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콜라레 수녀회 창립 150주년 기념 행사 (2019년) 스콜라레 수녀회 창립 150주년 기념 행사 (2019년) 

교황 권고 「축성생활」 반포 25주년, 거룩한 것과 인간적인 것 사이를 연결하는 빛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교황 권고 「축성생활」(Vita Consecrata) 반포 25주년을 맞아 ‘교황청 수도회성(정식명칭: 봉헌생활회와 사도생활단 성)’ 장관 주앙 브라스 지 아비스 추기경이 남녀 축성생활자들에게 서한을 보냈다. 그는 서한을 통해 아름답고 참된 여러 가지 매력 안에서 가장 먼저 하느님의 얼굴에 대한 매력을 일깨우면서 “아름다움의 증인”이 되라고 말했다.

Michele Raviart / 번역 김호열 신부

“남녀 축성생활자들은 모든 사람 안에 희망의 의미를 일깨우도록 요청받았으며”, 특히 코로나19 대유행뿐 아니라 “무엇보다도 사회 및 교회 공동체의 매일의 사건들 안에서 우리에게 밀접한 영향을 미치는 코로나19 대유행의 결과”로 인한 “이 비극적인 순간에 더욱 그러합니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교황 권고 「축성생활」(Vita Consecrata) 반포 25주년을 기념하는 서한에서 교황청 수도회성(정식명칭: 봉헌생활회와 사도생활단 성) 장관 주앙 브라스 지 아비스(João Braz de Aviz) 추기경은 모든 수도자들에게 이 같이 말했다.

정체성과 삼위일체

브라스 지 아비스 추기경은 서한에서, 교황 권고 「축성생활」이 “정체성의 혼돈과 약화된 소속감으로 인해 불확실성이 만연한 시대에서, 유동성이 강한 사회의 상황 안에서” 반포됐다며, 놀라울 정도의 확신을 갖고 “축성생활의 정체성”을 확립시켰다고 말했다. 「축성생활」은 지난 1994년 10월에 열린 세계주교대의원회의(주교 시노드) 제9차 정기 총회의 결과물로 1996년 3월 25일 반포됐다. 아울러 축성생활의 정체성은 삼위일체와의 관계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면서, 왜냐하면 이는 “성령의 찬란한 빛 가운데서 성부의 영광과 얼굴을 드러내는”, “그리스도의 변화된 모습의 이콘”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는 축성생활을 이해하는 독창적인 방법이다. 곧, “(하늘로) 올라감과 (하늘에서) 내려옴 사이의, 인간 주변부의 초월적인 위대함과 케노시스적(자기 비움적) 몰입 사이의, 관상해야 하는 숭고한 아름다움과 섬겨야 하는 고통스러운 가난 사이의 신비하고 빛나는 연결 고리를 직감하면서 거룩한 것과 인간적인 것”을 통합하는 방법이다. 

교회와 세상과의 관계 안에서

브라스 지 아비스 추기경은 이 관계의 적용들, 곧 △다른 이들을 책임지는 사람들의 삶을 거치는 구원 △선포하고 즐기는 것을 살아내는 형제애의 증언 △홀로 완벽한 이가 아닌 가난한 죄인들의 성화 △세상의 가치와 행복에 대한 보편적인 갈증에 반하지 않는 봉헌 등이 “오늘날 축성생활이 과거보다 ‘더 가난해야 됨’을 느끼게 하지만, 은총을 통해 교회와 세상, 믿는 이들과 믿지 않는 이들, 홀로 고통받고 있는 이들과 훨씬 더 많은 관계를 갖게” 한다고 말했다.

성자의 마음

특히 이는 교황 권고 「축성생활」이 하느님 “아버지의 감수성이 구체화된 모습인 성자의 감수성을 재발견할 정도로 강렬하고 심오한 접촉에 도달하게 하는” 관계를 통한 양성에 대해 언급할 때 그렇다고 말했다. 이어 하느님 아버지의 감수성이란 “억압받는 이들의 신음소리를 들어주고”, “과부의 탄원을 들어주고”, “인간과 함께 인간을 위해 고통받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브라스 지 아비스 추기경은 서한에서 “우리는 여러 카리스마를 통한 축성생활이 바로 정확하게 이러한 감수성의 표현이라고 믿는다”면서, “모든 수도회들은 각자의 고유 카리스마를 통해 하느님의 감수성의 한 면을 강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를 위한 양성은 “‘성자-종-어린양’과 동일한 감각, 감정, 마음, 애정, 열망, 취향, 선택 기준, 꿈, 기대, 열정, (…) 등을 체험하도록” 이끄는, “알아들을 수 있고 오늘날 더 구현돼야 할” 과정으로 간주되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평생 지속되는” 양성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아름다움의 매력

축성된 사람은 “아름다움을 증언하도록 부름 받았습니다.” 브라스 지 아비스 추기경은 서한에서 만약 하느님께서 아름다우시고, 주 예수님께서 “사람의 아들 중에서 가장 아름다우시다면”, “하느님께 축성된 자들은 아름답다”고 말했다. ‘아름다움의 길(via pulchritudinis)’*은 “진리에 도달하거나 진리를 신뢰할 수 있고 매력적으로 만드는 유일한 길”이다. 브라스 지 아비스 추기경은 아름다운 것은 “증언과 주어진 말씀”이라며 “우리가 선포하는 (예수님의) 얼굴이 아름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형제애와 훈훈하게 숨쉬는 분위기”는 아름다워야 한다. 아울러 “모든 이들이 초대된 성전과 전례”도 아름다워야 한다. 왜냐하면 “지극히 높으신 분께 기도하고, 찬미 노래를 드리며, 그분 말씀에 따라 우리 자신을 살펴보는 것은 아름답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그는 “주님의 마음으로 사랑하기 위한 우리의 정결, 주님께서 유일한 보물이라고 말씀하시는 우리의 청빈, 주님의 구원의 뜻에 따르기 위한 우리의 순명, 그리고 오직 주님만을 찾기 위해 우리가 함께 모여 사는 것(공동체 생활)”이 아름답다고 말했다. “영원하신 분(주님)의 연민(com-passione, ‘함께 고통을 겪는 마음’)을 드러내고자 고통받는 사람들의 고통을 받아들이는 자유로운 마음을 지니는 것”은 아름답다. “심지어 환경도 단순함과 창의적 간소함 안에서 아름다워야 합니다. 왜냐하면 존재하는 모든 것이 하느님의 현존과 중심성을 비추도록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 역주: 프란치스코 교황의 교황 권고 「복음의 기쁨」(Evangelii Gaudium) 167항은 그리스도를 믿고 따르는 것이 단순히 마땅하고 옳은 일일 뿐 아니라 아름다운 일이기도 하다며, 참된 아름다움의 모든 표현은 우리를 깨어 있는 자가 되게 할 뿐 아니라 예수님을 만나도록 이끄는 길이 된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의 신앙 여정은 무엇보다 ‘아름다움의 길(via pulchritudinis)’을 걸어가는 여정이다. 비록 부족함이 많지만 그럼에도 형제들 안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것, 공동체와 카리스마 안에서, 그리고 우리에게 맡겨진 사람들 안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것이 우리의 부르심이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교황 권고 「축성생활」(Vita Consecrata), 24항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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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3월 2021, 1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