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 신앙교리성 차관 자코모 모란디 대주교 교황청 신앙교리성 차관 자코모 모란디 대주교 

회심의 시간: 죄로 마비된 마음과 용서의 힘

프란치스코 교황과 교황의 협력자들인 교황청 관료들의 사순 시기 연피정 기간에 맞춰 가톨릭 방송 네트워크인 텔레파체(Telepace)와의 협업으로 교황청 신앙교리성 차관 자코모 모란디 대주교의 묵상 시리즈가 마련됐다. 묵상 시리즈의 주제는 “죄에서 구원된 복음 선포자들”이다. 이번 묵상은 죄가 일상이 될 때 마음이 굳어지는 것, 곧 “마음의 마비(sclerocardia, ‘완고한 마음’)”에 초점을 맞췄다.

Antonella Palermo / 번역 김호열 신부

텔레파체(Telepace)와의 협업으로 마련된 교황청 신앙교리성 차관 자코모 모란디(Giacomo Morandi) 대주교의 묵상 시리즈 “죄에서 구원된 복음 선포자들”의 네 번째 묵상은 항상 하느님 아버지의 자애로운 시선 아래에 있는 죄인이라는 우리의 상태를 인식하기 위해 우리 자신 안으로 들어가야 하는 필요성에 관한 것이다.

마음의 마비(‘완고한 마음’)

모란디 대주교가 묵상 자료로 택한 내용은 예수님께서 갈릴래아 전도를 시작하시면서 중풍병자를 만나신 일을 전하고 있는 마르코 복음서의 대목이다(마르 2,1-12 참조). 모란디 대주교는 믿음이 구원의 문이라고 반복하며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예수님께서는 병자를 데려온 사람들의 믿음을 간파하십니다. 아마도 사람들은 예수님께서 용서에 대해 말씀하실 것이라고는 기대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대신 병자의 치유를 기대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 병자의 병은 더 큰 병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이 중풍병자의 경우, 육신의 병을 통해 죄가 사람들의 마음에 무엇을 만들어냈는지 보여줍니다. 그것은 바로 갑작스럽게 오는 ‘마음의 마비’입니다.” 모란디 대주교는 죄가 일상이 될 때 마음이 굳어지는 것, 교회 교부들이 불렀던 이른바 “마음의 마비(sclerocardia, ‘완고한 마음’)”를 초래할 수 있는 위험을 언급했다. “이는 우리 스스로를 살아있다고 느끼게 하지만 우리의 능력을 마비시키는,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으로만 살게 하는 조건입니다.”

다른 이들을 지적하지 말고, 자기 자신 안으로 들어가기

모란디 대주교는 세상의 마지막 날에 유보된 죄의 용서는 예수님과 함께 있을 때 미리 체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우리 자신의 죄를 인식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하면서, “자신의 죄를 인식하는 사람이 죽은 사람들을 부활시킨 사람보다 더 위대하다”고 말한 (7세기의 교부) 니네베의 이사악을 인용했다. 아울러 우리의 가장 일반적인 태도는 다른 사람들을 지적하고, 그들에게 회심하라고 명령하는 것이라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는 다른 이들의 죄를 알아내는 데 있어 전문가들입니다. 우리는 이 분야에서, 심지어 다른 이들의 죄를 널리 퍼트리는 것에 있어서도, 일종의 명예 박사 학위를 가지고 있습니다.” 모란디 대주교는 우리가 죄를 앞세우지 않으면 하느님께서도 우리에게 죄를 묻지 않으신다고 말하고 있는 시편 50편을 언급하면서, 우리가 우리 자신 안으로 들어가지 못한다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날 죄에 대해 말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면서, 죄로 정의될 수 있는 행동의 특성들을 언급했다. 곧, 죄는 자유의지와 완전한 인지로 이뤄졌을 때 성립된다. 또한 죄는 선의로 행할 수 없다. 

하느님의 자애로운 시선을 잊지 말기

모란디 대주교는 우리가 우리 자신을 죄인으로 인식함과 동시에 용서하시는 하느님의 시선을 인식하는 것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하느님의 시선이 없으면 절망이 닥쳐옵니다.” 이어 베드로를 울게 하고, 그에게 ‘눈물의 선물’을 선사한 베드로를 향한 예수님의 자애로운 시선을 기억하라고 초대했다. 모란디 대주교는 이것이 새로운 삶을 열고 굳어진 우리 마음을 산산이 부서지게 하는 체험이라고 말했다. “(그것은) 하나의 전쟁입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스스로를 죄인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 혹은, 우리가 우리 스스로를 죄인이라고 인정할 때도, 이에 대해 누군가가 그렇지 않다고 여기길 우리가 바라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 누군가 우리를 죄인이라고 생각할 때, 우리는 화를 냅니다. (하지만 우리가 우리 죄를 인식하고 하느님의 자애로운 시선을 인식할 때) 다른 이들을 판단하는 것을 멈추게 됩니다.” 모란디 대주교는 예수님께서 율법 학자들이 싫어할 정도로 “별로 추천하지 않는” 사람들과 가까이 하셨다면서, 율법 학자들이 이에 대해 불평할 때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건강한 이들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으나 병든 이들에게는 필요하다”고 이르셨다고 말했다. “예수님께서 죄인들과 가까이 하시는 것은 그들과 같아지시려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죄 안에서도 하느님의 자비가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모란디 대주교는 예수님께서 그들을 찾으러 가시고, 그들을 (죄악의) 늪에서 끌어내시기 위해 그들과 함께 하신다고 말했다. 끝으로 모란디 대주교는 오직 하느님 아버지만이 용서하실 수 있고, 그 누구도 스스로를 용서할 수 없다며 묵상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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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2월 2021, 1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