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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딕토 16세 전임교황의 친형 게오르그 라칭거 몬시뇰 선종

독일 바이에른 출신의 노쇠한 성직자는 자신이 살아왔던 도시 레겐스부르크에 머물고 있었다. 선종하기 며칠 전에는 동생인 베네딕토 16세 전임교황의 병문안을 받았다. 두 형제는 1951년 6월 29일 같은 날 사제품을 받았다.

VATICAN NEWS / 번역 김호열 신부

베네딕토 16세 전임교황의 친형 게오르그 라칭거(Georg Ratzinger) 몬시뇰이 2020년 7월 1일 선종했다. 향년 96세. 선종 당시 그는 생애 대부분 동안 거주했던 도시 레겐스부르크에 머무르고 있었다. 베네딕토 16세 전임교황은 지난 6월 18일 목요일 건강상태가 좋지 않은 형을 만나기 위해 비행기 여행을 감행한 바 있다. 게오르그 라칭거 몬시뇰의 선종으로 전임교황은 유일하게 생존해 있던 가족을 잃었다. 두 형제는 같은 날 사제품을 받았으나, 한 명은 음악가와 한 유명한 성가대의 지휘자로, 다른 한 명은 신학자, 주교, 추기경, 교황으로 각자의 길을 갔다. 하지만 그들의 유대는 언제나 돈독했다.

게오르그 라칭거 몬시뇰은 1924년 1월 15일 독일 바이에른 주(州) 플레이스키르헨에서 태어났다. 11살 때 벌써 성당에서 오르간을 연주하기 시작했다. 1935년 트라운슈타인 소신학교에 입학했으나, 1942년 나치 국가노동봉사단(RAD)의 일원으로 선발됐으며, 나중에는 나치 독일 국방군(Wehrmacht)에 강제징용돼 이탈리아 전선으로 투입되기도 했다. 1945년 3월 연합군의 포로로 붙잡혔는데, 석방되어 가족에게 돌아갈 때까지 몇 달 동안 나폴리 인근 포로수용소에서 지냈다. 그는 1947년 동생 요셉 라칭거(훗날 베네딕토 16세 교황)와 함께 뮌헨 두칼 게오르기아눔(Ducal Georgianum) 신학교에 입학했다. 이어 1951년 6월 29일 두 형제는 다른 40여 명의 동료들과 함께 미하엘 폰 파울하버(Michael von Faulhaber) 추기경에 의해 프라이징 주교좌성당에서 사제품을 받았다. 그는 트라운슈타인 본당의 성가대 지휘자가 됐다. 그후 1964년부터 1994년까지 30년 동안 레겐스부르크 주교좌성당 성가대인 “대성당의 참새들(Regensburger Domspatzen)”이라 불리는 소년합창단 단장을 역임했다. 그는 소년합창단을 이끌고 세계 여러 나라를 다니며 많은 공연을 했다. 도이치 그라모폰, 아르스 무지치를 비롯한 여러 저명한 레코드 레이블과 함께 바흐, 모차르트, 멘델스존 및 다른 여러 음악가들에 관한 많은 음반 제작을 감독했다.  

베네딕토 16세 전임교황은 카스텔 간돌포 시장이 지난 2008년 8월 22일 게오르그 라칭거 몬시뇰에게 명예 시민권을 수여한 것에 대해 감사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한 바 있다. “태어날 때부터 지금까지 그는 저의 친구였고 믿음직한 안내인이었습니다. 형은 항상 자신의 결정에 대한 명확성과 결단력으로 저에게 목표와 조언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또한 어려운 상황에서도 항상 제가 가야 할 길을 저에게 보여주었습니다.” 

게오르그 라칭거 몬시뇰은 11년 전 한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동생과 저는 복사(服事)였습니다. 둘 다 미사 때 복사를 섰습니다. 일찍부터 저와 제 동생은 우리의 삶이 교회를 위한 봉사의 삶이 될 것이라고 분명히 생각했습니다.” 그는 어린 시절을 다음과 같이 회고하기도 했다. “요셉은 티트모닝에서 훌륭한 뮌헨대교구장 미하엘 폰 파울하버 추기경에게서 견진성사를 받았습니다. 놀라웠던 일은 당시 동생이 추기경이 되고 싶다고 말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며칠 후 집 벽에 그림을 그리던 화가를 보면서 그는 나중에 커서 화가가 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

게오르그 라칭거 몬시뇰은 아버지를 떠올렸다. 아버지는 전쟁의 암흑과 나치즘에 항거했던 경찰관이었다. 이어 형제의 관심사였던 음악 사랑에 대해서도 말했다. “우리 가족은 모두 음악을 좋아했습니다. 아버지는 하프를 가지고 계셨죠. 저녁에 자주 하프를 연주하곤 하셨습니다. 우리는 함께 노래했습니다. 우리에게는 항상 이벤트였죠. 마르크틀암인에는 저를 크게 매료시키는 음악 밴드가 있었습니다. 저는 언제나 음악이 하느님께서 창조한 가장 아름다운 것들 중 하나라고 생각했습니다. 제 동생도 항상 음악을 좋아했습니다. 아마도 저의 영향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게오르그 라칭거 몬시뇰은 숨김이 없었지만, 정치적인 것에 익숙한 사람은 아니었다. 예를 들어 그는 2005년 4월 동생이 교황으로 선출된 사실을 두고 기뻐하지 않았다고 솔직히 말했다. “저는 동생이 교황직에 선출될 것으로 기대하지 않았다고 고백합니다. 저는 약간 실망했습니다. (…) 동생이 (교황으로서의) 과중한 책무로 인해 우리 사이의 관계가 크게 달라질 것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어쨌거나 추기경님들의 인간적인 결정 뒤에는 하느님의 뜻이 있으며, 우리는 이에 대해 ‘네’라고 응답해야 합니다.”

게오르그 라칭거 몬시뇰은 2011년 독일의 한 잡지사와의 인터뷰에서 “동생이 건강 상의 이유로 더 이상 교황 직무를 수행하기 어렵게 된다면, 그는 대담하게 교황직을 사임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베네딕토 16세 전임교황이 고령이라는 이유로 교황직을 사임한다는 역사적인 결정에 대한 소식이 발표되기 몇 달 전부터 가장 먼저 그 소식을 전해들은 사람들 가운데 한 명이었다. 게오르그 라칭거 몬시뇰은 2013년 2월 동생의 교황직 사임 발표 이후 “고령이라는 나이는 동생이 노년기를 더 평온하게 보내길 원한다는 걸 느끼게 했다”고 말했다. 그는 다리와 시력 문제에도 불구하고, 레겐스부르크와 로마를 자주 방문했다. 그는 여러 차례에 걸쳐 전임교황이 머물고 있는 바티칸 내 ‘교회의 어머니’ 수도원에 머물면서, 동생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

그는 ‘바이에른 방송(BR)’의 기자 타실로 포크하이머(Tassilo Forchheimer)의 29분짜리 다큐멘터리에 출연하기도 했다. 다큐멘터리는 2020년 1월 바이에른 주를 권역으로 방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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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7월 2020, 19:43