰이 포함돼 있습니다. 그래서 전임교황님은 우리도 매일 수없이 반복하는 고백인 ‘제 탓이오, 제 탓이오, 저의 큰 탓(grandissima colpa)이옵니다’를 매우 가슴 아프게 바치십니다. 그분은 전체 교회와의 연대 안에서 자신과 관련된 ‘가장 큰 잘못(grandissima colpa)’이 무엇인지 명확히 살피려고 노력하십니다. 또한 전임교황님은 이 시간, 자신의 성찰의 시간 안에서 가장 큰 잘못이 성 학대와 관련한 모든 문제라는 사실을 분명히 밝히셨습니다. 그분은 모든 성 학대 피해자들 앞에서 이 참회의 성찰을 하셨습니다. 그분은 성 학대 피해자들과 만났던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시고, 성 학대 문제가 남긴 결과들과 피해자들의 고통이 점점 더 깊어진다는 심각성을 기억하고 계십니다. 전임교황님은 진심을 담아 분명하게 부끄러움과 상처를 드러내시고 진정으로 용서를 구하셨습니다. 이 같은 표현들은 최근 몇 년 동안 우리가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입을 통해 들은 표현들과 같습니다. 또한 이제는 뮌헨-프라이징대교구에 재임하실 때부터 로마에서의 직무와 교황직에 이르기까지 성 학대와 관련된 거의 모든 사건을 성찰하신 전임교황님이 진정으로 이를 고백하십니다. 이러한 전임교황님의 성찰은 추상적이거나 포괄적인 성질이 아니라,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것으로 이해돼야 합니다. 전임교황님은 피해자들에 대한 관심의 부족을 예수님의 수난의 고통 앞에서도 잠들어버린 제자들의 모습과 비교하시며 피해자들의 고통을 언급하셨습니다. 이 같은 상처와 범죄에 맞서 싸울 만큼 확고한 결심으로 헌신하는 모습이 부족하다고도 말씀하셨습니다. 곧, 전임교황님은 추상적이거나 포괄적인 방식이 아니라, 성 학대 문제와 관련한 현실을 매우 구체적으로 지적하셨습니다. 전임교황님이 용서를 청하시는 모습은 결국 하느님 앞에 나아갈 당신 자신을 위한 기도의 요청인 동시에, 형제자매들, 곧 피해자들을 위한 기도의 요청이자 가장 큰 잘못과 연관이 있다고 느끼는 전체 교회 공동체를 위한 기도 요청입니다. 성 학대 문제는 전임교황님이 스스로 연관돼 있다고 느끼시는 매우 광범위한 문제입니다. 그분은 심각한 문제인 전체 현실에 용서를 청하시고 스스로 정화할 필요가 있는 어떤 사안으로 바라보십니다. 나아가 태도를 변화시키고 복음이 요구하는 대로 살아가는 참된 신앙인이 될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해야 할 문제로 성 학대 문제를 바라보십니다.”

신부님, 전임교황님은 성 학대 문제로 고소된 신부를 뮌헨대교구에서 받아들이기로 결정한 1980년 회의에 참석했던 사실을 숨겼다는 의혹을 받고 계십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요?

“전임교황님도 서한에서 이 문제를 언급하셨고, 서한과 함께 공개된 별첨 문서도 이를 자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 문서에는 조사위원회의 서명, 그리고 전임교황님이 받고 있는 의혹과 관련해 법률 자문을 담당하는 법률 전문가들의 서명이 담겨 있습니다. 전임교황님의 법률 전문가들은 이 문제와 관련한 첫 번째 답변을 내놓았으며, 현재 종합적인 최종 답변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조사위원회에 제출된 82쪽에 달하는 첫 번째 답변서는 전임교황님이 당시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고 말하는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답변서가 발표된 직후 전임교황님은 즉각 다음과 같은 성명을 발표하셨습니다. ‘제가 참석하지 않았다는 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저는 당시 회의에 참석했습니다. 저는 이 같은 혼란을 야기한 오류가 어떻게 발생하게 됐는지에 대한 설명을 요청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번에 별첨으로 공개된 문서는 긴 분량의 첫 번째 답변서 전체 편집 과정에서 어떻게 이 같은 실수가 발생했는지 설명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이들은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는) 이 오류가 당시 라칭거 추기경이 해당 사제의 성 학대 가해 사실을 몰랐다는 사실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설명합니다. 따라서 전임교황님이 당시 회의에 불참했다는 오류는 편집과정의 실수에 의한 결과일 뿐, 그분의 참석 여부를 부인하기 위한 의도적인 서술이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전임교황님의 참석은 당시 회의록이나 다른 자료에 의해서도 명백하기 때문에 참석 여부를 부정할 필요가 전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저는 여기서 더 이상 이 문제에 대해 특별히 깊게 들어가지 않으려 합니다. 다만 핵심은 이것입니다. 전임교황님은 확실한 상황에 대해 고의로 거짓 증언을 했다는 의혹에 가슴 아파하셨습니다. 조사위원회의 보고서뿐 아니라 여러 의혹들로 인해 전임교황님은 성 학대 가해자를 알고도 숨겨준 인물, 피해자들의 고통에 관심이 없으며 무시하는 인물로 묘사됐습니다. 이에 대해 전임교황님은 다음과 같이 대답하셨습니다. ‘저는 거짓말쟁이가 아닙니다. 이런 의혹으로 저는 큰 고통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거짓 증언을 하지 않았음을 분명히 증언합니다.’ 저 또한 개인적으로 전임교황님의 이야기에 절대적으로 공감하며, 그분이 당신의 진실성을 주장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진실성은 전임교황님이 지니신 인품이자 평생을 살아오며 보여주셨던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전임교황님의 일을 도우며 여러 해 동안 곁에서 함께 살아온 사람으로서 이를 증언할 수 있습니다. 진리에 대한 봉사는 그분에게 있어 언제나 가장 우선순위였습니다. 그분은 교회에 고통이 될 수 있는 일을 숨기려고 하신 적이 없습니다. 그분은 교회의 현실이나 교회 안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거짓으로 미화하신 적이 없습니다. 그러므로 저는 전임교황님의 진실성을 어떤 방식으로도 의심할 수 없다고 전적으로 믿습니다. 전임교황님은 서한을 통해 이를 분명히 하셨고, 저는 믿음과 확신을 가지고 그분의 말을 받아들이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이렇게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교회에 전임교황님의 서한이 어떤 의미를 지닌다고 생각하시나요?

“전임교황님의 이번 서한은 분명 피해자들의 고통에 공감하고 관련 사건들에 대한 매우 진실되고 깊은 참회의 태도를 보여줍니다. 나아가 이번 서한은 성 학대 피해자들을 비롯해 교회 공동체를 위해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닙니다. 또한 하느님 앞에서 이토록 진실하게 참회하는 태도는 전임교황님이 우리에게 주시는 위대한 그리스도교적 증거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전임교황님이 이번 서한을 통해 표현하시려던, 제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측면은 ‘가장 큰 잘못(gravissima colpa)’의 심각성을 인식하는 것이 얼마나 옳은 일인지, 나아가 그 잘못이 우리에게 영적으로 미치는 결과의 무게를 인식하고 희망을 잃지 않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한 부분입니다. 전임교황님은 머지않은 당신 생의 마지막 순간, 곧 하느님의 심판을 마주할 순간을 생각하시며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조만간 하느님의 심판을 앞두고 두렵고 떨리는 이유가 차고 넘칠 수 있지만, 저는 벗이자 형제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저와 함께하심을 느끼기에 기쁨의 환호를 올립니다. 죽음의 문을 지나 주님을 만날 수 있도록 하느님의 은총이 저를 도와주실 것을 느낍니다.’ 바로 이것입니다. 우리는 심각하게 모욕적인 상황, 피해자들과 함께 큰 고통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살고 있습니다. 나아가 이미 발생한 일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하지만 이 사실들이 우리를 절망에 빠지게 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계속해서 주님의 은총을 바라보며 주님 안에서 언제나 믿음을 간직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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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 2월 2022, 20: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