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샤바 국제회의 폐회 “성 학대 희생자를 위한 봉사의 겸손한 도구”
Salvatore Cernuzio / 번역 이정숙
중·동부 유럽 교회와 사회 및 국가 당국과 함께 교회 간, 교회를 위한, 교회에 대한 협력, 특히 상처입은 사람들과 성 학대 사례가 발생한 공동체에 대한 동행. 이 같은 전제와 약속으로 지난 9월 19일부터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미성년자와 취약한 성인 보호에 대한 대규모 국제회의가 22일 막을 내렸다. 미래를 위한 제안에 초점을 맞춘 22일 오전 토론은 교황청립 미성년자보호위원회와 폴란드 주교회의가 주최한 이번 국제회의의 마지막 활동이었다.
무고한 이들
성찰, 발언, 토론, 그리고 일부 희생자들의 극적인 증언으로 진행된 3일 간의 국제회의는 폴란드 그니에즈노대교구장 보이치에흐 폴락(Wojciech Polak) 수석대주교가 거행한 미사로 막을 내렸다. 폴락 대주교는 복음에서 출발한 자신의 성찰을 표명하며 “무고한 이들”에게 가해진 상처의 “고통스럽고 모욕적인” 결과에 대한 전체 교회의 고뇌를 강조했다. 그는 강론을 통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 파멸, 침해, 신뢰의 상실 (...) 이러한 것들이 인간의 존엄성을 박탈하고 인간을 아주 깊이 파멸시킵니다. 정신뿐 아니라 영혼에도 아주 많은 흉터를 남깁니다.” 그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발언을 인용하면서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이러한 잔인한 행동의 진실을 직시해야 교회가 다시 한 번 신뢰와 더불어 어려움에 빠진 이들을 위한 환대와 안전의 장소로 여겨지는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주님은 우리와 함께 계시며, 우리가 학대 희생자들에 대한 봉사의 겸손한 도구가 되길 바라십니다. 서로에게서 배우면서 그들을 공동 미래의 동반자이자 주인공으로 여기길 바라십니다.”
두려움 극복하기
폴락 대주교는 오전 토론에서 “우리가 보호해야 할 많은 이들의 믿음을 앗아간 범죄와 배신”을 맹렬히 비난했던 것과 같은 개념을 강조했다. 그는 “이런 방식으로 우리는 신뢰를 잃었다”며, 성 학대에 맞서 싸우는 데 계속 노력하고 특히 많은 교구들에 여전히 남아있는 “우리의 이미지, 명성을 잃는 것, 송사에 휘말리는 두려움”을 극복하라고 촉구했다. 폴락 대주교는 “우리는 여전히 우리 공동체 안에서 약간의 저항과 오해에 직면해 있다”고 인정하며, “이 사명은 우리 각자의 힘을 넘어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는 교회 공동체를 구성하는 모든 이들의 협력을 필요로 한다”며 “우리는 외로운 늑대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침묵의 문화
폴락 대주교는 “협력 없이 침묵의 문화를 극복하는 건 불가능”하다며, “우리 중·동부 유럽인은 연대로 독재정권을 극복한 공통의 경험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더 큰 투명성”과 “중·동부 유럽 지역 교회들 간의 협력”이 목표라며, “지역마다 상황은 다르지만 그 차이가 우리를 서로 갈라놓거나 부끄럽게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현장에 있는 평신도
교황청립 그레고리오 대학 인류학 연구소 소장 한스 졸너(Hans Zollner) 신부도 발언을 통해 “국가마다 달라지는” 다양한 상황에 초점을 맞췄다. 특히 여러 번 등장한 개념이자 성 학대와의 싸움을 가로막는 “사고방식”에 대해 설명했다. “사고방식의 문제는 빠르고 쉽게 변화될 수 없습니다. 동화되기 위한 마음이 필요합니다. 용기는 마음에서 나옵니다.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참여하기로 결심한 많은 남녀 평신도들이 있다는 것은 고무적입니다. 특히 예방 분야에서 많은 일을 했지만, 여전히 해야 할 일이 많습니다. 과거에 비해 지금 우리는 누구에게 의지해야 할지, 어디서 조언을 구할지 알고 있으며, 우리의 이웃을 압니다. 그렇지만 그 과정에서 의사소통은 헌신으로 전환돼야 합니다.”
고대 교회의 참여
미성년자보호를 위한 폴란드 주교회의 협력자 겸 아동보호센터장 아담 자크(Adam Żak) 예수회 신부는 무엇보다 “네트워킹”을 구축하기 위해 “필요한 단계”인 이번 국제회의에 만족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미래를 내다보며 “다음에 할 행동이 있다면 어떻게 진행할 것인지, 어떤 방법으로 함께 일할 수 있을지” 물음을 던졌다. 자크 신부에 따르면 이 밖에도 토론과 현장의 작업에 아르메니아, 조지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의 고대 교회를 참여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상처입은 이를 동행하기
마지막으로 에바 쿠즈(Ewa Kusz) 심리치료사는 이번 국제회의의 누리집이 계속 활성화될 것이라며, 희생자들을 동반하는 양성과정을 밟고 있는 다양한 국가의 사람들과 연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상처입은 이들과 함께하는 것, 이것이 바로 앞으로 나아갈 길입니다. 그러므로 어떻게 그들을 도울 것인가, (성 학대의) 생존자로서 그들의 경험을 활용하여 어떻게 함께 일할 수 있을지 파악하고, 회복 중에 있는 이들을 이해해야 합니다. 또한 우리가 취해야 할 절차와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보장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성찰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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